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하드웨어

마우스 재활용(?) 수리

epician 2013. 9. 21. 03:31

컴퓨터를 업으로 삼다보니 마우스 소비량이 만만치 않습니다. 1년에 평균 2개 꼴로 버리고 다시 사고를 반복합니다.
마우스가 주변기기 보다는 소모품으로 취급을 당하는 세상인지라 내구성은 정말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경악을 금치 못할 수준으로 떨어진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구입한 마이크로소프트 모바일 마우스 4000이 휠불량으로 헤롱대고 있길래, 서랍에서 비상용(?) 유선 마우스를 꺼내서 컴퓨터에 꽂았습니다. 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요? 뒤로가기 버튼이 없는 3버튼 마우스는 이제 정말 쓰질 못하겠네요.

생각 끝에 몇 일만 버티자는 심정으로 (추석연휴라 택배가 안돼요 ㅋㅋ) 혹시 수리용 부품이나 빼낼까 싶어 쳐박아 둔 마우스를 찾아봅니다. 최근에 고장나서 버린 것만 4~5개는 기억나는데, 찾아낸 건 2개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쓰레기통으로 직행하셨나 봅니다.

▲ 좌, 퓨전FNC인가하는 업체에서 수입한 쓰레기 무선 마우스. 우, LG전자 좀 덜 쓰레기 무선 마우스.

다이오유덴 OEM 공CD로 유명한 퓨전이라는 이름 덕에 2개를 샀습니다. 일단 그립감이 좋아보이고 가격도 싸고.
결론은 하나는 개봉 1주일도 채 안되어 왼쪽 버튼 클릭 불량으로 A/S 보내서 교체. 그 사이 나머지 하나를 개봉해서 써봤으나 역시나 동일한 클릭 불량에 수신불량, 센서감도 불량이라는 불량 3종 세트를 선사.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이건 불량이 아니고 마우스 스펙이구나.

그 사이 다른 회사 제품을 하나 썼던거 같은데, 그건 버렸는지 안보이네요.
우측 제품은 LG 마크가 찍힌 중국산 OEM 제품으로 추정. 저건 휠 고무가 녹는 증상과 휠버튼이 더블클릭되는 증상 탓에 안쓰고 쳐박아둔 듯 합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좌측 마우스의 휠을 뽑아서 우측 마우스로 이식하고, 동일한 스위치가 발견되면 우측 휠버튼 스위치로 이식.

열어보니 휠축의 연결부도 모양이 다르고, 스위치(버튼) 모양도 달라서 서로 이식이 안됩니다. 낭패..

그래서, 비상용으로 보관중인 가끔 남의 컴퓨터에 꽂아서 수리할 때나 쓰는 유선 마우스를 분해해봅니다. 같은 LG 마크가 찍힌거라 동일 중국공장에서 나왔을거 같은 느낌입니다.

일단 휠축은 동일한 모양으로 보이나 스위치는 모양이 다르군요. 분해하여 휠를 서로 바꾸고 가조립 후 테스트 해보니 걸리는 느낌없이 잘 돌아갑니다.

새 생명을 넣어줄 마우스를 완전분해하고 물티슈로 정성껏 목욕재개시키고 조립해보니 휠은 정상, 휠 클릭은 가끔 한번 건너띄거나 더블 클릭이 됩니다. 초반 몇 번은 휠 클릭에 이상을 보이더니 작정하고 다시 테스트를 해보면 30번 클릭해도 정상이네요. 종 잡을 수가 없습니다. ㅎㅎ

휠 교체와 물티슈 목욕으로 새생명을 얻은 LG 묻지마 마우스 되시겠습니다.

택배가 마비된 추석연휴 기간만 잘 버텨주면 임무완수이겠으나, 일단 써보고 상태 괜찮으면 당분간 마우스 교체 없이 쭈욱~ 써야 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