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45

고흥 팔영산 산행 "오해 풀었네"

어쩌다 보니 최근 산행지가 고흥, 광양, 고흥 그리고 다시 고흥이다. 대략 5월 초까지 산불조심기간으로 국립공원 탐방로 상당수가 출입금지된다. 어딜 갈까 찾아보던 중, 고흥 팔영산은 국립공원임에도 통제된 구간이 적다는 걸 알게 됐다. 적대봉의 여흥도 아직 남아있고 해서 팔영산을 다녀오기로 계획을 세웠다. 고백하건대... 집에서 가까운 팔영산을 아직 가본 적 없었다. 고소공포가 있어서 낭떠러지 근처엘 가는 걸 태생적으로 싫어한다. 예전에 팔영산에서 엄습한 고소공포 탓에 오도 가도 못한 사람이 본의 아니게 탐방로를 막아서 낭패를 겪었다는 무용담(?)을 들은 바 있다. 그래서일까, 곱게 죽는 게 목표라... 내 평생 팔영산 갈 일은 없을 줄 알았다. ㅎㅎ 그러나, 적대봉의 그 강렬했던 여운이 팔영산으로 날 이..

산행 2024.03.18

고흥 거금도 적대봉 산행 재도전 "서촌 → 동촌"

지난 거금도 적대봉 산행에서 예상치 못한 악천후를 만나 중간하산을 했었는데, 그 아쉬움을 풀고자 적대봉 두 번째 산행을 다녀왔다. 다행히 이번엔 맑은 날이 도와주어, 경치구경 실컷 하고 왔다. 지난 산행기는 이전 포스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고흥 거금도 적대봉 산행 작년 11월 마지막 산행을 끝으로 긴 휴식기를 가졌다. 겨울이라 야외활동이 줄어들 시기이기도 한데, 요 근래는 일하느라 바빠서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긴 작업도 마무리가 되어가니 마음의 여 epician.tistory.com 코스 지난번엔 동촌마을을 기점으로 삼았는데, 이번에 반대로 동촌마을을 종점으로 삼았다. 같은 길, 두 번 올라가면 재미없으니 이번엔 반대로. 약 14km 거리에 서촌마을 입구 주차장을 기준으로는 약 ..

산행 2024.02.19

광양 백계산 산행 (feat. 옥룡사지 동백숲)

독특한 취향인지 모르겠으나, 오래된 절터나 성터에 늘 호기심이 발동한다. 인근에 오래전 폐사한 옥룡사라는 절터가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한번 가본다고 생각만 하고 말았다. 그러다, 정말 한참 뒤에야 인근의 백계산 등산과 함께 엮어서 다녀왔다. 코스 옥룡사지 동백림 주차장(전남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 423-2)에서 출발하여 옥룡사지, 백계산 정상을 거쳐 마을 안길을 따라 운암사 옆으로 하산하였다. 약 7.5km에 2시간 50분 소요. 3시간 30분 정도 예상했었는데, 산행 난이도가 낮아서 꽤 빨리 끝났다. 올라가는 길이나 내려오는 길 모두 대체적으로 아주 완만하다. 출발 옥룡사지 바로 아래에 있는 무료주차장에서 출발했다. 동백꽃 필 무렵만 아니라면 아주 한산하지 않을까 싶다. 주차장 건너편은 뭔가 짓느라고..

산행 2024.01.29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고흥 거금도 적대봉 산행

작년 11월 마지막 산행을 끝으로 긴 휴식기를 가졌다. 겨울이라 야외활동이 줄어들 시기이기도 한데, 요 근래는 일하느라 바빠서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긴 작업도 마무리가 되어가니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긴 덕에 갑자기 꽂힌 거금도 적대봉을 다녀왔다. 계획은 그럴싸했다 요즘은 일하느라 늦게 자는 게 생활이 된 터라, 아침 일찍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다. 평소 3시쯤 자는데, 산행 전날은 1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습관이라는 게 어찌나 무서운 놈인지, 기어이 3시까지 뒤척이다 잠들게 만든다. 알람을 맞춰둔 7시 무렵에 깨어, 비몽사몽 간 고민에 빠졌다. 너무 피곤한데 가야 하나..., 무거운 눈을 겨우 떠 일기예보를 보니 11시 무렵에 비가 조금 내린단다. 고민의 결론은 항상 비슷한데, 왜 이러나 모르겠다..

산행 2024.01.23

가야산 국립공원 남산제일봉 + 소리길 산행

어딜 갈까 하다가 아직은 낮기온이 30도를 넘는터라, 그나마 한낮기온이 좀 낮은 곳을 물색했다. 그러다, 가야산 옆의 남산제일봉이 눈에 들어왔다. 가야산 국립공원으로 묶여 있는 곳이고, 지금은 매화산 남산제일봉으로 불리지만, 한때 천불산(千佛山)이라 불렸단다. 경로 대략 6시간 30분에서 7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일정을 느긋하게 잡았다. 너무 느긋하게 일정을 잡은 탓인지 ㅎㅎ 출발지이자 도착지로 정한 황산주차장(경남 합천군 가야면 황산리 504-9)에 도착하니 빈자리가 하나도 없다. 킁... 어쩔 수 없이 마을 쪽으로 조금 들어가서 한적한 도로 한편에 주차하고 출발했다. 산행경로는 황산주차장을 기점으로 청량사를 거쳐서 남산제일봉에 오른 후, 해인사 방향으로 하산하는 14km 거리에, 청량사를 구경하는 시간..

산행 2023.09.12

들꽃 가득한 8월의 지리산, 연하선경 산행

장마에 발목 잡혀 계획했던 속리산 산행이 무산된 이후, 다들 그러하겠지만 한동안 바깥 활동을 못하고 지냈다. 숙제처럼 밀려 있는 여러 계획들 가운데, 시기적으로 고지대로 올라가는 게 더위 피하기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리산 연하선경을 보러 가기로 생각을 굳혔다. 모처럼 새벽에 일어나려니 그것 또한 큰 도전이다. 5시에 겨우 일어나 대충 씻고 집을 나섰다. 산행경로 백무동 주차장을 기점으로 해서 참샘, 장터목, 연하봉, 세석 대피소를 거쳐 한신계곡 방향으로 하산하는 19.5km의 긴 코스다. 한 동안 쉬었던 탓에 꽤 무리가 되는 거리라 출발 전에 조금 망설이긴 했다. 산행시작 남원 인월면의 어느 식당에서 아침밥을 먹는데, TV 지역뉴스 일기예보에서 이 지역에 오늘 비가 내린단다. 어제 확인한..

산행 2023.08.21

장성 백암산 산행 "능선길 좋아하시나요?"

사소한 부상으로 한 동안 등산을 못했다. 지난달 중순 경, 속리산을 가려고 계획했다가 준비운동 겸 순천 금전산으로 가볍게 나섰었다. 금전산에서 내려오던 길에 미끄러져 무릎을 살짝 다쳤다. 스텝이 꼬이면서 요상한 자세로 미끄러졌더니, 인대에 무리가 왔나 보다. 하여, 요 근래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릎은 안녕하신가 점검하는 일이었다. 앉았다 일어설 때 통증은 없는지, 체중을 실어 비틀면 통증은 없는지 매일 아침 그것부터 확인하는 게 일상이었다. 넉넉히 20여일 운동을 안 하고 쉬었더니, 무릎도 나은 듯하고 속리산행 날짜만 잡으면 되는 순간이었는데... 갑작스러운 스케줄 요 근래 광주 동생집에 갈 일이 잦았다. 이번엔 갔다가 그냥 오기 뭣해서 등산이나 하고 올까 싶어 근처에서 못 가본 산을 ..

산행 2023.06.05

"거친 맛" 가야산 국립공원 산행 (합천/성주) 2/2

이전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거친 맛" 가야산 국립공원 (합천/성주) 1/2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 가운데 하나였는데, 엊그제서야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 이름값 충분히 한다 이 땅의 고대국가인 '가야'를 대표하는 산이라 '가야의 산', 가야산이라 부르나 보다. epician.tistory.com 서성재 상아덤을 거쳐서 내려오면 용기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서성재에 도착한다. 여기서 점심을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날 산행 중에 등산객을 열댓 명 정도 보았는데, 내가 올라왔던 만물상 방향으로 오르고 있던 분들은 딱 두 분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용기골 방향이나 해인사 방향에서 올라와서 만물상 방향으로 내려가는 분들이었다. 어찌 보면 너무나 합리적인 산행경로 아닌가 싶다. ㅎㅎ 저 안내판을 보고..

산행 2023.04.02

"거친 맛" 가야산 국립공원 산행 (합천/성주) 1/2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 가운데 하나였는데, 엊그제서야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 이름값 충분히 한다 이 땅의 고대국가인 '가야'를 대표하는 산이라 '가야의 산', 가야산이라 부르나 보다. 가히 그 산세는 한 나라를 대표하기에 충분할 만큼 웅장했다. 먼저 소감부터 정리해 보자. 너무 힘든 코스 탓에 다시는 안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산행 며칠 뒤 차분히 정리해 보면 거친 산이 주는 그 매력을 거부하기 어렵다. 역설적이게도 힘들어서 매력적이다. 백운동 주차장(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1805)을 출발하여 만물상을 거쳐 서성재, 칠불봉, 상왕봉을 찍고 용기골(계곡) 방향으로 하산하는 10km 코스로 약 7시간 소요됐다. 만물상 방향으로 오르는 코스는 국립공원 코스안내도에 난이도 '상'으로 ..

산행 2023.04.02

남해 금산 산행 "국립공원은 실패없다!" 2/2

이전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https://epician.tistory.com/359 남해 금산 "국립공원은 실패없다!" 1/2 긴 겨울잠 2022년 11월 '남해 응봉산'을 끝으로 한 동안 등산은 커녕 동네 산책도 제대로 못하고 지냈다. 사정이 생겨 타던 자동차를 바꿔야 했는데, 손해를 조금이라도 덜 보려니 모든 것을 내 손 epician.tistory.com 상사바위 부소암을 지나면 곧 헬기장이 나타나는데, 여기 세워진 이정표를 보고 상사바위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여기에 들어서니 유난히 따뜻하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봄이 왔다는 생각이 든다. 바위 위에 얹혀 자라던 나무인지 뿌리가 옆으로만 어지럽게 뻗쳤다. 저 어지러운 모습을 보니 사소한 나무 한 그루가 어느 것에겐 커다란 우주가 아니었을까..

산행 2023.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