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생활

버들붕어 어종정보 정리

epician 2013. 12. 11. 15:57

개요

버들붕어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민물고기 가운데 가장 이국적인 모습을 지닌 녀석이다.
엄밀히 따지면 열대어에 속하는데, 겨울이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기후를 감안하면 참 어울리지 않는 녀석이기도 하다.

버들붕어 ♂

생김새를 보면 열대지방에 사는 구라미나 베타 같은 물고기와 아주 흡사하며, 학명은 Macropodus Ocellatus로 중국, 대만 등지에 동일종 또는 근연종(http://en.wikipedia.org/wiki/Paradise_fish)이 자생한다. 일본에 서식하는 버들붕어(초센부나)는 자생종이 아니고,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서 수탈해간 버들붕어가 유입된 것이다.

이름 뒤에 '붕어'가 붙긴 했으나 붕어와는 전혀 다른 종이다. 붕어는 '잉어목 - 잉어과 - 붕어속'에 속하고, 버들붕어는 '농어목 - 버들붕어과 - 버들붕어속'에 속하므로 공통점이라곤 같은 민물고기라는 거 빼곤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버들붕어라는 이름에 대해선 몇 가지 설이 있긴 하지만, 버드나무 잎파리처럼 생기고 붕어처럼 흔한 물고기라서 버들붕어라고 불렀다는 설이 가장 합리적이라 생각된다.

형태

버들붕어 ♂

버들붕어 ♀

크기는 성인남자 검지손가락 정도 길이로 매우 작은 어종에 속하며 전장 8cm 이상 자라는 개체는 드물다. 수컷은 몸이 가늘고 긴 편이고, 등∙배 지느러미가 꼬리 지느러미보다 길게 자라는 특징이 있다. 암컷은 수컷에 비해 체고가 높아 약간 통통하게 보이는 느낌이 있으며 가슴∙배 지느러미는 꼬리 지느러미보다 길게 자라지 않는다.

몸은 좌우로 크게 휘어지는 특징이 있고, 움직임은 그렇게 빠르지 않다.

특징

래버린스(Labyrinth) 기관이라는 독특한 호흡기관을 가지고 있어서 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시고 이 기관을 통해 호흡을 할 수 있다. 베타(Betta)라는 물고기도 동일한 호흡기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유형의 물고기를 래버린스 피쉬라고 통칭하기도 한다.

래버린스 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용존산소가 부족한 작은 물웅덩이에서도 오래 버틸 수 있는 능력이 있으나, 이로 인해 더러운 물에서도 잘 산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절대 더러운 물을 좋아하거나 그런 물에서 잘 살지도 못한다.

흔치 않게 화려한 체색을 뽐내는 물고기이기도 한데, 적당한 수온과 적당한 환경에서는 수시로 몸 색깔을 바꾸면서 감정표현을 한다.

번식방법 역시 매우 독특하다. 일반적인 민물고기는 물 속에 낳은 알을 흩뿌리거나 수초∙바위에 부착시키는데, 버들붕어는 수컷이 수초 등과 맞닿은 수면에 500원짜리 동전만한 거품집을 지어 그 안에 알을 넣어두고 부화할 때까지 돌본다.

서식지

(농지개량 전의) 농수로나 농경지 근처의 둠벙에서 주로 사는데, 현재는 이러한 서식지가 대부분 파괴되어 자연에서 만나기 힘든 어종이다. 농지개량 이후, 대부분의 농수로가 콘크리트로 개량되어 저수지와 바로 연결되었는데, 이러한 농수로는 겨울철에 물이 유입되지 않고 말라버린다. 또 겨울에도 물이 유입되는 농수로는 생활하수가 유입되어 수량이 유지되는 곳이 많아 버들붕어가 살기 적합한 곳이 아니다. 농지주변의 작은 연못인 둠벙 또한 농지개량 이후 대부분 매립되어 애석하게도 버들붕어의 서식지가 한꺼번에 파괴되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는 농수로 보다는 드물게 남아 있는 둠벙이나 하천 주변 자연늪지에서 드물게 발견된다.

생활사

  • 활동에 적합한 수온은 24~28도 사이로 전형적인 열대어다.
  •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하게 진화한 덕분에 수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면 활동성이 크게 줄어들면서 차츰 가수면(동면)상태로 접어든다.
  • 수명은 만 2~3년 가량으로 새로 태어난 개체는 이듬해 초여름에 번식을 하고, 겨울을 넘기기 못하고 대부분 죽는다. 단, 실내 수조에서 키우는 경우 만 3년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 동물성 플랑크톤, 작은 물고기, 수서곤충, 수면 근처의 날벌레 등을 잡아먹는 육식성 어종이다.
  • 번식기는 6월부터 시작되는데,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대부분 번식을 마친다. 이때 적정 수온은 24~28도 사이다.
  • 위협을 느끼면 물 밖으로 튀어오르거나 바닥을 파고 들어가는 습성이 있다.
  • 자기 영역을 확보하려는 습성이 강하여 다른 물고기를 몰아내는 습성이 있다. 이 때문에 투어(鬪魚)라고 불리기도 한다. 영역에 대한 강박은 수컷이 크게 나타나는 반면, 암컷은 수컷보다 덜 하다.

수조사육

자기 영역을 확보하려는 습성 가진 탓에 다른 물고기보다는 적은 숫자를 한 수조에서 키워야 한다. 또, 개중에 영역에 대한 집착이 유독 강하여, 다른 물고기를 끊임 없이 쫓아다니면서 몰아내는 녀석들도 있다. 이런 개체는 단독 사육하는 것이 좋다. 다만, 베타처럼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몰아내고 싸우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너무 많은 숫자만 아니라면 여러 마리를 함께 키울 수 있다.

버들붕어 수조

단, 여러 마리를 합사해서 키우다 보면 잦은 충돌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지느러미가 짧아지는 경우가 많다. 멋진 지느러미를 가진 개체라면 단독 사육하는 것이 지느러미 모양새 유지에 좋다.

수조사육의 역사가 짧은 어종이라 대부분 야생성을 강하게 보인다. 예를 들면, 수조 위에서 뭔가 움직임이 느껴지면 천적인 새로 인식을 하고 황급하게 숨을 곳을 찾는다.

물 위로 솟구쳐 오르는 점프 능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수면 근처를 나는 날벌레를 잡아먹기도 하기 때문에 뚜껑이 없는 수조에는 키울 수 없고, 뚜껑이 있다고 하더라고 물고기가 빠져나올 수 있을 만한 크기의 구멍은 그물망 등으로 모두 막아야 한다.

점프력이 정말 놀랍기 때문에 수조사육 시, 흔히 겪는 문제가 수조 밖으로 물고기가 튀어나오는 것이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물 밖으로 떨어지면 10분을 넘기지 못하고 죽지만, 버들붕어는 래버린스 기관이라는 독특한 기관 덕에 서너 시간 정도는 물 밖에 나와 있어도 쉽게 죽지 않는다. 정확하진 않지만 경험에 의하면 6시간 정도는 쉽게 생존하는 것 같다.

혹여라도 물 밖으로 뛰쳐나온 버들붕어를 발견했다면, 즉시 물에 넣어서 움직임이 돌아오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죽었다고 생각될 정도로 표피가 말랐던 녀석도 물에 넣으면 잠시 후 호흡과 미세한 움직임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으니까.

수조 내부 구성은 물살이 빠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천천히 흐르는 정도면 좋은데, 간혹 래버린스 기관으로 공기호흡을 하기 때문에 기포기나 여과기를 넣지 않고 키우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한다.

아시다시피 수조에는 버들붕어만 사는 것이 아니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꼭 필요한 여러 박테리아가 함께 살아간다. 이러한 박테리아는 배설물 분해, 여과 등에 관여하는데, 대부분 산소를 필요로 하는 호기성 박테리아다. 따라서 산소공급이 적당하지 않은 물은 이런  박테리아가 살지 못하기 때문에 금방 썩게 된다. 명심하자. 어떤 방식으로든 수조의 물은 계속 순환시켜줘야 한다.

버들붕어 ♂

일반적으로 물고기는 주변환경에 맞춰 색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 밝은 바닥재가 깔린 곳에선 밝은 주변색에 맞춰 스스로 체색을 옅게 만든다. 버들붕어는 체색을 수시로 바꿀 수 있고, 변화의 폭도 굉장히 크다. 따라서 밝은 계통의 바닥재를 쓰거나 수초가 전혀 없는 환경에서는 버들붕어 특유의 짙은 체색을 내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바닥재는 반드시 어두운 색 계열로 가능하면 수초도 풍성하게 가꾸는 것이 멋진 체색을 감상하기 적당하다.

사료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육식성 어종이다. 육식성 잡식도 아니고 100% 육식이다. 야생에서는 수서곤충, 동물성 플랑크톤, 물고기 치어 등을 주요 먹이로 삼는다. 따라서, 곡물이나 곡물 부산물이 많이 혼합된 사료는 좋지 못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주로 수면 부근에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입모양 역시 수면을 향해 있다. 이러한 물고기들은 대부분 수면에서 오래 머무르는 플레이크 타입의 사료가 적당한다. 동물성 성분이 주를 이루는 플레이크 타입 사료라면 특별히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다. 세라 바이판, JBL 갈라, 테트라민 등을 추천할 만하다.

반대로 바로 가라 앉는 침강성 사료는 좋지 못하다. 행동특성 상, 바닥에서 먹이활동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바닥으로 가라앉은 사료는 제때 처리되지 못하고 부패하기 쉽다.

생먹이로는 장구벌레, 생이새우 등을 잘 먹는 편이다. 냉동 혹은 건조된 상태의 것도 두어 시간 이상 물에 불렸다가 넣어주면 잘 먹는다.

질병

더러운 물에서도 산다는 오해 때문에 정말 말도 안되는 환경에서 버들붕어를 키우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버들붕어도 당연히 깨끗한 물을 좋아하고, 수질이 나빠지면 여러 질병에 시달린다.

외부질환으로는 곰팡이, 세균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부병, 내부질환으로는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복수병, 부레 이상이 흔하다. 내부질환은 대부분 수질오염, 과식 등과 연관이 있다. 한꺼번에 많은 사료를 주기보다는 조금씩 자주 주는 것이 좋고, 다 자란 성어는 주 1회 정도 금식을 시키는 것이 과식으로 인한 소화기계 질병 예방에 좋은 방법이다.

월 2회 이상의 부분환수와 3~6개월 사이에 한번씩 바닥재 청소를 권장한다.

번식

번식에 관한 내용은 따로 정리한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http://epician.tistory.com/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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