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 후기

지리산 정령치

epician 2010. 11. 1. 19:18

라이딩 경로 (약 62KM, 육모정 -> 정령치 -> 뱀사골 -> 남원시 인월면 -> 육모정)

번짱 말로는 마실코스라는 지리산 정령치(육모정 -> 정령치 휴게소) 라이딩을 다녀왔습니다.
참석자는 번짱(!) 까시, 은둔고수, 환장청춘, 검댕 이렇게 4명.

모여서 걱정 하나 없이 지리산 정령치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중간에 구례에 들러서 내장탕으로 늦은 아침을 먹고.

▲ 구례에서 늦은 아침식사.

남원 육모정 근처에 다다르니 그때서야 조금 긴장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지리산인데 ㅋㅋ

▲ 육모정 부근

육모정 부근에 도착해서 주차하고 라이딩 준비를 합니다.
여기서 긴장감 30%, 마실코스에 대한 기대감 70%. 한마디로 상황파악 전혀 못하고 있었습니다. ㅋㅋ

출발전 육모정 인증샷

▲ 육모정

▲ 출발

코스 초반은 업힐 경사도 상당하고, 몸도 안풀리고 해서 힘들더군요. 허벅지에 신호가 팍팍 오는 게 느껴집니다.
출발하고 곧 등장하는 업힐을 보자마자.. "이게 마실코스냐!!" 다들 한마디씩 합니다. ㅋㅋㅋ

해발 350~400M 지점까진 힘들어 미칠거 같았는데, 그 이후부터는 몸이 풀려서 탈만 했습니다.
물론, 해발 1000M 지점에서 위기는 한번 옵니다. 막판 헤어핀 구간에서 ㅎㅎ

아쉽게도 단풍은 작년만 못하다고 하네요. 작년에 왔었던 까시님 말에 의하면...

▲ 코스 초반

출발지인 육모정이 해발 220M 지점이라 해발 500M 지점까지가 업힐 초반 정도 됩니다.
정령치가 해발 1170M 정도이니 전체 업힐 고도는 대략 950M 정도 되겠네요.

해발 400M 표지판

올라가다보면 길가에 고도표지판이 100M 간격으로 세워져 있어서 얼마나 올라왔는지 쉽게 알 수 있겠더군요.
작년에 성삼재 갔을 때는 아래쪽에 고도표지판이 없어서 정말 멍때리면서 올라갔었는데 ㅎㅎ

해발 400M 지점에서 물 한 모금하면서 잠깐 휴식

400미터 지점까진 몸이 안풀려서 힘들었는데, 쉴만한 자리가 없어서 곧 다시 출발.

▲ 해발 500M 지점에서 첫 휴식

저는 여기서 부터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던데 ㅋㅋ 까시님은 입질 시작.
역시나 올해는 다들 잠수상태라서 작년에 마실가는 기분으로 탔다던 코스에서 퍼지기 시작합니다.
작년 이 맘때는 장거리로 다져진 엔진이라 올해랑 비교하면 낭패 ㅎㅎ

구례에서 밥 먹을 때만 해도 몹시 따뜻해서 오늘 옷을 두껍게 입어서 땀에 절어죽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근데 역시나 예상대로 해발 500M대 넘어서니 업힐 중에도 쌀쌀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겨울옷 입고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ㅋㅋ

▲ 해발 680M 고기댐 부근

출발 전에 위성 지도, 등고선 지도, 고도 그래프 분석 온갖 분석을 다하면서 ㅋㅋㅋ
(분석하면 뭐합니다. 이미 '마실'이라고 세뇌 당한 뒤인데 ㅋㅋ)
초반에 무슨 저수지가 하나 보이던데, 저수지가 아니고 댐(?)이었네요;; 고기댐. 이름은 댐인데 진짜 동네 저수지만 합니다. ㅎㅎ

여기서부터 까시님은 드러눕기 시작. 마실나와서 드러눕는 굴욕 ㅋㅋ

▲ 해발 800M 부근 선유폭포

사진도 찍고, 잠깐 쉬려고 내린 선유폭포입니다.
여름 같았으면 시원하게 발도 담그고 그랬을텐데, 날씨가 겨울 날씨라 추워서 오래 못있겠더군요;;;
약 10분 정도 쉬다가 다시 출발.

▲ 해발 1,000M 지점

선유폭포 지나서 환장청춘님은 혼자 선두로 먼저 나가고, 중간에 저하고 검댕님하고 페이스를 맞추고, 조금 뒤에 까시님.
앞뒤로 엄청 떨어진 줄 알았는데, 코스가 코스인지라 별로 차이도 안나더군요.
헤어핀 구간 하나 통과하고 밑에 보면 까시님 올라오는 중이고, 저 위에는 환장청춘님 가고 있고 ㅎㅎ

1,000M 지점까지는 쉽게 올라왔는데, 그 이후부터 막판 헤어핀 구간 작렬입니다.
그냥 힘들 뿐 충격적이진 않네요. 이보다 더한 충격을 금오산에서 이미 겪은 바 ㅋㅋ

1.2KM 남았다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업힐이 총 12KM이니 이제 10%만 더 가면 되는 겁니다. 아싸~ ㅋㅋ

▲ 업힐 종반부

거의 다 올라와서 헤어핀 구간 바로 아래에 까시님 올라오는 걸 확인했고, 정령치 정상에 환장청춘님 도착한 걸 확인.
사진 몇 장 찍으려고 내렸는데, 주변 경치가 영 별로네요.

다시 출발해서 꼭대기가 보일 무렵, 환장청춘님이 얼른 올라오라고 외쳐주시고.
힘내서 막판 스퍼트를 때릴려고 할 무렵, 전화가 옵니다. 까시님 양쪽 다리에 쥐내렸다고 ㅎㅎㅎ

얼른 정상에 도착해서 "누가 내려가서 까시 좀 데리고 와라" 그랬더만..
검댕님도 사양, 환장청춘님도 사양.. 빡센 업힐 막 끝낸 다음이라 다들 힘들어서 내려갈 엄두를 못 냅니다.

공인 짐승 '환장청춘'님과 비밀병기 '검댕'님의 이런 인간적인 모습을 다시 볼 줄이야 ㅋㅋ
(두 사람 퍼진 모습은 향일암 일출 라이딩 이후 처음)

▲ 정령치 휴게소에서 내려다 본 풍경

이미 경치 좋다는 곳을 많이 다녀서 그런가 기대 만큼 임팩트가 크진 않습니다;;

지도 보면서 이후 코스에 대해 설명을 했는데, 다들 그냥 왔던 길로 내려가자고 합니다. ㅋㅋ
까시님 올라오면 물어보고 확정하자고 했더니. 까시님 올라오자마자 당연하다는 듯이 코스완주를 해야 한다고 못 박으심.
중간에 그냥 돌아내려갔으면 한으로 남을 뻔했는데, 다행 ㅎㅎ

개인 인증샷 '검댕'님

개인 인증샷 '환장청춘'님

개인 인증샷 '은둔고수'

개인 인증샷 '까시'님

단체 인증샷

단체 인증샷

▲ 정령치 휴게소

역시나 해발 1,100M대 고지라서 춥긴 춥습니다.
땀이 식으니 오래 못 있겠더군요. 커피 한잔씩 하고 바로 내려갈 준비를 합니다.

▲ 달궁삼거리

정령치에서 달궁삼거리까지 다운힐. 죽을 뻔한 경험을;;;
내려오다가 GPS 꺼놨다는 생각이 들어 GPS 얼른 켜고, 빨리 합류하려고 속도를 좀 냈습니다.
급커브 작렬하는 구간에서 뒷바퀴가 슬립이 나서 털리는 통에 넘어질 뻔 ㅡ.ㅡ;;

넘어졌으면 그대로 반대차선으로 미끄러져서 9시 뉴스에 나올 뻔했네요. 반대차선에서 올라오는 차도 엄청 많았었는데.
식겁해서 그 이후부터는 매우 서행 ㅋㅋ

▲ 뱀사골 부근

단풍은 육모정보다 뱀사골 부근이 더 땟갈이 곱던데, 차가 너무 많이 막혀서 사진 찍을 엄두가 안나더군요.
이 풍경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교통대란;; ㅋㅋ

코스 분석할 때 이 내리막이 급커브도 없고 경사도 완만해서 체력 비축하며서 내려올 수 있겠다 싶었는데, 교통대란이라는 변수가 등장 ㅎㅎ
편도 1차선 좁은 도로라서 차 사이로 칼치기 안하려면 차선을 하나 잡고 내려가야 겠더군요.
교통 흐름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내리막에서도 힘을 써야 하는 상황 ㅡ.ㅡㅋ

얼마나 열심히 내려왔으면, 밥 먹어야겠다는 생각도 못했음;;;

중간에 잠깐 쉬면서 앞으로는 천천히 내려가자 그랬더니 검댕님 왈 "이미 힘 다 빼놓고 ㅡ.ㅡ" ㅋㅋ
이후 복귀하는 길은 사진도 별로 없네요. 힘들어서... ㅋㅋ

꾸역꾸역 달리다보니 길가에 자장면집 간판이 보이더군요.
이미 체력은 바닥을 보이는 상황이라 자장면집으로 고고씽~

주문해놓고 바로 드러눕는 본능적인 행동. 마실코스에서 퍼지시고 왜 이러시는지 원~ ㅋㅋ

저녁 먹고 조금 달리다보니 해가 떨어져서 자연스럽게 야간라이딩 모드. 해지고 나니 완전 겨울날씨네요;;

▲ 마지막 휴식지점

시골이라 가로등도 제대로 없고, 복귀길 중간에 어디서 쉬긴 했는데, 어딘지 알 수가 없습니다. ㅋㅋ

완주 후 인증샷


막판에 고비가 와서, 가니 못가니 대혼란을 겪었는데, 낙오 없이 무사히 완주했습니다. ㅋㅋ
저는 나름 즐거웠는데, 다른 분들도 즐거우셨겠지요? ㅎㅎ

체력회복 잘 하시고, 다음에도 다 같이 또 낚여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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