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바람 많이 불고 추운 겨울엔 MTB를 자주 탈 수 밖에 없는데, 올 겨울엔 날씨가 따뜻해서 겨울 내내 MTB를 한번도 안탔습니다. 작년 11월에 장거리 라이딩 전에 준비운동 삼아 탔던 게 마지막이었네요.
썩지 않고 잘 계시는지 상태 점검 한번하고, 체인 기름칠도 좀 해주고, 몇달 전에 사두고 한번 안쓴 라이트도 점검할 겸, 뒷산 한바퀴하고 왔습니다.
라이딩 경로
봉계1제를 들머리로 해서 호랑산을 넘어 중흥저수지, 여수산단, 여수공항, 덕양을 거쳐서 돌아오는 35KM 코스.
한적한 농로길에서 달리기 좋은 코스라 가끔 한번씩 갑니다.
호랑산 임도
정말 오랜만에 다시 오니 이 길이 다 반갑게 느껴집니다.
한참을 달리다가 괴기스러운 발자국을 발견하고 깜놀 ㅠ.ㅠ
뭔지 모를 발자국.
정말 보자마자 섬뜩했습니다. 동물의 왕국 열혈팬으로써 어지간한 동물 발자국은 대강이라도 분간하는데, 이 발자국은 뭔지 모르겠습니다. 크기도 주먹만한 게 정말 낯설게 느껴지더라고요. 멸종됐다는 호랑인가 표범인가, 고양이과 동물이라고 하기엔 발바닥 패드 모양이 이상하고. 이거 뭐지 ㅠ.ㅠ
180도를 틀어서 본 의문의 발자국
180도를 돌려서 본 후에야 무슨 발자국인지 알았습니다. 허망하게도 겹쳐 찍힌 개 발자국이네요. ㅋㅋㅋ
발자국 2개가 겹쳐 찍힐 정도면 뭘 잡으려고 전력질주했나 봅니다. 개 발자국은 발톱이 찍히는 특징이 있어서 쉽게 분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양이과 동물은 걸을 때 발톱이 찍히지 않고요.
하여튼 덕분에 잠깐 섬뜩했습니다. 물론 태어나서 이렇게 큰 개발국도 처음보는 거 같아요. 2개 합쳐서 주먹만한 크기이니 아무래도 완전 대형견인 듯.
간만에 산 너머로 곱게 해가 지는 모습을 보네요.
산악구간 끝내고 도로에 내려오니 막 해가 지려고 합니다. 조금 더 달리다 공단 부둣가에서 본 석양.
굳게 닫힌 철문
아놔... 오랜 만에 왔더니 여기 제방길을 막아놨네요. 순간 당황;;; 완전 당황;;;;
여기를 못지나면 자동차 쌩쌩 달리는 산업도로를 거쳐서 나와야 하는데, 정말 개난감한 상황. 안잠겼으면 조용히 들어갔다가 원래대로 닫아놓고 지나갈까 싶어 자세히 보니 자물쇠까지 채워놨습니다.
오솔길 발견
닫힌 철문 근처에서 빈틈을 찾다가 오솔길을 발견했습니다.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인가, 짐승이 지나다니는 길인가 싶어서 조심스럽게 안쪽으로 들어가봤습니다. 다행히 닫혀있던 철문을 피해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맞네요. 근처 쓰레기로 보아 사람이 지나다닌 길이 확실. ㅎㅎ
하마터면 눈물을 흘리며 산업도로를 달릴 뻔 했는데, 그 지경까진 안가서 정말 다행.
복귀길엔 간만에 깜깜한 농로길을 신나게 달렸습니다. 기껏해야 30KM/h 밖에 안되는 속도인데, 깜깜한 농로길에서 느끼는 속도감 그 자체가 너무 좋아요. 뭔가 쓔웅~ 빨려들어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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