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 후기

돌산 일주

epician 2015. 9. 18. 11:58

기억력의 착오

돌산일주를 몇 번 했었다고 생각했는데, GPS 기록을 찾아보니 돌산 풀코스 도로일주는 딱 한번 밖에 없네요. 2009년 9월 20일, 정말 까마득한 옛날이네요. ㅎㅎ 그때는 MTB를 타고 반시계방향인 '금천 -> 군내 -> 성두 -> 율림치 -> 죽포' 방향으로 돌았었습니다.

도로 풀코스 일주는 2009년에 딱 한번 뿐이었고 나머지는 임도를 끼고 한바퀴 돌았거나, 도로 하프코스.

어딜갈까 고민하다가 응축된 잉여력을 풀어보려고, 시계방향인 '둔전 -> 죽포 -> 율림치 -> 성두' 방향으로 코스를 잡았습니다.

경로경로 약 73KM

전체 코스는 약 73KM 정도인데, 초반 6KM 정도를 깜박하고 GPS 기록을 저장하지 못했습니다. 아, 나이 탓인가 요즘 왜 이렇게 깜박깜박하는지 ㅡ.ㅡ;;

일기예보를 보니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해서 갈까 말까 망설이다 출발했습니다. 예보대로 바람이 많이 불긴 하네요. 집에서 나오면 바로 긴 내리막을 타야 하는데, 이 도로에서 평소 열심히 비비면 61~62KM/h 정도 나옵니다. 이 날은 6~9m/s 급의 바람이 덥쳐주니 66~67KM/h까지 찍히는군요;;;

출발하고 5분만에 바람 불어대는 것도 심상치 않고, 컨디션도 별로라서 코스를 줄일까 바꿀까 2차 고민에 빠졌다가 '아몰랑'의 자세로 강행.

돌산으로 들어가는 중엔 거의 북동풍의 옆바람을 많이 받아서 뭐 그닥 바람이 밀어준다는 느낌도 없고, 나올 때는 맞바람이라 한계치까지 왔다갔다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ㅎㅎ

평일이 진리

주말이면 좁은 편도 1차선 도로에 헬게이트가 열리는데, 관광객이 없는 평일은 예상대로 한산합니다. 나올 때, 동백골 부근에서 교통량이 조금 늘어나긴 하는데, 거의 전구간 스트레스 없이 달렸습니다.

작곡재작곡재

작곡재에서 내려다보니 멀리 방죽포 해수욕장 앞바다가 보입니다.

율림치

율림삼거리율림삼거리

들어오는 내내 컨디션이 안좋아서 페이스 조절하며 살살 달리긴 했는데, 그래도 평소보다 힘들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율림삼거리에 도착하여 체력회복을 기원하며 10분 휴식 ㅡ.ㅡ;

율림치율림치 업힐 시작

초반 경사도는 그렇게 심하지 않는데, 헤어핀 구간부터 경사도 무지막지 합니다. 컨디션 난조로 2번이나 내렸네요. 기어비 널널한 MTB가 그리워지는 오르막길 ㅡ.ㅡ;;

거친 경사도에 좌절하며 용을 쓰다 올라오니 율림치 정상 정자엔 환경미화원 아저씨들이 자리깔고 낮잠 주무시고 계시네요. 방해될까봐 바로 다운힐 시작.

성두마을돌산읍 성두리

성두마을돌산읍 성두리

전날 비가 조금 내려서 시계가 정말 좋습니다. 파란 하늘 밑으로 안도, 금오도까지 한눈에 들어오네요. 왼쪽 맨끝에 희미하게 보이는 섬은 아마 '작도'.

율림치율림치 내리막

율림치는 올라오는 길이나 내려가는 길이나 경사도가 후덜덜합니다. 허접한 로드사이클의 브레이크로는 제동이 제대로 안될 지경. 내려오는 내내 브레이크를 열심히 잡았더니 손아귀가 아파옵니다.

복귀길

성두교회성두교회

율림치 내려와서 성두를 빠져나가는 길도 오르막이 꽤 있습니다. 흐려진 기억력 탓에 이 구간의 오르막은 예상치 못해서 잠시 멘붕 ㅎㅎ

끝등전망대끝등전망대

성두에서 나오는 길에 끝등전망대라는 정자에서 잠깐 휴식했습니다. 위태 위태하던 체력이 여기서부터 한계치까지 갔다는 느낌이 오기 시작합니다. 컨디션 난조로 살은 확실히 빠질거 같네요 ㅜ.ㅜ

화태대교화태대교

공사중인 화태도 다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상판 연결은 끝났는데, 진입도로 공사는 마무리가 안됐더군요. 올 연말 개통예정이라고 합니다.

나오는 길엔 맞바람에 시달려서 체력적 한계치에 완전 근접했습니다. 왼쪽 무릎도 조금 아프고 오른쪽 종아리엔 쥐가 내릴거 같은 신호가 조금 오기도 합니다. 살아돌아가자는 심정으로 버티기 모드로 살살 주행.

돌아와서 너무 피곤한 나머지 샤워만 하고 바로 잠들었는데, 굶고자서 그런지 새벽에 오른쪽 종아리에 쥐가 내렸습니다. 잘 자던 중에 이 무슨 봉변인지 ㅎㅎ 아침에 일어나서 체중계에 올라가보니 73.8Kg ㅋㅋㅋㅋㅋㅋ 물론 이건 수분이 빠져버린 체중이라 하루 이틀이면 원래 체중으로 복귀됩니다. 그래도, 거의 반년만에 체중계의 뒷자리 3을 보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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