라이딩 후기

2015 시즌 오픈, 호랑산-영취산 종주 재활라이딩

epician 2015. 3. 12. 08:30

올 겨울은 강추위가 몰아치던 12월 빼곤, 예년보단 자전거를 많이 타긴 했네요. 보통 겨울엔 진득하게 잠수인데 ㅎㅎ

꽃샘추위 막바지에 2015 시즌 오픈을 준비하는 재활라이딩을 성대하게 치뤄보기로 합니다. 코스는 호랑산 넘어서 영취산 봉우재 찍고, 새로 뚫린 임도를 따라 영취산 한바퀴 돌고 다시 복귀.

경로

호랑산은 겨울에 두어번 갔었고, 영취산은 2012년 10월 이후로는 처음인거 같습니다. 등산은 몇 번 했었는데, 잔차질은 2012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문제의 안내도

구글 어스에는 2015년 사진이 없어서 확인이 불가능한데, 이 안내도에는 진례산(영취봉)을 한바퀴 둘러가는 임도가 있는 걸로 나옵니다. 수 년전부터 공사하는 건 알았는데, 위성사진에서 확인이 안되는터라 저 안내도만 믿고 코스를 잡았습니다. But, 저 안내도는 오류투성이 ㅡ.ㅡㅋ

사근치에서 흥국사로 내려가는 임도길이 있는 걸로 나오는데, 저게 임도가 아니고 농로인데 흥국사 부근은 통행이 거의 없는 묵은 길이라 수풀과 잡목으로 길 찾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갔었던 후로 공사를 새로 안했다면, 분명 그럴 것이라 확신 ㅋㅋ 저 같은 경우, 길 찾기에 실패하고 마지막은 물이 마른 계곡을 자전거 들춰메고 내려왔었습니다. 힘들어서 미쳐버리는 줄 ㅡ.ㅡㅋ

Updated

확인해보니 사근치(자내리)에서 흥국사 방향길은 새로 난 것이 맞습니다. 농경지 부근에서 끝나던 농로/임도길이 흥국사까지 확장됐습니다.

봉계1제

들머리는 봉계1제, 여기서 사진 찍어보는 것도 정말 오랜 만이네요. 카메라 가지고 다니는 게 귀찮아지기 시작하면서 장거리 라이딩을 가더라도 그냥 핸드폰 카메라로 떼우고 마는데, 정말 오랜 만에 시즌 오픈 재활라이딩을 기념하려고 카메라를 들고 나왔습니다. ㅎㅎ

호랑산 임도 초입부

햇살은 좋은데, 불어오는 바람은 아직 매서운 겨울입니다. 봄 기운이 아직 느껴지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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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후유증으로 요즘 너무 잘 먹어대고 있는 통에 허벅지 살이 장난 아니네요 ㅡ.ㅡ;; 절대 근육 아님 ㅋㅋ

호랑산 중턱에서 바라본 풍경

호랑산 업힐 끝내고 인증샷

사진 찍느라고 중간에 몇 번 내려서 그런지, 금연 두달여만에 폐활량이 좋아진건지 이날은 유독 숨이 덜 차네요. 여튼, 평상시보다 편한 느낌으로 올라왔습니다.

호랑산 정상부 능선

작년부터 등산을 통 안했습니다. 밤에 호랑산 꼭대기에서 반짝거리는 빨간 불빛이 뭔가 궁금했었는데, 망원으로 당겨보니 산불감시 카메라였네요.

호랑산 정상부

얼음이 남아 있는 계곡

음지쪽 계곡에 아직 남아있는 얼음. 저걸보니 그늘진 산길이 더 춥게 느껴집니다.

호랑산 임도 삼거리

500년만에 카메라 들고 나와서 인증샷 원 없이 찍네요. ㅎㅎ

영취산 임도 들머리 (사근치)

여긴 정말 오랜 만에 와보네요. 경사도가 나름 빡세서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으면 꺼리는 길입니다. 구간 평균경사 15~18%에 순간 경사 20~30%에 육박하는 길이라 페이스 조절 잘못하면 정말 짜증나게 힘들어 질 수 있습니다. 초보시절 멋 모르고 여기 왔다가 자전거 던져버리고 집에 가고 싶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ㅎㅎ

상암 임도 삼거리

상암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합쳐지는 삼거리인데, 여길 지나면 본격적인 오르막 시작. 중간 중간 앞바퀴가 들릴거 같은 경사도;;

진례산(영취봉) 정상부 능선

이 풍경도 오랜 만에 봅니다. 가마봉으로 추정되는 봉우리에 못보던 것이 있어서 망원으로 당겨보니...

데크를 설치해놨습니다. 진달래 피는 시즌이 되면 쓰레기로 넘쳐나겠군요.

진례산(영취봉) 정상

진례산 능선 파노라마 사진

아마도 KMC Z99 체인 ㅋㅋ

지치는 경사도의 오르막을 꾸역 꾸역 오르다 발견한 끊어진 체인 ㅎㅎ 이 산중에서 새 체인을 갈았을리는 없을텐데, 체인이 끊어진 모습이 조금 독특합니다. 마치 새 체인을 컷팅한 듯한. 여하튼, 체인 터지신 분의 심정을 생각하니 지못미 ㅋㅋ

봉우재로 향하는 오르막에서 너무 용을 써서 그런지 설사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나오기 전에 설사를 한번 했던터라 약 먹고 나오면서 괜찮겠지 했습니다만... 안습적 상황이 발생할 분위기!

봉우재에 도착하자마자 하복부에 강한 통증과 함께 괄약근에 경련이 일어날거 같은 상황, 바로 간이화장실로 고고씽 ㅠ.ㅠ
간이 화장실이 절 살렸네요. 절묘한 타이밍에 설사 ㅡ.ㅡㅋ

봉우재에서 GS 칼텍스 방향으로 새로 난 임도

공사 시작할 무렵엔 이 길이 흥국사(예전 삼일중) 방향으로 내려가는 줄 알았는데, 안내도에 따르면 GS 칼텍스 남문쪽으로 가더군요. 결과적으로 기존 임도와 함쳐져서 산 중턱을 한바퀴 도는 코스가 됨.

새 임도에서 내려다본 풍경

새 길에서 보면 여수산단과 흥국사가 내려다 보입니다.

흥국사

슈퍼파월ㅋ 10배 줌이 풍경사진 찍을 때 가끔은 쓸모가 있긴 하네요.

봉우재 올라오는 오르막에서부터 일기예보대로 바람이 심상치 않게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이곳 능선에선 날아갈 듯이 불어댑니다.

낙석주의

거센 바람 탓인지 절개면에서 낙석이 떨어져 화들짝 놀랬습니다.

공사 중인 임도

흙이 유실되는걸 막으려는 것인지 임도 공사를 하면 꼭 자갈을 깔더군요. 자전거타기 정말 안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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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국사 방향의 등산로(꽃무릇길)와 합쳐지는 곳

이 구간 등산로는 타본 적이 없는데, 언제 기회되면 타봐야겠습니다. 꽃무릇길이라는 이름이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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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삼일중학교에서 시작하는 등산로와 합쳐지는 구간.

바로 앞은 여수산단, 건너 섬은 묘도, 섬 뒷편은 광양항. 산 정상에서 보는 것보다 여기서보는 경치가 더 나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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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낌새를 챘던 구간

오르막 길에도 자갈이 깔려 있습니다. 대략 공사가 안끝난 느낌 ㅋㅋ 설마 길이 덜 뚫렸을거라곤 상상도 못하고 바퀴가 헛도는 자갈길을 자전거를 끌고 올라갑니다. 끌바 정말 오랜 만에 해보네요. 쩝..

끌바 계속~~

깔아놓은지 얼마 안된 푹신푹신한 자갈길이라 ㅎㅎ 도저히 자전거 타고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자갈길의 끝

등산로와 만나는 지점에서 길이 끊겨있습니다. 컹;; 이 거리라면 예상했던 거리의 1/3 정도 밖에 안되는거 같은데, 이 만큼 만들어놓은 길을 안내도에 올렸단 말인가요? 헐~~ 길 다 뚫리려면 앞으로 몇 년은 더 걸릴거 같습니다. 허탈하게 왔던 길로 되돌아 나갑니다.

봉우재 인증샷

화장실이 급해서 지나쳤던 봉우재 인증샷 찍고 하산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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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매

내려오는 길에 하늘을 보니 새매 한쌍이 구애비행을 하고 있는게 보입니다. 사진 좀 찍어보려고 했더니 상승기류를 타고 보이지도 않을 만큼 순식간에 올라가버리네요.

산에서 내려와 마을 어귀에 도착하니 바람의 세기가 장난이 아니네요. 게다가 맞바람 ㅋㅋ 바람을 맞고 작은 언덕을 넘는 내내 힘들어서 죽겠다는 생각만 머리 속에 가득;;; 막판 바람 덕에 체력소진은 확실히 했습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