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10분 동안 뭘 한건지 모르겠다"
근래 들어본 앨범 중에 가장 고통스런 앨범이 아닌가 싶다. 2시간 10분이라는 길고 긴 러닝타임의 첫 감상에서 실망만 한가득 느꼈는데, 정확한 리뷰를 위해 다시 2시간 10분 동안 그걸 들어봐야 한다는 생각에 밀려드는 고통스런 망설임. 이게 이 앨범을 대하는 나의 첫 느낌이었다.
CD 2장 분량의 대작 컨셉트 앨범이 나온다는 소식에, 아마 대다수의 팬은 자연스럽게 99년의 명작 "Metropolis, Part 2: Scenes From a Memory"를 기대했으리라. 나 또한 예외 없이 그 앨범에 대한 기억부터 끄집어 냈다. 허나, 앨범 발매 전에 선공개된 "The Gift of Music"을 듣고선 뭔가 이상하다는 촉이 발동되기 시작.
앨범 발매 후, 2시간 10분짜리 앨범을 듣고 또 듣고 내린 결론은 '망작', '폭망' 그것도 역대급으로다가.
좋아하는 앨범이나 싫어하는 앨범은 아마 다들 다르리라. 보통 97년 "Falling into Infitiny" 앨범을 DT의 최악작으로 꼽던데, 나는 그 앨범을 꽤 좋아한다. 또 다른 쪽에선 첫 앨범인 89년 "When Dream and Day United"를 꼽는 사람도 있으나, 나는 그간 2005년 Octavarium을 최악으로 꼽아왔었다. 이런 저런 프로젝트 밴드 활동을 통해 보여줬던 음악을 총망라한 식상한 앨범이라 여태껏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최악작이 다시 갱신되는 불상사는 없었으면 했는데, 안타깝게도 최악의 앨범이라는 타이틀은 "The Astonishing"이 가져가고 말았다.
이 앨범의 전체적인 구성은 진짜 맥아리가 없다. 기승승결, 기기전결 두서없이 뭔가 꼭 하나씩 빠져있다.
20개의 트랙으로 나눠진 첫 번째 CD에서 들을 만한 곡이라곤, 많아야 서너곡 수준, 진짜 폭망이다.
Disc 1
#01 - Descent of the NOMACS, 1:11
#02 - Dystopian Overture, 4:51
#03 - The Gift of Music, 4:00
#04 - The Answer, 1:53
#05 - A Better Life, 4:39
#06 - Lord Nafaryus, 3:28
#07 - A Savior in the Square, 4:14
#08 - When Your Time Has Come, 4:19
#09 - Act of Faythe, 5:01
#10 - Three Days, 3:44
#11 - The Hovering Sojourn, 0:28
#12 - Brother, Can You Hear Me?, 5:11
#13 - A Life Left Behind, 5:49
#14 - Ravenskill, 6:01
#15 - Chosen, 4:32
#16 - A Tempting Offer, 4:20
#17 - Digital Discord, 0:48
#18 - The X Aspect, 4:13
#19 - A New Beginning, 7:41
#20 - The Road to Revolution, 3:35
2번 트랙 "Dystopian Overture", 5번 "Better Life", 16번 "A Tempting Offer" 그리고 인심 팍팍 써서 19번 "A New Beginning" 정도가 첫 번째 CD에서 들을 만한 트랙이다. 첫 번째 CD는 마이너풍의 암울한 느낌으로 채우고 싶었던 모양인데, 결과물은 암울함 보다는 우중충함에 가깝다.
"쓰잘데 없는 부분 다 들어내고 CD 한장으로 구성하는게 훨씬 나았을거 같다"
50분 짜리 두 번째 CD는 그나마 상태가 괜찮다. 그렇다. 누군가는 이 앨범을 CD 한장으로 압축하는 결단을 내렸어야만 했다.
Disc 2
#01 - 2285 Entr'acte, 2:20
#02 - Moment of Betrayal, 6:12
#03 - Heaven's Cove, 4:20
#04 - Begin Again, 3:54
#05 - The Path That Divides, 5:10
#06 - Machine Chatter, 1:03
#07 - The Walking Shadow, 2:58
#08 - My Last Farewell, 3:44
#09 - Losing Faythe, 4:13
#10 - Whispers on the Wind, 1:37
#11 - Hymn of a Thousand Voices, 3:39
#12 - Our New World, 4:12
#13 - Power Down, 1:25
#14 - Astonishing, 5:51
두 번째 디스크에선 2번 트랙 "Moment of Betrayal", 5번 트랙 "The Path That Divides", 12번 트랙 "Our New World" 등이 괜찮은 편.
이 앨범에서 마이크 포트노이의 빈자리는 말 할 것도 없고, 키보드 파트의 케빈 무어가 몹시 생각났다. 케빈 무어가 있을 땐, 아트락 성향의 감수성 깊은 악풍도 꽤 흔했고, 깔끔하게 정돈된 감각적인 연주가 많았다. 이 앨범의 존재감 없는 키보드 파트를 들어보면 정말 그와는 정반대로 가는 느낌.
아마 이 앨범을 너댓번은 풀로 들어본거 같은데, 너댓번 듣는 동안 정말 집중 안되고 지루해서 힘들었다;;;
케빈 무어를 추억하며, 아마 이 앨범에서 필요했던 악풍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은 곡을 슬며시 넣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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