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물벼룩 채집방법을 실험 해보려고, 논흙을 퍼왔다가 우연히 내구란에서 부화된 참물벼룩(Daphnia Pulex)의 배양후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꽤 오래 전부터 모이나보다 큰 대형종을 배양해보고 싶었으나, 번번히 채집에 실패하고 잊어버리고 지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방법으로 채집이 됐습니다. 현미경이 없는 관계로 정확한 동정은 불가능하고, 성체크기 2.5mm ~ 3mm 내외의 크기로 참물벼룩이라고 추정했습니다.
▲ 성체 4마리 분리 첫날
논흙을 퍼와서 실내에서 부화시킨 후, 바글 바글한 모이나 물벼룩 사이에서 찾아낸 참물벼룩 성체 4마리입니다.
초기 세팅은 300cc 정도 되는 컵에 담고 E.M. 한방울씩 먹이면서 증식을 시도했습니다.
▲ 1주일 후
성체 4마리가 안정적으로 증식하길래, 1주일 후 1000cc 컵으로 옮겨담고 냉동 클로렐라와 E.M. 등을 먹이로 주면서 확대배양 시켰습니다. 약 2주 후엔 더 큰 통이 필요할 정도로 안정적으로 배양이 됐습니다.
일반적인 배양과정은 모이나 물벼룩과 크게 다를 바 없고, 물고기들의 선호도 역시 모이나 물벼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전에 송장헤엄물벼룩으로 추정되는 물벼룩은 물고기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어서 엎어버렸는데, 참물벼룩은 아주 좋아합니다.
▲ 성체 4마리로 시작하여 약 1주일 후 상황.
참물벼룩을 배양시켜보니 몇 가지 장단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물벼룩을 배양하는 이유가 치어 먹이로 쓰기 위함인데, 모이나 물벼룩과 비교하면 참 애매한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장점:
- 유생(치물벼룩)의 움직임이 느려서 치어가 사냥하기 수월합니다. 모이나 물벼룩과 비교하면 움직이는 속도는 절반 정도.
- 생태 사이클이 일정한 편이라 개체수 유지가 쉽습니다. 모이나 물벼룩은 간혹 컨트롤이 안될 정도로 폭풍증식을 하거나 내구란이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생산량(?)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참물벼룩은 짧게 키워본 바 이런 상황이 없습니다. 내구란을 단 개체가 보이더라고, 먹이를 조금 넉넉히 유지시켜주면 금새 내구란을 달았던 개체는 없어집니다.
그리고 단점:
- 생태 사이클이 너무 깁니다. 유생이 성체로 성장하기까지 너무 긴 시간(1주일 정도)이 걸립니다. 따라서, 배양통 하나에서 나오는 생산량이 적습니다. 모이나 물벼룩은 여건만 갖춰지면 폭풍증식을 하기 때문에 상당한 양이 생산되는데, 참물벼룩은 생태 사이클이 길어서 증식되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네요.
호기심에 배양을 해보긴 했는데, 가장 중요한 목적인 치어먹이용으로 적합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판단됩니다. 현재는 시즌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대충 생산되는대로 성어 간식용으로 넣어주고, 번식 시즌이 도래하면 모이나 물벼룩 한 종만 키워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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