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광양 백운산 산행

epician 2012. 11. 8. 14:33

산행 경로 (상백운암골 -> 백운사 -> 정상 -> 병암계곡 -> 진틀 -> 상백운암골, 약 11KM, 5시간 30분)

등산지도만 보고 코스를 탐색하던 중엔 동동마을, 동곡계곡을 기점으로 노랭이봉, 억불봉 찍고 능선길을 따라 정상까지 갔으면 싶었습니다. 헌데, 예상 시간을 이리저리 맞춰보니 최소 7시간 이상 예상되는 코스라 포기.

정상을 찍고 해 떨어지기 전에 원점회귀 할 수 있는 최단코스를 찾다보니 상백운암골을 기점으로 삼게 됐습니다.

출발 전, 일행

항상 그랬던거 처럼 GPS 켜고, 가끔 GPS 보조용으로 쓰는 스마트폰 지도 띄우고 출발~
헉...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합니다. 아마 같은 업체에서 만든거 같은데 GPS에 올려놓은 지도도 그렇고 스마트폰에 띄운 지도도 그렇고 등산지도가 잘못되어 있네요. 들머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ㅠ.ㅠ

지도따라 가보면 길도 뭣도 없는 절개면이고, 근처에 인기척은 커녕 동네 강아지 한 마리 안보입니다. ㅎㅎ
물어볼 사람도 없고 같은 자리를 뺑뺑 돌다 겨우 등산로를 발견하긴 했는데, 등산지도에 나온 길과는 오차가 상당합니다. 올라가다 보면 어디선가 만나겠지 싶어서 일단 올라가기로 합니다.

안그래도 시간이 빠듯한데 출발부터 20~30분 허비.

등산로 상태

동네 뒷산 만도 못한 등산로 상태에 놀랐습니다.
쌓인 낙엽으로 길의 흔적을 찾기도 어렵고 전구간 바위길이라 고되기도 무척 고되네요.

▲ 상백운암골 등산로

코스가 험한 것도 힘들지만 길찾기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습니다. 간간히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은 리본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꽤 유명한 산임에도 이 구간은 리본이 많지 않습니다. 평소 통행이 많지 않은 길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가을의 끝을 알리는 단풍

등산로를 찾을 수 없는 광경

수북히 쌓인 낙엽으로 인해 길도 뭣도 안보이고, 이런 구간이 나타나면 제대로 가고 있는건가 의심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그냥 포기하고 내려갈까 싶은 생각이 잠깐씩 듭니다. 그러다, 겨우 리본이라도 발견하면 잠시 안도하고 ㅎㅎ

초반부터 코스를 제대로 잘못 잡았다는 생각이 확실히 듭니다.

한참을 올라가니 해발 600m 부근에서 백운사를 지나는 임도가 멀리 눈에 들어옵니다.
물론, 올라가는 내내 등산지도는 계속 안맞습니다. GPS는 그저 고도 확인용 정도로 쓸모가 없어지는 순간 ㅡ.ㅡ

백운사 부근 임도길로 겨우 탈출(?)한 직후

백운사 아래 임도길

임도길을 상당히 걷다보니 지도에 표시된 백운사가 나타납니다. 물론 이 부근 등산지도도 별로 안맞습니다.
그냥 느낌따라 가끔 나뭇가지에 매인 리본따라 감으로 감으로 백운사까지 올라갔습니다. 등산지도는 백운사 올라가지 전에 빠지는 걸로 표시되어 있으나 어딜봐도 등산로처럼 보이는 샛길은 없습니다.

▲ 백운사 해우소

역시, 절집의 위엄은 해우소에서 나오나 봅니다.
그리 크지않은 절임에도 해우소는 참 멋지게 생겼군요.

백운사 구경 중인 일행

백운사 대웅전

문이라도 열렸으면 대웅전 구경이라도 했음 싶었는데, 닫혀 있어서 한장 몇 장 남기고 아쉽게 돌아섭니다.

백운사 대웅전 단청

단청의 무늬는 보면 볼 수록 참 묘합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색과 무늬가 섞여 만들어내는 묘한 장엄함.

백운사 기점

예상대로 백운사를 지나니 등산로 기점이 보입니다. 여기부턴 길이 좀 좋아질까 싶었는데....

백운사 이후 등산로 상태

꽝~
여전히 난코스네요. 그나마 다행인건 길찾기를 안해도 된다는 것 정도.

쓰러진 나무가 길막~

쓰러진지 제법된 듯한 나무가 길을 막고 있습니다.
한동안 등산로 정비를 안했나 봅니다.

▲ 급경사 구간 탈출(?) 후 인증샷

이정표가 설치된 곳에서 지도상에 표시된 헬리포트까지 금방일 줄 알았는데, 이정표에서 또 상당히 올라가야 헬리포트가 나오더군요.

▲ 헬리포트 도착

10여분을 더 올라가서 헬리포트 도착, 고도는 약 1,100m.
고도 1,000미터가 넘어가다보니 여기서부턴 확연한 겨울 날씨입니다.
능선길에선 몰아치는 북서풍이 제법 매섭습니다.

헬리포트에서 백운산 정상을 배경으로 인증샷

지도 훑어보면서 산행루트를 계획할 때는 헬리포트까지 넉넉 잡아 2시간이면 올라오겠구나 싶었는데, 생각치도 못한 험한 길과 길찾기 여파로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첫 백운산 산행은 여러 착오로 인해 시간 맞추기가 빠듯하게 됐습니다.
해떨어지기 전에 내려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눈!!

일행은 저걸보고 눈이다, 저는 무슨 눈이 벌써 내리냐 저건 서리일 것이다 설왕설래 ㅎㅎ
만져보니 눈입니다. 다소 의외이긴 하나 백운산 꼭대기에도 벌써 눈이 내렸나 봅니다.

▲ 백운산 정상 암벽

드디어 백운산 정상, 암벽 뒷편으로 조심스레 올라가니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표지석만 세워져 있습니다.

백운산 정상 표지석

일행을 불러올려서 표지석 배경으로 인증샷 좀 찍어달랠까 싶었는데, 바위가 미끄러워서 참았습니다.
빗방울이 흩날렸는지 사방이 축축합니다.

정상 동쪽 사면

정상 동쪽 사면은 제법 쌓인 눈이 남아 있습니다. 높긴 높나 봅니다. 벌써 눈구경을 할 줄이야 ㅎㅎ

땀이 식으니 칼바람에 춥기도 몹시 춥고 서둘러 하산 준비.
애초 계획은 신선대 찍고 병암폭포로 내려올 생각이었으나 예상시간보다 1시간이나 더 지체된 상황이라 바로 진틀마을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하산길

정상부근 갈림길에서 진틀마을 방향으로 내려가자마자 보이는 계단;;; 올라왔던 길에 비하면 정말 고속도로네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ㅎㅎ

▲ 하산길

하산길도 등산로 상태가 썩 좋진 않습니다. 허나 길찾기를 해야하는 스트레스는 없습니다.
하산에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 다행히 해떨어지기 전에 내려왔습니다.

첫 백운산 산행은 완전 에러였네요. 상백운암골 등산로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간만에 등산하다가 짜증날뻔 했습니다 ㅡ.ㅡ;;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오도 비렁길 트레킹  (0) 2013.05.21
진례산, 영취산, 호랑산 종단  (0) 2013.03.26
영암 월출산 등산  (0) 2012.10.30
여수 구봉산 둘레길  (0) 2012.10.26
미평 봉화산, 만흥 ~ 호명 구간  (0) 2012.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