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생활

종 확인이 불가능한 물벼룩

epician 2013. 7. 15. 01:19

예전에 큰물벼룩 채집하려고 논에서 떠온 물에 모이나 물벼룩만 가득한 걸 확인하고 모이나 물벼룩 배양통에 부어버렸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멍청한 짓을 한거죠. 1년 넘도록 리셋 없이 순수하게 모이나 물벼룩만 배양 중인 통인데, 뭣이 들었을지도 모를 외부에서 떠온 물을 부어버렸으니.

하여튼, 며칠 지나고 문득보니 평소 못보던 형태의 물벼룩이 몇 마리 눈에 띕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한참 고민을 해봤는데... 잠정적 결론은 얼마 전 부은 물에서 종벌레가 들어와 모이나 물벼룩에 달라붙어 기생하는 것으로 내렸습니다.

배양통을 리셋을 해야되나 고민하다가 며칠 더 지켜보기로 합니다.
지켜보는 와중에 우연히 탈피장면을 목격했는데, 종벌레가 기생하는 개체라고 생각했던 물벼룩이 탈피한 직후에도 형태변화가 없습니다. 종벌레 따위가 기생하는 것이라면 탈피각과 함께 떨어져 나가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얻은 결론은 기생체가 달라붙은 것이 아니고 외부에서 유입된 새로운 종의 물벼룩이라는 것.

2주 정도 지나고 나니 어느 덧 이 괴이하게 생긴 물벼룩이 더욱 번성하여 모이나 물벼룩을 몰아내고 우점종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배면 (9시 방향이 입)

형태적으로는 좀 쭈글쭈글해 보이고, 모이나 물벼룩 보다 크고 다리(촉각)가 아주 짧습니다. 생김새답게 모이나 물벼룩하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네요.

특이한 것은 입이 보일 정도로 배를 뒤집어서 유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송장헤엄물벼룩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긴 한데, 해당 물벼룩의 정확한 사진을 못구해서 비교해 볼 수가 없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정면 (4시 방향이 머리)

배면 (6시 방향이 입)

위 사진에 촉각(다리)이 찍혔는데,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짧습니다.

몹시 통통해서 물고기들에게 인기(?)가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모이나 물벼룩 만큼 좋아하진 않네요. 평소 먹던 모이나 물벼룩과 움직임이 달라서 인지 예상만큼 많이 달라들진 않습니다.

몇 주 관찰한 결과, 모이나 물벼룩 보다 배양속도가 느려서 먹이생물로서 크게 메리트를 못느끼고 있습니다.
조만간 배양통 리셋을 결정해야 할 듯 ㅡ.ㅡ;;

'물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녹조 배양 노하우  (17) 2013.08.18
한가로운 버들붕어 수조 풍경  (3) 2013.07.19
코페포다 (검물벼룩)  (0) 2013.06.27
물벼룩의 종류  (0) 2013.06.27
다프니아 마그나 (큰 물벼룩) 채집 실패  (4) 2013.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