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최근 시간이 없어서 달천만 뻔질나게 드나들다 간만에 풀코스 돌산일주를 하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주말을 피해 평일 라이딩을 하려고, 주말까지 쳐박혀서 계획한 작업을 열심히 끝내놓고 보니... 허리가 아프네요. 요통 재발 ㅡ.ㅡ;; 쳐박혀서 너무 열심히 일했나봅니다. 덕분에 돌산일주 라이딩은 1주일 연기;; 여기까진 지난 주 스토리.
이번 주
며칠사이, 요통도 사라지고 이번 주엔 꼭 가야지 맘을 먹고 있었는데, 이번엔 황사와 미세먼지가 방해를 합니다. 완전 꼼짝마네요. 덕분에 쳐박혀서 열심히 일만 했더니 작업 진도는 쭈욱쭈욱 나가네요. ㅋㅋ
3일 정도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 주의보가 걷히자마자 벼루었던 돌산 풀코스 일주에 나섰습니다.
늦잠을 자서 시간이 약간 애매합니다. 복귀길 야간 라이딩이 될지도 모르니 라이트도 챙기고, 해 떨어지면 추울 수 있으니 자켓도 챙기고, 준비 단단히 해서 출발~~
초반 컨디션 난조
잠이 부족했는지 초반 컨디션이 너무 안좋습니다. 기운이 너무 안나서 10KM 정도 타고 편의점에서 급하게 콜라 섭취.
아... 이 저렴한 액상과당이 이렇게 고급진 파워를 뽑아내주다니 새삼 놀랍습니다. ㅋㅋㅋㅋ 액상과당에서 뽑아낸 파워를 바탕으로 화태대교까지 경쾌하게 라이딩.
돌탑 #1
공사중인 길 옆으로 누군가 쌓아둔 돌탑. 저걸 어떻게 세웠는지 ㅎㅎ
동백골부터인가, 중간중간 도로 포장을 새로 했더군요. 덕분에 화태대교까지 정말 경쾌하게 라이딩 했습니다.
보시다시피 하늘은 몹시 우중충. 출발할 땐, 햇볕도 간혹 보이고 하더니 돌산에 들어오고 나서는 몹시 흐린 하늘만 계속 봤습니다. 일기예보 상으론 밤 9시 이후에나 비가 온다고 했으니, 기상청 예보가 맞길 바랄 뿐...
화태대교 #1
화태대교 들어가는 진입로에 도착하니 돌풍이 거세게 일어나네요. 딱 비오기 전, 그 분위기 ㅡ.ㅡ;;
화태대교 #2
화태대교 #3
화태대교 #4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어서 화태대교 앞에서 인증샷만 몇 장 찍고 얼른 후퇴했습니다. 여기서부터 걱정했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미 코스의 반 정도는 달린 상태라 철수를 결정하기도 애매하고, 잠깐 고민하다가 계속 진행해 보기로 합니다.
작금항
작금항 지나서 얕은 고갯길을 넘으면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 율림치 오르막 구간이 시작됩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다가올 업힐을 준비하며 달리는데, 비가 조금씩 흩뿌리기 시작합니다.
빗방울
어맛~ 비가 제법 내리네요. 여기서 2차 고민에 빠졌습니다. 계속 가도 되는건가.... 아 깊은 빡침;;
이미 반이나 왔는데 '아몰랑' 걍 더 가보자...
중반, 철수결정
그 결정을 하고 500미터도 못가서 철수 결정 ㅠ.ㅠ 들어갈 수록 비 내리는 게 장난 아닙니다. 어마무시한 경사도의 율림치 다운힐을 비 맞으면서 했다간 곱게 죽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철수를 결정하고, 나오는 길엔 비가 조금 덜 내립니다. 약한 부슬비 정도. 비구름과의 레이스에서 이긴 듯한 느낌 ㅋㅋ
그러나...
흩뿌리던 부슬비가 점점 굵어지더니 헬멧을 타고 주룩주룩 흐르기 시작. 정말 간만에 느껴보는 Deeeeeep 빡침 ㅋㅋ
어쩔 수 없이 비를 피해보려 잠시 정차.
비 맞은 자전거
우중 라이딩은 뒷처리가 짜증나서 절대 안하고 싶은데, 가끔 기상청을 너무 믿은 탓에 계획에 없던 우중 라이딩을 하게 됩니다.
"비가 잠깐 그치려나, 택시를 잡아탈까, 빗물이 질질 흘러서 기사가 싫어하겠지, 돌산만 비가 내리는건가" 온갖 잡념 끝에...
"그래 이미 버린 몸, 걍 고고씽~" 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말아놨던 자켓을 꺼내 입고나니, 비오는데 어찌 갈거냐고 걱정해주는 분도 있고. 비오는 날 대단하다고 응원해주는 분, 혼자 미친놈처럼 열심히 달렸더니 화이팅하라고 응원 날려주는 분들도 계시네요. ㅎㅎ
열심히 달리다보니 중간 중간 비가 안내린 곳도 있더군요. 난 이미 비 쫄딱 맞고 흙탕물 뒤집어 쓴 거지꼴인데, 주변은 비 내린 흔적이 없는 정말 *같은 시츄에이션, 아오 ㅋㅋㅋㅋㅋㅋ 이제 비 안내린다고 좋아해야 하는건지 대략 난감;;;
다행히도(?) 10~20분 정도 비 안내리는 도로를 달리고나니 다시 부슬부슬 반가운(?) 부슬비가 내립니다. 그나마 이상한 모양새에서 벗어나서 정말 다행 ㅠ.ㅠ
귀찮은 뒷정리
비 맞고 체온이 떨어진 탓인지, 복귀길 마지막 오르막 구간에선 왼쪽 허벅지와 종아리에 동시에 쥐가 내릴듯 말듯, 꿈틀꿈틀 위험한 신호가 옵니다. 덕분에 꽤 긴장했으나 오르막길 살살 돌리면서 탈 없이 무사복귀했습니다.
우중 라이딩 흔적 #1
사진으론 잘 담겨지지 않는 우중라이딩의 흔적. 보고 또 봐도 청소할 일 생각하면 난감.
우중 라이딩 흔적 #2
털어내고 닦고 기름칠하고 서너시간 걸렸네요. 비오기 시작하면 현명하게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데, 매번 결과는 이런 꼴 ㅎㅎ
TIP
우중 라이딩을 하고 돌아오면 당일은 피곤하고 귀찮아서 자전거를 그냥 쳐박아두기 쉽습니다. 이렇게 만사가 귀찮더라도, 최소한 헤어드라이어로 체인링, 체인, 카세트 스프라켓 정도는 말려두는 게 좋습니다. 이 부분은 정말 비 맞은 채로 하룻밤만 방치해도 쉽게 녹 올라옵니다.
그리고 물세차나 우중 라이딩할 때, 의외로 뒷처리가 제대로 안되는 부분이 시트 튜브입니다. 예상과 달리 싯포스트 쪽으로 물이 많이 들어갑니다. 싯포스트 뽑아내고 뒤집어서 안에 들어간 빗물은 없는지 꼭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라이딩 경로, 약 7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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