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하드웨어

D-Link DIR-842 공유기 사용기

epician 2016. 9. 28. 16:08

0. 시작 전, IPTIME 까기

이 회사의 아주 옛날 제품말고, 근래의 유무선 복합 공유기부터는 정말 내구성 엉망입니다. 어찌된 게 오래되서 바꾼 제품은 하나도 없고, 죄다 고장나서 교체한 기억 밖에 없네요. 2~3년이면 약속이라도 한 듯이 꼬박꼬박 고장나는 기술력이 참 놀라울 따름입니다.

사무실의 IPTIME 공유기는 LAN포트가 맛이 가더니, 집에서 쓰던 IPTIME 공유기는 충전용으로 가끔 사용하던 USB 포트(간이 NAS)가 먼저 맛이 가고, 며칠 사이에 오락가락 됐다 안됐다 하더니 결국 맛이 가네요.

다시는 저 회사 제품 안쓰고 싶다는 바램에 대체품을 물색하던 중, 최종적으로 고른 게 D-Link DIR-842네요.

1. 외관 / 사양

박스박스

DIR-850과 마지막까지 저울질하다 골랐습니다. 일단 850의 쓰레기통 같은 외형이 부담스럽고, 842가 최근 모델이라 낙점. DIR-842의 첫 인상은 메인보드 박스에 버금가는 거대한 박스에 놀랐습니다.

사양사양

WAN/LAN 1Gbps 지원하고 유선 LAN은 4포트, 무선랜은 802.11ac 5Ghz 까지 지원합니다. CPU는 리얼텍 RTL8197DN이고, RAM은 DDR2 64MB입니다. 하드웨어 스케일은 딱 가정용입니다.

1200Mbps 어쩌고 하는 건, 뻔뻔하기 그지 없는 뻥입니다. 무선 5Ghz 대역에서 최대 867Mbps가 나오고 2.4Ghz 대역에서 최대 300Mbps가 나오니까, 둘이 합쳐서 1200Mbps라는 괴변 ㅎㅎㅎ 기술적으로 5Ghz, 2.4Ghz가 본딩이 되는 것도 아니고, 서로 완전히 독립된 연결인데 어떻게 저 두 숫자를 더할 수가 있는건지 ㅉㅉ

내부 #1내부 #1

거대한 박스를 열어보면 간단한 설명서와 WI-FI SSID와 비밀번호가 적힌 명함크기의 카드가 들어 있습니다.

와이파이 연결 카드와이파이 연결 카드

IPTIME 공유기는 초기 SSID는 'iptime'으로 고정이고, 비밀번호는 아예 안걸려 있는데, D-Link는 초기 SSID와 비밀번호가 모두 다르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저 연결 카드에 해당 내용이 기입되어 있고요. 물론, 바꿔서 사용할 것이라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만, 네트워크 설정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에겐 굉장히 유용해 보입니다.

내부 #2내부 #2

박스가 저렇게 거대했던 이유가 바로 안테나, 분리가 안되는 일체형 안테나입니다. 평범한 5dBi 규격으로 5Ghz 안테나가 2개, 2.4Ghz 안테나가 2개입니다.

제품 겉면의 비닐포장에도 WIFI SSID와 비밀번호가 담긴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버리지말고 떼어내서 제품 바닥에 붙여놓으세요. 그래야 나중에 공유기를 초기화 했을 때, 쉽게 비밀번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설치설치

조금 안타까운 게, 수직으로 세워서 사용할 수 없네요. 제품 바닥면에 나사를 통해 걸 수 있는 구멍이 있긴 하나, IPTIME 제품처럼 스탠드를 사용해서 수직으로 세울 수 없습니다.

LEDLED

제품 광고 이미지에는 LED 인디케이터 아래의 아이콘이 흰색이었는데, 실제 구입한 제품은 색깔 없는 음각 형태입니다. 멀리서 보면 뭔지 하나도 모르겠고요. 가까이서 보더라도 무슨 아이콘인지 한참 들여다 봐야 구분이 됩니다. LED 밝기는 딱 괜찮네요. 어느 멍청한 제품처럼 야간에 무드등으로 변신하진 않습니다.

2. 설정

설정 #1설정 #1

설정하는 방법은 여느 공유기와 비슷합니다. 가장 많이 쓰는 IPTIME과 비교하면, 메뉴 정리나 접속방법은 D-Link쪽이 더 깔끔하네요. 다만, 로그인할 할 때 입력하는 Captcha 코드(그림문자)가 너무 엉망이라 잘못 입력하기 일쑤 ㅠ.ㅠ

설정 #2설정 #2

기능적인 면에서도 있을 건 다 있고, 될 건 다 되네요. QOS, DDNS, WOL, 포트 포워드, 슈퍼 DMZ (IPTIME의 Twin IP 기능) 등등 다 됩니다. 포트 포워드 기능이 다소 생소한데, IPTIME과 다르게 '가상 서버', '포트 포워딩' 두 기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외부-내부 포트가 동일한 경우엔, '포트 포워딩'을 설정하고, 서로 다른 경우엔 '가상 서버'를 설정해야 하네요.

예전 모델인거 같은데, 어느 사용기를 보니까 WOL 안된다고 해서 구입전에 꽤 고민했는데, 설정하고 테스트해보니 다행히 잘 되네요. 다만, DDNS 설정이 잘 안되서 삽질을 조금 했습니다. DDNS 비밀번호를 특수문자를 섞어서 복잡하게 설정하면 인증오류가 나버리더군요. 이거 때문에 한참 삽질;;;

3. 성능

외부와 연결되는 인터넷 속도가 100Mbps 인지라 1Gbps 테스트는 여건 상 불가능합니다. 다만, 체감하는 속도는 이전에 쓰는 공유기(IPTIME N904NS)보다 월등히 좋네요. 웹 브라우저를 통해 느끼는 반응시간이 훨씬 짧아졌습니다. 이 공유기를 쓰다보니 예전 그 녀석이 한 템포씩 반응이 느렸다는 사실을 알겠습니다. ㅎㅎ

유선랜은 몹시 만족인데, 무선랜은 다소 불만이 있습니다. 예전에 쓰던 IPTIME N904NS와 비교하면 무선출력이 5~10% 정도 낮습니다. 속도 면에서 큰 차이를 느낄 정도는 아니나, 신호 전달 거리라든지 수신감도는 확실히 떨어지네요.

무선 신호세기 #1무선 신호세기 #1

방 하나 건너서 측정해보면 -5dBm 정도 차이가 납니다. 채널 4번의 Chaos가 D-Link DIR-842이고, 채널 10번의 Chaos1이 IPTIME N904NS 입니다. 신호세기가 대략 5~10% 정도의 꾸준한 차이를 보입니다.

무선 신호세기 #2무선 신호세기 #2

심지어 공유기 바로 앞에서 측정해봐도 5~10% 정도 꾸준히 떨어집니다.

4. 기술지원

D-Link는 대만계 회사인데,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유통합니다. 국내 유통은 '디링크 코리아'에서 담당하네요.

앞서 언급했듯이, 처음 제품 설정할 때, DDNS 설정이 제대로 안되서 국내유통사인 '디링크 코리아'에 문의했습니다.

돌아오는 답변은 자기들은 잘 된다고 스크린샷 한장 떠서 보여주더군요. 하하하하하.
너무 초딩적인 태도가 아닌가 싶네요. 저도 가끔 기술지원 업무를 하는데, 제 환경에서 문제 재현이 안되면, 더 테스트/파악해보고 알려드리겠다고 답변하는 게 보통입니다.

최소한 비밀번호는 맞게 넣으셨냐고 물어나 봐야 하는데, 잘 돌아가는 스크린샷 한장 떠서 보여주는 센스는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여튼, 직접 경험한 첫인상으론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응대할 수 있는 회사는 아닌거 같습니다.

5. 기타

사용한지 한달 밖에 안된 탓에 내구성에 대한 판단은 아직은 불가.

이런 저런 소감을 종합해 보면, 공유기 자체는 무선랜 신호가 조금 약한 거 말곤 만족스럽네요. 유통사 기술지원은 기대 이하.

무선랜 출력이 약해서 해외발 펌웨어를 올려볼까 했는데, 국가코드가 다르다고 올라가질 않더군요. 몇 시간 삽질하다 포기 했는데, 나중에 잉여력이 응축되면 다시 한번 손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