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생활

민물조개 찾아 30KM

epician 2013. 10. 13. 17:30

완연한 가을에 접어들어 실내수조의 수온이 각시붕어 번식기와 비슷해졌습니다. 그 때문에 산란관을 내린 암컷이 자주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인공수정 시도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탓에 이번엔 자연번식을 시도해보려고 민물조개를 찾으러 나섰습니다.
(납자루아과의 물고기는 민물조개에 산란을 합니다.)

어디 사는지 찾아보니 강, 저수지 심지어 농수로! 농수로에서 조개를 채집했다는 사진을 살펴보니 제가 사는 곳 근처도 저런 농수로는 널려있다는 생각이 퍼뜩 스칩니다. 햇볕 본지도 오래되고 해서 광합성 겸 민물조개 채집 겸, 자전거를 끌고 나서 봅니다.

동네 개천가에 쪼그리고 앉아서 물 속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민물조개로 추정되는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ㅎㅎㅎㅎ
농수로도 뚫어져라 훑어봐도 조개는 커녕 지나간 흔적 조차 보이질 않는군요. ㅡ.ㅡㅋ

▲ 베스 & 향어로 추정되는 물괴기

엊그제 비가 많이 내렸는데, 그 탓에 위 쪽 양어장에서 흘러나온 듯한 향어로 보이는 팔뚝 만한 물괴기(!)가 개천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 하천은 수 년 전, 베스가 유입되어 토종 물고기는 전멸에 가까운 상황을 맞은터라 최근엔 붕어낚시하는 사람도 본 적이 없는 그런 하천입니다.

물론 생활하수 탓에 물도 드럽습니다. 손 담궜다 빼면 상당히 불쾌한 냄새가 납니다. 대략 3~5급수 왔다갔다 하지 않나 싶어요.

향어떼

위쪽에서 향어가 돌아다닌 걸 보고 신기해서 한참 구경하다 밑으로 내려오니 이번에 떼로 모여있네요. 팔뚝만한 크기도 여럿 보입니다.

이 개천과 근처 농수로를 매의 눈으로 훑어봐도 조개는 커녕 죽은 껍데기도 안보입니다. 여긴 아닌가 싶어서 더 멀리 가봅니다.

▲ 다른 개천 하류

여긴 은어로 추정되는 물고기가 제법 많이 보이네요. 산란하러 올라왔나 봅니다.
레이저라도 쏠 수 있을 듯한 눈빛으로 훑어봐도 역시나 조개가 지나간 흔적은 커녕 비슷해 보이는 것도 없습니다.

근처 농수로에는 해적생물인 주먹만한 왕우렁이 말고는 패각류라곤 흔적 조차 못찾겠습니다. ㅡ.ㅡㅋ

비슷해 보이는 게 있으면 혹시나 싶어 손을 넣어서 꺼내보면 돌. 어김 없이 돌, 또 돌댕이.

이 너른 들판에 내게 몸을 의탁할 조개 한 마리 없단 말인가! ㅠ.ㅠ

한참 자전거 탈 땐 1년에 두어 번은 오던 곳인데, 요즘은 자전거를 거의 안타서 여기도 2년여만에 다시 오는 거 같네요.

못보던 길이 뚫려서 안으로 들어가보니..

예전에 공사하던 게, 이 공원을 만드는 거였군요. 예전엔 없던 공원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손양원목사기념관이라는데, 타이틀이 참 무시무시합니다. 들어가보진 않았습니다.

깨끗하고 조용하고 정말 좋은데, 인근 축사에서 밀려드는 똥냄새는 정말 참기 힘듭니다. 똥냄새 맞고 있으니 갑자기 나도 똥이 마려운거 같고 ㅠ.ㅠ 얼른 자리를 뜹니다.

조개는 커녕 껍데기도 구경 못하고 광합성만 실컷하고 복귀 ㅡ.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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