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 후기

2016년 11월 라이딩 결산

epician 2016. 11. 30. 14:38

겨울잠을 앞둔 11월 라이딩 기록이 의외로 훌륭합니다. 누적거리 365KM로 올해 두 번째로 좋은 기록입니다. 누적거리 늘리는데는 역시나 장거리 라이딩만한 게 없네요. ㅎㅎ

I: 11월 3일, 호랑산 - 영취산 종주 29KM

완연한 가을날씨로 접어드니 마지막 장거리 라이딩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일요일 쯤이면 딱 좋겠다 싶어서 몸풀기 목적으로 호랑산-영취산 종주을 시도했습니다.

요 근래, 요리에 재미를 붙여서 이것 저것 만들어 먹다보니 남는 건 살 밖에 없네요. 작년 다이어트 시도 전의 체중으로 복귀 직전입니다. ㅠ.ㅠ 덕분에 오르막에서 힘들어 미치겠더라고요. 햐~ 업힐의 적, 이 쓸모 없는 군살.

GS 칼텍스 근처에선 산허리를 깍아서 무슨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거기 살던 고라니들이 쫓겨났는지, 평소 낮엔 잘 안보이지 않던 고라니를 두 마리나 봤습니다. 놀라서 공사장 그물막 근처를 한참 뛰어다니던데, 꽤 애처롭습니다.

II: 11월 5일, 순천 승주 - 상사호 128KM

2016/11/06 - [라이딩 후기] - 2016년 마지막 장거리 라이딩, 순천시 서면 - 승주읍 128KM

원래 계획은 목요일에 준비운동을 했으니 이틀 쉬면서 회복하고, 일요일에 승주를 다녀올 생각이었습니다. 헌데, 일요일 일기예보가 강풍주의보가 내릴 수준으로 갑자기 바뀌네요. 한번 맘 먹은 일, 안하기도 뭣하고. 하는 수 없이 하루 당겨서 토요일인 5일에 다녀왔습니다. 하루 쉬고 다시 라이딩이라 회복이 덜된 탓에 중반 이후부터는 꽤 힘들었습니다.

체력적인 문제로 멘탈이 흔들리고 있을 무렵, 펑크까지 나니 정말 멘탈이 한방에 와르르 무너집니다. ㅋㅋ

펑크압정 밟아서 펑크

중도포기할 뻔 했으나, 겨우 겨우 살아 돌아왔습니다.

III: 11월 9일, 달천 시계방향 36KM

복귀길에 해가 지고나니 발가락이 시리기 시작합니다. 겨울이 곧 온다는 신호네요. 시즌은 다 끝나가는데, 뒤늦은 장거리 라이딩 한방에 컨디션은 최상. 이 쓸모 없는 극강의 컨디션 ㅠ.ㅠ

달천에 도착해서 한숨 돌리며 쉬고 있는데, 바닷가에서 깔따구(덜 자란 농어)인지 숭어인지, 엄청나게 뛰어오르네요. 아마도 내일 비가 온다는 기상청보다 정확한 예보 ㅎㅎ

IV: 11월 14일, 달천 반시계 방향 35KM

비 온 뒤, 야간라이딩이라 전구간 서행했습니다. 서행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고라니 들이박고 날아갈 뻔 했습니다.

복귀길에 어두운 도로가에서 고라니 한마리에 불쑥 튀어나오더군요. 놀래서 그 녀석 지나가는 걸 바라보고 있는 사이, 정말 코 앞으로 다른 녀석이 또 튀어나옵니다. 순식간에 입에서 5년간 담아두었던, 그러나 정작 고라니는 알아먹지도 못할 쌍욕을 비명처럼, 랩처럼 발사 ㅠ.ㅠ 그 짧은 순간 드는 생각은 "아, 휠 작살났구나 ㅠ.ㅠ" 응??? 헐 ㅋㅋㅋ

다행히 고라니랑 사고는 겨우 면했습니다. 정말 고라니 털상태를 관찰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겨우 비켜 지났네요.

평소 지나다니던 이면도로가 공사로 막혀 있네요. 다행이 여긴 공사기간이 짧군요. 집 근처 큰 도로는 벌써 반년째 공사 중;;;

고라니 때문에 너무 놀래서 기분도 우울한데, 부슬비까지 내리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젖을 정도는 아니었는데, 기온이 순식간에 떨어지더군요. 바람이 너무 차갑습니다.

V: 11월 20일, 순천왜성 71KM

집앞 큰 도로가 갓길을 엎어버리고 인도를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미 반년 쯤 된거 같은데, 엊그제 지나가면서 보니 이제 막 전봇대를 옮기는 공사를 하고 있더군요. 앞으로도 한 1년은 더 할 것 같은 진행속도;;; 덕분에 돌산방향으로 라이딩을 못가는 중입니다. 복귀할 때는 그 도로를 지나와야 하는데, 통행량 많은 도로에 갓길 마저 사라지니 지나다닐 엄두가 안납니다.

화양면을 갈까 하다가 오랜만에 순천왜성 코스를 잡았습니다. 농로가 중간중간 있는 코스인데, 비 온뒤라서 진흙길이 많네요. 덕분에 몹시 서행;; 거의 마실 나온 수준 ㅎㅎ

아~~ 복귀길에 또 펑크가 났습니다. 타이어 마일리지가 다 되가서 그러는지 요사이 펑크도 잘 나는군요.

해룡 근처에서 펑크가 났다는 걸 눈치챘는데, 실펑크면 어찌어찌 그냥 좀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버티고 버티면서 10KM를 더 달렸습니다. 결국, 바람 빠진 타이어가 주저앉기 시작하네요. 마침 적당한 장소가 보이길래 내려서 펑크 수습.

VI: 11월 25일, 달천 반시계 방향 35KM

시즌 다 끝나갈 무렵이 되니 컨디션이 너무 좋네요;;; 어차피 더 추워지면 시즌아웃일텐데,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아쉬워 집니다.

VII: 11월 28일, 달천 반시계 방향 35KM

바람이 제법 불어서 망설이다 나왔는데, 컨디션이 좋으니 몰아치는 맞바람도 견딜만 합니다. 그늘에서 좀 추웠던거 빼곤 나름 괜찮았던 라이딩. 슬슬 동면의 시간이 다가오는데,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아쉽습니다. 이대로 엔진리셋을 당해야 하다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