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 후기

2016년 마지막 장거리 라이딩, 순천시 서면 - 승주읍 128KM

epician 2016. 11. 6. 19:53

아마도 올해 마지막 장거리 라이딩이 아닌가 싶네요.

쌀쌀한 가을 날씨가 제법 깊어지니, 문득 장거리 라이딩을 할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몸상태가 장거리 라이딩을 감행할 수준까지는 아니었는데, 타다보면 어떻게 되겠지 싶어서 준비운동 1회하고 장거리 라이딩에 무작정 나섰습니다.

장거리 라이딩 전, 준비운동 목적으로 호랑산 - 영취산 30KM 정도 되는 코스를 탔습니다. 체중이 제법 늘어서 오르막 구간에선 딱 죽겠더군요. 너무 오랜만에 MTB를 타는터라 안장통도 생기고;; 일단, 목요일에 준비운동을 했으니 이틀 쉬면서 회복하고, 일요일에 장거리 라이딩을 가면 딱이겠구나 싶었습니다.

헌데, 일요일 일기예보가 너무 암울하게 바뀌었네요.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하네요. 그냥 포기하고 말기엔 너무 아쉽고, 어쩔 수 없이 하루 당겨서 토요일에 장거리 라이딩 감행하기로 합니다. 라이딩 코스는 작년에 갔었던 '상사호 -> 승주' 코스를 반대방향으로 돌았습니다.

2015/10/10 - [라이딩 후기] - 다이어트 특집, 상사호 - 승주 125KM 라이딩

라이딩 경로라이딩 경로

라이딩 경로는 여수시 소라면 ▶ 순천시 해룡면 ▶ 동천 자전거도로 ▶ 순천시 서면 ▶ 순천시 승주읍 ▶ 상사호 ▶ 순천시 해룡면 ▶ 여수시 소라면 순.

코스 중간에 평균 경사도 약 4%, 구간거리 3.4KM 정도의 수리치재(순천시 서면 -> 승주읍 사이)가 있습니다. 수리치재는 서면 방향에서 올라가본 적은 없어서 마음의 준비를 약간 했습니다 ㅎㅎ

순천만 정원 부근순천만 정원 부근

워낙 자주 다니던, 자주 보던 풍경이라 이 사진이 라이딩 시작 후 2시간만에 처음 찍은 사진이네요.

순천만 정원 부근순천만 정원 부근

여기까진 페이스 조절을 잘해서 컨디션이 괜찮았는데, 서면에 도착할 때 즈음, 이틀 전 거창했던 준비운동의 여파가 나타나고 맙니다. 뻐근하게 올라오는 근육피로가 장난 아니네요. 서면 근처에 도착하니 배도 고프고, 다리도 피곤하고 편의점에 들러서 샌드위치로 요기하고 잠시 휴식.

편의점에 들렀다가 서천 부근에서 잠깐 쉬는 동안 찍은 동영상입니다. 오리들이 노니는 한가로운 풍경인데, 고속도로 진입로 근처라 자동차 소음이 꽤 거슬려서 오래 못있겠더군요.

지도 크게 보기
2016.11.6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올라가기 전엔 꽤 긴장했던 '수리치재'는 막상 가보니, 동네에 있는 흔한 오르막 정도네요. 초행길이라 페이스 조절이 안되서 그렇지, 죽을 듯이 힘든 구간은 아니라 다행입니다. ㅎㅎ

애초 계획은 코스의 중간(60KM)쯤 되는 승주읍에서 점심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샌드위치를 먹어서 그런지 어중간하다는 느낌이네요. 그래서, 점심/휴식은 80KM 지점인 상사면사무소 근처에서 먹기로 합니다. 후에 알았지만, 이게 너무 멍청한 생각이었습니다.

반대로 올라오는 것 보다야 훨씬 낫긴 하지만, 상사호를 빠져나가는 도로의 오르락/내리락은 여전히 적응이 안됩니다. 이 구간에서 체력에 심각한 문제 발생. 다리도 너무 피로하고, 기운도 안나는데 맞바람까지 불어대고 햐..

펑크펑크

안그래도 멘탈이 털리고 있을 무렵, 압정이 박혀서 펑크가 났습니다. 멘탈이 가루가 되는 순간...
급격한 체력저하로 멘탈이 탈탈 털리고 있을 무렵이라, 펑크까지 겹치니 정말 어떻게 해야 깔끔하게 철수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복귀는 기차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스치자마자 암처럼 퍼지는 코스단축 복귀계획 ㅋㅋ

일단, 펑크 수습부터하고 밥먹으면서 점프 계획을 짜보기로 합니다.

방전이 너무 심하게 된 탓인지, 밥도 잘 안넘어갑니다. 꾸역꾸역 먹다가 조금 남겼네요.
밥 먹는 중간 중간 핸드폰 꺼내놓고 기차시간을 확인해보니 탈만한 무궁화호 기차는 6시 무렵에나 있네요. 헐....
6시면 그냥 자전거 타고 가도 그 시간쯤이면 집에 도착할 것 같은데 ㅋㅋㅋ

에이~ 기차시간도 안맞고, 코스단축 없이 그냥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밥 먹고나서 벤치에 앉아 잠깐 쉬고 있는데, 햇살이 좋으니 날벌레들이 엄청 날아다니더군요. 날벌레들이 날아다니며 햇볕에 반짝반짝 비추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동영상을 남겼는데, 안타깝게도 제대로 찍히질 않았네요.

점심 먹은 후, 20KM 정도는 그럭저럭 탈만했는데, 여수 근처에 도착할 때 쯤인 누적거리 100KM 지점 부근부터 다시 급격한 피로가 몰려옵니다. ㅠ.ㅠ 정말 한계치 근처에서 왔다갔다~

달천 지날 때 즈음 석양이 내리고, 죽림삼거리 부근에 도착하니 완전히 어두워지네요.
아침에 출발하면서 계획했던 시간보다 30분 정도 늦어진터라, 라이트를 챙길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라이트 안챙겼으면 정말 큰일 날 뻔 했네요.

문제는.. ㅎㅎ 하루 종일 달고 다닌 라이트가 해지고나서 막상 켜고나니, 자잘한 노면충격에 꺼져버리네요;; 오늘 뭐 하나 제대로 풀리는 일이 없구나 싶은 생각 스칩니다. 오래 쓴 라이트라 고장나도 이상할 게 전혀 없는데, 왜 하필이면 지금 ㅠ.ㅠ

뭔가 안풀리는 날, 마무리까지 이렇게 엉망이 되는건가 싶었는데, 한참 가다가 다시 라이트를 켜보니 다행히 켜지네요. 아마 스위치 접촉불량인가 봅니다.

하루 종일 잔뜩 꼬이긴 했지만, 별 탈 없이 돌아와서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생각해야 속이라도 편하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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