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하드웨어

삼성 포터블 SSD T5 사용기

epician 2017. 9. 20. 15:59

I. 외관

SSD가 그려진 박스리테일 박스

박스를 열어보면 본체, 간략한 설명서, USB 케이블 2개로 구성되어 있다.

파란색의 포터블 SSD T5 본체본체

알루미늄 재질의 하우징으로 만듦새는 꽤 괜찮다. 250, 500GB의 하위 모델은 진청색이고, 1TB, 2TB의 상위 모델은 검정색을 사용한다.

박스를 열어 구성품을 열거한 모습구성품

본체의 USB 포트가 C 타입인 탓에 USB 케이블이 C to C와 C to A 두 가지가 제공된다.

하단의 USB C 타입 포트USB 포트 (C 타입)

이런 구성보다는 C to C 케이블을 기본으로 하고 PC용 C to A 젠더와 스마트폰용 C to Micro B 젠더 2가지로 구성됐으면 어땠을까 싶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사용가능한 제품인데도, 기본 구성된 케이블로는 마이크로 B 커넥터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바로 연결할 수 없다.

두 가지의 USB 케이블USB 케이블 2종

크기는 2.5인치 외장 HDD 정도를 상상하는 사람이 많을텐데, 그 보다 훨씬 작다. 명함보다도 작은 크기.

명함과 크기를 비교한 모습명함보다 작은 크기

명함과 비교하면 상하는 약간 크고, 좌우는 훨씬 짧다.
오늘 비교대상이 될 2.5인치 외장 HDD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작은지 쉽게 가늠이 될 것 같다.

2.5인치 외장하드와 나란히 놓은 모습2.5인치 외장하드와 크기 비교

무게는 스펙상 51g인데, 이건 2TB 모델을 기준으로 한 것 같고, 250GB 모델은 실측해보면 49g 정도 나온다. 스펙에 부합.

저울 위에 올려진 T5T5 무게 실측

그나마 가벼운 축에 속하는 2.5인치 외장 HDD와 비교해도 무게는 1/3 수준에 불과하다.

저울 위에 올려진 2.5인치 외장하드2.5인치 외장하드 무게 실측

기본적으로 exFAT 파일시스템을 사용하도록 포맷되어 있는데, 파일시스템은 포맷과정에서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다.

PC에서 T5 등록정보는 확인하는 모습PC와 연결된 상태

처음 PC에 연결하면 선탑재되어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가 보이는데, 이를 설치하여 암호 지정/해제, 펌웨어 업데이트 등을 할 수 있다. 선탑재되어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는 포맷하면 날아가니 미리 다른 곳에 복사해놓거나 아래 페이지에서 다시 내려받으면 된다.
http://www.samsung.com/semiconductor/minisite/ssd/download/portable.html?target=1

전용 소프트웨어전용 소프트웨어

II. 사양

스펙 상, 2TB 모델을 기준으로 순차 읽기 속도는 최대 540MB/s, 순차 쓰기 속도는 515MB/s 이다. 하위 모델도 이 사양에서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 용량: 250GB, 500GB, 1TB and 2TB.
  • 메모리 칩: Samsung 64-layer 3-bit TLC V-NAND.
  • 인터페이스: USB 3.1 Gen 2 Type C. UASP (USB-attached SCSI Protocol) 지원.
  • 메모리 컨트롤러: Samsung MGX.
  • 외형: 57.3 x 74  x 10.5mm.
  • 무게: 51g.
  • 보안: 하드웨어 가속 방식의 AES-256 암호화 지원.

이 제품에는 TLC 타입의 V-NAND 플래시 메모리가 사용되었다. 2D 방식으로 제작된 TLC 초기 제품의 짧은 수명 탓에 TLC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용자가 많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3D 방식인 V-NAND TLC 메모리의 수명은 2D MLC 메모리와 동등하거나 약간 나은 수준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이에 대한 기술적 내용은 다음 장에서 간략히 요약해 보겠다.

이상하게도 공식 스펙에는 DRAM 캐쉬에 대한 정보가 없다. 여러 자료를 뒤져본 결과, 2TB 모델에 1GB의 DRAM이 탑재되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아마도 최하위모델부터 128MB, 256MB, 512MB, 1GB 이렇게 4가지 구성이지 않나 추측해본다.

III. 특징

1. V-NAND 플래시 메모리 사용

V-NAND(Vertical-NAND)는 3D NAND의 다른 이름이다. 이는 플래시 메모리를 제작하는 방법이 수직 방향의 3D 적층 구조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기존 플래시 메모리는 평면적인 2D 형태로 셀을 배열하는 구조였는데, 3D NAND는 여러 개의 칩을 쌓듯이 셀을 수직 방향으로도 적층하는 구조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2D는 단독주택으로 이뤄진 마을이고, 3D는 아파트로 이뤄진 마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2D 방식에서 데이터 용량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제조공정 미세화를 통해 셀와 셀 사이의 간격 등, 모든 회로를 줄이면 더 적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게 된다.

헌데, 이런 방식으로 줄일 수 있는 최대치가 10nm급 공정까지로 알려져 있다. 그 이하로 줄이게 되면 셀 크기와 간격이 너무 좁아지고, 그 탓에 셀 간의 간섭현상으로 안정적인 동작이 불가능해진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수직방향으로 셀을 쌓아올리는 V-NAND 메모리이다. 평면적으로만 깔던 셀을 복층구조로 아파트처럼 쌓아올림으로써 메모리 칩 하나가 갖는 데이터 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된다. 수직방향으로 셀을 적층하면 셀 크기를 줄이지 않고도 밀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플래시 메모리 자체의 수명도 늘어나게 된다. 더불어, 집적도가 높아진 만큼 데이터가 이동해야할 거리도 짧아져 동작속도 또한 빨라진다.

삼성 V-NAND의 경우, 일반적인 3D NAND의 기술적 특징 외에도 CTF(Charge Trap Flash)라는 셀 박막기술이 사용되었다. CTF는 부도체에 전하(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술인데, 안정적인 부도체에 전하를 저장하기 때문에 인접 셀과의 간섭현상이 대폭 줄어든다.

종합해보면 V-NAND는 일반 2D NAND에 비해 성능은 높아지고, 제품 수명은 2배 정도 길어지며, 소모전력은 40% 정도 낮아진다.

V-NAND 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아래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www.samsungsemiconstory.com/434

2. 4세대 V-NAND 특징

삼성 포터블 SSD T5에는 새로운 4세대 V-NAND 메모리가 사용되었다.
이 메모리는 이전 세대에 비해 아래와 같은 내용이 개선되었다.

  • CTF / 채널 박막화 기술 개선으로 3세대 대비 신뢰성 20% 향상. 수명 증가.
  • 3세대의 48단 적층 기술 대비 약 33% 개선된 64단 적층.
  • 3세대 V낸드의 667Mbps보다 50% 향상된 1Gbps 속도를 구현.
  • 셀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속도(tPROG)도 3세대 V낸드보다 약 1.5배 빠른 500μs를 달성.
  • 동작 전압을 3.3V에서 2.5V로 낮춰 총소비전력 효율도 30% 이상 높임.

3. 이전 세대 제품 T3와의 차이

삼성 포터블 SSD T5는 이전에 나왔던 T3 모델의 후속제품이다. 가장 큰 차이는 4세대 V-NAND 메모리의 채용이고, 그 외의 차이점이라면 T5는 USB 3.1 Gen2(10Gbps)를 지원하도록 개선되었다. 이전 제품인 T3는 USB 3.1 Gen1(5Gbps) 까지만 지원한다. 물론, 두 모델 모두 더 낮은 사양의 USB 포트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위호환성이 보장된다.

4. 외장형 HDD와의 비교

포터블 SSD를 아직까지도 널리 쓰이고 있는 외장형 HDD와 비교하면 몇 가지 큰 장점이 있다.
일단 더 작고, 더 가볍고, 저전력이라 호환성도 훨씬 좋다. 거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기까지. 이 정도면 유일하게 남은 걸림돌은 가격 뿐.

외장형 HDD의 경우, 작동 시 3~7W 정도의 전력을 소모하는데, 이건 모든 준비가 끝난 후의 작동 소모전력이다. 스핀들 모터가 완전히 멈춰있는 상태에서 작동 준비과정까지의 스타트업(start up) 시간에는 일반적으로 1.5배에서 2배 정도의 전력이 소모된다. 그에 반해 포터블 SSD는 항상 2W 이하의 전력만 소모하며, I/O가 발생하지 않는 대기시간엔 2mW 수준까지 떨어진다. 그러니까 와트로 환산하면 0.002W!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처럼 가용전력이 제한적인 환경에선 꽤 중요한 요소다.

무게는 50g 대이니 최소 150g 이상되는 외장하드에 비하면 최소 1/3 수준.

속도는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확연한 차이가 날 것으로 확신하나, 여러 사용 조건을 감안하여 아래와 같이 테스트를 진행했다.

IV. 성능 / 벤치마크 (HDD와 비교)

1. 내장 SSD 및 HDD와 성능 비교

먼저 벤치마크를 실시한 PC가 USB 3.0까지만 지원하는터라, USB 3.1 Gen 2에 비해서는 측정값이 다소 낮게 나옴을 미리 알려드린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 벤치마크 실행결과CrystalDiskMark 벤치마크 결과

순차 읽기/쓰기 성능은 T5가 430MB/s 수준이고 외장 HDD는 110 MB/s 수준으로 측정됐다.
사실 SSD의 매력은 높은 전송속도와 더불어 낮은 탐색시간(Seek Time)에 있지 않을까 싶다.
비싼 10K RPM HDD를 쓰던 이유가 조금 낮아지는 탐색시간으로 인해 얻어지는 드라마틱한 체감성능 향상이었으니까 말이다.

T5의 AIDA64 탐색시간 벤치마크 결과T5의 탐색시간 벤치마크 결과

T5의 경우 SSD답게 0.1ms 정도의 평균탐색시간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비교를 위해 내장 SSD인 인텔 330 120GB도 측정했다. 결과는 평균 0.2ms 정도. 역시나 3D NAND인 삼성 T5가 접근시간이 훨씬 빠르다.

외장하드의 AIDA64 탐색시간 벤치마크 결과외장하드의 탐색시간 벤치마크 결과

외장 HDD의 평균탐색시간은 17ms 정도이고, 비교를 위해서 측정한 10K RPM HDD인 랩터 74GB의 경우 8ms으로 측정됐다. 빠른 HDD라고 하더라도 SSD와의 Seek Time 경쟁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2. 하드웨어 암호화

이 제품은 AES-256 방식의 하드웨어 암호화를 지원하는데, 암호화 기능 작동 시 성능하락이 어느 정도 나타나는지 확인해 보자.

AES-256 암호화 테스트 결과AES-256 암호화 테스트 결과

좌측이 T5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하드웨어 암호화 기능을 켜놓은 기록인데, 끈 것과 별 차이 없는 결과다.
궁금해서 소프트웨어 방식인 윈도우 BitLocker로도 암호화를 해봤고, 그 결과가 우측의 것이다. 약 7~8% 정도의 성능 하락이 나타난다. 소프트웨어 방식은 비록 CPU에서 제공하는 AES 암호화 명령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성능 하락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V. 활용

1. 파일 복사

실성능을 가늠해 보기 위해 4GB 정도의 크고 작은 파일을 램디스크로부터 복사해오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램 디스크가 SSD보다 최소 10배는 빠르기 때문에 읽어오는 원본을 저장하는 곳으로 사용하였다.
파일 크기가 작을 수록 복사속도가 떨어지므로 단순한 벤치마크와는 차이가 있음을 감안하시기 바란다.

램디스크에서 T5로 파일을 복사하는 모습램디스크 → T5 파일 복사

파일복사 속도는 초반 330MB/s으로 시작했다가 작은 파일이 복사되는 순간부터 하락하기 시작하여 최종적으로 180MB/s 정도로 끝났다.

램디스크에서 외장하드로 파일을 복사하는 모습램디스크 → 외장하드 파일 복사

그에 반해 외장 HDD는 초반 107MB/s 정도로 복사가 시작되었고, 작은 파일이 복사되기 시작할 때는 20MB/s 수준까지 떨어졌다. 탐색시간이 느린 특징이 그대로 나타나는 결과다.

2. 스마트폰 및 태블릿, TV 연결.

텔레비전에 T5를 연결한 모습TV에 T5 연결

USB 2.0 포트를 가지고 있는 TV에서도 문제없이 인식한다. T5는 기본적으로 exFAT 파일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오래된 TV의 경우 이 파일시스템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오래된 디바이스와의 호환성이 필요한 경우엔 FAT32 파일시스템으로 다시 포맷하는 게 좋다.

태블릿 PC에 T5를 연결한 모습태블릿 PC에 T5 연결

오래된 Windows RT 태블릿에서도 문제 없이 인식하고 사용할 수 있었다. 단, 이런 경우엔 암호화 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
디스크로 IO가 발생 때의 암호화/복호화 과정은 기기에 내장된 전용 하드웨어를 통해 자체적으로 처리되지만, 암호를 설정하거나 입력하는 작업 등은 별도의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처리된다.

이 소프트웨어가 지원되는 OS가 Windows 7 이상, Mac OS X 10.9 이상, Android 4.4 (Kitkat) 이상 딱 세 종류 뿐이다. 그 외의 OS에선 암호를 입력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암호화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스마트폰과의 연결도 테스트할 예정이었으나, 주문한 OTG 젠더가 아직 도착하지 않고 있다. 아~ 요새 CJ대한통운 너무 마음에 안든다. 또 2박 3일을 꽉 채우려나 보다. 어쩔 수 없이 관련 내용은 추후 보완 예정.

꼬박 2박 3일을 채우고, 리뷰를 다 써가는 시점에 OTG 젠더가 도착했다.
바로 이 녀석.

OTG USB 젠더OTG USB 젠더

A 타입 USB 커넥터를 스마트폰에서 주로 쓰는 마이크로 B 타입으로 바꿔주는 젠더다.
이 젠더를 통해 T5를 스마트폰에 연결해보니 처음엔 인식오류 메시지가 나타났다가 다시 꽂으니 아래처럼 정상인식되었다.

스마트폰에 T5가 연결된 화면OTG 젠더를 통해 스마트폰에 연결한 모습

처음에 인식에 실패했던 건 아마도 스마트폰 자체의 호환성 문제인 것 같고, 정상인식 이후에는 읽기/쓰기 모두 이상없이 진행되었다. Android 4.4 이상엔 암호 설정/입력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가 제공되는데, '플레이 스토어'에서 'samsung portable ssd'로 검색 후 설치하면 된다.

3. 백업 테스트

외장형 저장장치의 경우, 아무래도 단순한 파일복사 뿐만 아니라 백업 미디어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을 가정하여 백업 테스트를 진행했다. 백업 프로그램은 윈도우 10에 내장된 Backup and Restore (Windows 7)을 사용했으며, 백업 대상은 내장 SSD에 저장된 아주 작은 크기의 문서파일과 프로그램 소스 파일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총 크기는 2GB 정도.

백업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백업 테스트 결과

테스트 결과 8분이 소요됐다. 백업 미디어로의 활용가치도 충분해 보인다.

VI. 총평

포터블이라는 이름이 걸맞게 이동성은 흠 잡을 곳 없고, 성능 또한 정말 좋다.
USB 메모리가 커버하지 못하는 자체적인 하드웨어 AES256 암호화까지 제공하니 보안성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사용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유일한 단점은 가격 밖에 없는 듯 싶다. 다른 외장형 저장장치와 비교했을 때, 높은 가격이 만드는 암묵의 장벽.
그래도 어쩌겠는가. 성능 = 가격이니...

*이 사용기는 (주)케이원정보와 다나와 체험단을 통해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