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하드웨어

크립스 NB-S2 블루투스 넥밴드

epician 2015. 2. 12. 00:51

운동할 때, 음악을 즐겨듣습니다. MTB 탈 때는 노키아 X6 뮤직폰을 핸들바에 거치해서 듣고 다녔는데, 로드사이클은 핸들바가 비좁아서 거치할 공간이 마땅치 않습니다. 삼백년 전에 단종된 모델이라 거치대 구하기도 쉽지 않고요.

그래서, 자전거 2대 사이를 옮겨다니기 편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뭔가를 찾다가, 미니 블루투스 스피커와 블루투스 넥밴드를 일단 질러봤습니다. 블루투스 스피커는 배송 중 실종 상태, 택배의 행방이 묘연 ㅡ.ㅡㅋ

크립스 NB-S2 넥밴드는 작은 외장 스피커가 달려 있어서 목에 걸어놓으면 따로 이어폰 귀에 안꼽아도 됩니다. 운동할 때, 귀에 이어폰 꼽는건 미친 짓이죠. 절대 금물~

이걸 사기 전에 가장 고민됐던게 외장 스피커의 음량과 과연 자전거 타는 중에 바람소리에 묻히지 않고 잘 들릴 것인가 등등 이었습니다. 아무리 뒤져봐도 다른 분들이 써놓은 사용기엔 그런 게 없어요. ㅡ.ㅡ;;

1. 사양

2. 음색

이어폰 음색은 그냥 그래요. 저는 평범한 (그러나 튜닝이 쉽지 않은) 플랫에 가까운 음색을 좋아합니다. 크립스 NB-S2는 음성통화에 비중을 더 할애한 탓인지 음성 영역대가 살짝 강조되어 있습니다. 이퀄라이저 밴드에 비유하면, ⌒ 이런 모양에 가깝습니다.

애초에 이러한 튜닝을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어쩌다보니 이런 이어폰 유닛을 넣은건지 몰라도 음악감상용으론 살짝 감흥이 부족한 음색입니다.

외장 스피커는 너무 작아서 음색을 기대하긴 힘들고요. 당연하지만 저음 빼곤 잘 들립니다. ㅎㅎ

3. 음질

7~8년 전쯤에 블루투스 이어폰 한번 써보고 그지 같은 음질에 경악 했는데, 최근 APT-X 지원 제품은 나름 훌륭하네요. CD랑 MP3 음질로 구분 못하는 분들 많으시죠? 다행히 저는 CD랑 MP3 구분 가능합니다. ㅎㅎ;;

감상 소스로는 최대한 고음역이 덜 깍여나간 AAC 512Kbps를 넣고 들어봤습니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들어보면 뭐랄까 유선에 비해선 음압이 5% 정도 떨어지는 느낌인데, 무선과 유선의 차이를 단박에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음질은 괜찮습니다.

단, 제품의 문제인지 확실하진 않으나, 배경이 조용한 음악 그러니까 잔잔한 피아노 솔로 같은 구간에선 시그널 노이즈가 유입됩니다. 와이파이 간섭현상인가 싶어서 공유기도 꺼보고, 형광등도 꺼보고 별 짓을 다해봤으나 시그널 노이즈가 미세하게 끼는건 사라지질 않습니다. 팝이나 락음악 들을 땐 다른 소리에 묻혀서 안들리는데, 배경이 조용한 구간에선 노이즈가 약간 귀에 거슬립니다.

4. 외장스피커 음량

실내에서 목에 걸고 들어보면 (당연히) 저음빼곤 잘 들리는데, 과연 이게 실외에서 자전거 탈 때 바람 소리에 묻히지 않고 잘 들릴까 걱정을 좀 했습니다. 음량은 일반적인 스마트폰 스피커 음량보다 약간 작은 수준입니다만, 최대 볼륨으로 키워도 소리가 찢어지질 않습니다. 스마트폰 내장 스피커는 대부분 70~80% 정도의 볼륨부터 알아듣기 거북한 수준으로 찢어지기 시작하지요.

최대 볼륨에서도 소리가 찢어지거나 뭉개지지 않고 잘 나오는걸 아래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의 허접한 핀 마이크 성능 탓에 소리가 제대로 녹음이 되질 않았네요. 실제 음량은 동영상에 녹화된 것보다 훨씬 큽니다.

우려와 다르게 실외에서도 바람소리에 묻히지 않고 잘 들리네요. 상체를 세운 상태에서 바람을 바로 맞으면 시속 35km까지는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이 넘어가면 바람소리에 묻히기 시작합니다. 상체를 숙여서 바람을 피하는 자세(드롭바 하단 잡은 상태)에선 약 40km/h까지도 뭘 듣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상 속도를 내면 안들리기 시작하는데, 자전거 타다가 시속 35km 이상 올리는 구간이 많질 않으니 이 정도면 훌륭합니다.

[참고] 날씨가 차서 비니를 쓰고 귀를 덮은 상태였습니다. 비니를 쓰게 되면 약간의 소음차폐와 귀를 때리는 풍절음 감소가 있음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5. 러닝 타임

만충전하고 외장 스피커 최대 볼륨으로 틀어놓으니 2시간 만에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알림이 뜨고 그 상태에서 약 5분 후에 전원에 나갔습니다. 바깥 기온이 영상 8~10도 사이였으니 배터리 성능에 크게 영향을 줄 정도의 날씨는 아니었고요.

최대 볼륨으로 대략 2시간 남짓이라고 보면 될거 같습니다. 설명서에는 중간 볼륨으로 5시간 간다는데, 늘어지고 조용한 노래만 들으셨나 봅니다;; 생각보다 러닝 타임이 짧아서 당황스럽네요.

Updated

외장 스피커의 러닝타임을 정리해보니 볼륨 100%로 2시간, 볼륨 90%로 2시간 30분, 볼륨 80%로 3시간에서 3시간 30분 정도 갑니다. 볼륨을 80% 이하로 사용하면 운동할 때, 충분히 쓸 수 있을 정도의 러닝타임입니다.

6. 그 밖의 이상한 점들

동봉된 이어팁이 제 귀에 하나도 안맞아요. 동봉된 팁은 노란색인데, 제일 큰 것을 끼워도 제 귀엔 밀착이 안되고 소리가 샙니다. 굴러다니는 안쓰는 이어팁 중에 하나로 교체해서 해결.

뒤에 오는 자동차를 확인하려고 왼쪽으로 고개를 확 돌리면, 통화버튼이 눌리는 경우가 있네요 (겨울이라 옷이 두꺼워서 그런 겁니다). 음악이 끊기더니 뭔 이상한 소리가 나서 뭔가 했는데, 통화버튼이 눌리면서 엉뚱한 전화가 걸렸더라는;;;; 그 후로 고개 돌릴 때마다 은근 신경쓰이네요. ㅡ.ㅡㅋ

박스는 NB-S2 Outdoor 인데, 정작 페어링된 이름은 NB-S2 Bike ㅋㅋ 단종 후 끝물이라 재포장 제품인가 봅니다.

이 제품은 단종되고 후속제품으로 NB-S3가 나왔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하드웨어적으로 차이나는 거라곤 NFC 지원 유무 밖에 없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싼 가격인 NB-S2를 골랐는데, 평범한 색상은 찾을 수가 없고 노란색 밖에 없네요;;

사진상으론 약간 더 짙게 나왔는데, 실물 색깔은 사진보다 밝은 톤의 자비 없는 샛노랑입니다. 주황색 톤이 약간 나는 고급스런 노란색이 아니고, 그냥 자비 없는 노란색입니다. 아무리 뜯어봐도 색조합에 실패한 케이스네요.

그리고 진짜 이상한 점은 스피커 모드로 돌려놔도 이어폰 유닛에서도 소리가 나오고요. 음성안내 멘트 그러니까 "전원을 켭니다", "전원을 끕니다" 같은 안내멘트는 이어폰 유닛에서만 나옵니다. 좀 많이 당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