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영암 월출산 등산

epician 2012. 10. 30. 02:07

▲ 아래에서 본 영암 월출산

밑에서 바라본 월출산은 과연 국립공원다운 포스가 느껴졌습니다. 멀리서 봐도 어느 만화책, 무협영화에나 나올 법한 그런 느낌.

등산 경로, 약 7KM (월출산 개신리 출발점 -> 바람계곡/바람폭포 -> 천황봉 -> 사자봉 -> 구름다리 -> 개신리 출발점)

등산 경로, 약 7KM (월출산 개신리 출발점 -> 바람계곡/바람폭포 -> 천황봉 -> 사자봉 -> 구름다리 -> 개신리 출발점)

처음 가보는 곳인데 익히 악평(?)에 대해선 들었던 터라 마음의 준비는 했고, 한편으론 해발 800미터대의 산이라 만만히 생각되기도 하고 ㅎㅎ

초입부

초입부는 바닥에 돌을 깔아놓은 평범한 등산로 였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산 자체가 돌이 워낙 많다보니 흙이 참 귀한 곳이기도 합니다. 출발 전, 간단한 사전조사를 통해 바람계곡을 가로 질러서 천황봉으로 오르는 길이 가장 무난한 것 같아 그렇게 경로를 잡았습니다.

계곡길의 작은 폭포

산 자체가 높질 않다보니 계곡이나 폭포 자체도 작아서 웅장한 스케일은 없습니다만, 여름에 와도 상당히 좋겠다는 느낌은 들더군요. 맑은 산공기에 계곡의 시원한 느낌까지 더해지니 올라가는 내내 기분은 좋았습니다.

본색을 들어내기 시작하는 등산로

동네 뒷산도 험한 코스로 올라가면 돌이 많아서 좀 힘든 느낌인데, 월출산은 돌의 스케일이 좀 다릅니다.
초입부가 너무 잘 정돈 되어있어 계속 이 정도일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다녀오신 분들의 경험담이 순전 뻥은 아니었습니다. ㅎㅎ

▲ 중반부 풍경

바람계곡/폭포 인증

대략 해발 400~500미터 지점 그러니까 구름다리가 있는 고도까지는 그래도 아무나 두 발로 올라갈만 한 등산로인데, 이 고도를 넘어서기 시작하면 두 발과 가끔 손을 써야할 정도로 등산로 사정이 좋지 못합니다.

중반부 이후부터 등산로 상태가 험해지기 시작

그래도 산 자체가 워낙 절경이라 힘들게 올라와 볼만은 합니다.

▲ 중반부 풍경

멀리서 본 반대편 경로

바람계곡 경로에서 바라본 사자봉 경로의 모습입니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등산로에 등산객이 꼬리를 물고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줌을 땡겨보면 아래 사진...

구름다리 -> 사자봉 구간의 일부

저는 사전에 탐방로를 이리저리 알아보면서 저 구간이 험하다는 것을 미리 알고 바람계곡 방향으로 올라가긴 했는데, 상당히 많은 분들이 구름다리만 보고 내려오려는 분들을 따라서 사자봉 방향으로 가시더군요.

심지어 갈림길에서 바람계곡 방향으로 가면 안된다고 알려주시는 친절한 분들도;;;;;;
날씨가 안좋다던지 경험이 부족하시던지 하시면 바람계곡 경로로 올라가시는 게 훨씬 수월합니다.

▲ 육형제봉 능선 부근

산 아래도 바람이 제법 불긴 했는데, 계곡을 벗어나 능선길을 타기 시작하니 바람의 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그리고 산세가 험하다보니 능선길 조차도 만만치 않네요.

천황봉 인증

워낙 등산객이 많다보니 인증사진 하나 남기기도 힘듭니다. 줄을 한참 서야 되는;;;
같이 갔던 일행은 인증을 거부하는 바람에 단독으로 남겼습니다. ㅎㅎ

애초엔 천황봉 찍고 바람계곡 경로로 그대로 하산했다가 구름다리를 기점으로 반대방향으로 내려오는 경로를 계획 했는데, 일행이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면 무슨 재미냐고 사자봉 구간을 하산 경로로 잡자고 합니다. 길이 험하다가 얘길해줘도 가겠다고 하기에 하산 경로는 예정에 없던 사자봉 구간으로 잡습니다.

비온 뒤라 미끄러워서 힘들겠다는 예상을 하긴 했는데, 막상 가보니 미끄러운 것도 있지만 능선길에서 날아갈 듯 불어대는 바람이 더 힘들더군요. 덕분에 사진이고 뭐고 없습니다. 두 발이 아닌 네 발을 써야 하는 구간이 상당히 많아서 카메라는 가방 속에 봉인. ㅡ.ㅡ;;

날씨 탓에 빠르게 하산하느라 사자봉 구간 사진을 못남겼습니다만, 사자봉 구간 역시 풍광은 마치 CG로 만들어놓은 듯 범상치 않습니다.
하지만, 비온 뒤라던지 바람이 많이 불 때는 사자봉 구간에서 조심 또 조심하셔야 할 듯 합니다. 사고나기 딱 좋은 구간입니다.

구름다리 인증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우려와 달리 크게 무섭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사자봉 능선길에서 새차게 측풍이 몰아치니 날아갈까봐 후덜덜하더군요 ㅎㅎ

전체 산행 시간은 약 4시간 30분 소요. 워낙 등산객이 많아서 자동으로 페이스 조절이 되는 장점이 있더군요.
너무 널널하게 올라가서 그런지 올라갈 때는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내려올 땐 등산로가 좋지 못해 조금 힘들었습니다.

등산 후 소감이라면 탐방로가 조금 험하긴 하나, 기암괴석이 즐비한 멋진 산세가 보는 이를 압도하는 느낌, 만족도 100%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반대 방향인 도갑사나 경포대를 기점으로 다시 한번 차분히 올라봐야겠습니다. 물론 날씨 좋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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