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생활

체리새우님들이 일으키신 기적 "이끼제거"

epician 2015. 12. 30. 21:33

버들붕어를 키울 땐, 잔반처리 및 이끼제거 목적으로 줄새우를 넣어서 키웠습니다. 생이새우 같은 약한 녀석들은 버들붕어에게 잡아먹히고 맙니다. 그래서, 청소능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잔반처리 능력 하나는 확실한 줄새우를 합사시켰습니다. 줄새우도 나름 쏠쏠한 역할을 합니다. 가끔 탈피할 때 재수 없게 걸리면 버들붕어 영양간식이 되기도 하고.

버들붕어를 정리하고, 열대어로 업종(?)을 바꾼 후, 생이새우를 합사시킬까 하다가 보는 맛도 좀 느껴보려고 체리새우를 넣었으나 망테크를 줄줄히 타고 있습니다. 청소는 커녕 존재감 전혀 없는 상태;;;

유목에 묶어둔 나나 잎엔 검은 이끼가 수북히 덮였으나 줄어들 기미가 없습니다. 미크로소리움은 워낙 성장이 빨라서 가끔씩 이끼가 많이 낀 잎은 잘라내 버립니다. 헌데, 나나는 몇개 되지도 않는 잎 자르기도 뭐하고 해서 체리새우들이 먹어치워주기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에구~ 망테크 타는 녀석들한테 너무 많은 걸 바랬나 봅니다. 전혀 개선의 기미가 없네요.

시커멓게 뒤덮힌 이끼가 도저히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유목을 꺼냈습니다. 처음엔 식초요법을 쓸까 했으나, 옆에 감긴 모스가 거슬려서 체리새우 번식용으로 돌리는 수조에 유목을 넣어줬습니다. 여기서 처리 안되면 최후의 카드 식초요법.

식초요법

식초와 물을 1:10으로 희석해서 분무기에 담아 이끼가 앉은 수초잎에 뿌리면 이끼가 식초의 영향을 받아서 죽습니다. 축축히 젖을 정도로 뿌려서 10분 정도 방치하면 됩니다. 중간에 수초 잎이 마르면 한번 정도 더 뿌려주셔도 무방하며, 처리 후엔 흐르는 물에 깨끗히 씻어서 수조에 다시 넣습니다.

주의할 점은 잎이 얇은 수초엔 이 방법을 쓸 수 없습니다. 미크로소리움이나 나나처럼 잎이 두꺼운 수초는 무방하나 잎이 얇은 수초는 이끼와 수초잎이 같이 녹아버립니다. 특히, 모스 종류는 직방이니 절대 식초요법 쓸 생각 하시면 안됩니다. 될까 안될까 궁금할 때는 시험삼아 조금만 처리해서 안전한지 확인한 후에 쓰세요. 그리고, 식초 희석액은 가급적 수초뿌리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식초는 아무거나 써도 상관 없으나, 2~3배 양조식초는 그 만큼 희석배율을 높여줘야 합니다. 진하게 희석되면 이끼도 녹고, 수초잎도 같이 녹으니 주의.

이 과정을 거치면 이끼는 곧바로 죽습니다만, 죽은 이끼가 바로 떨어져 나가진 않습니다. 검정색 계통의 이끼는 갈색으로 탈색됐다가 다시 흰색으로 탈색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떨어져 나갑니다. 특히 생물병기로 쉽게 처리되지 않는 붓이끼, 실이끼에 효과가 좋습니다.

돌격 앞으로!

유목에 붙은 체리새우번식 수조에 유목 투입, 1일차

대략 성체가 8~9마리, 2개월령 정도되는 치비가 50마리 이상 있는 수조입니다. 유목을 담궈주자 곧바로 전투적으로 올라탑니다. 저 검은 이끼가 제거될지는 아직 미지수.

이끼 중에 과도한 조명이나 직사광선을 받으면 잘 생기는 실이끼, 녹색점이끼 그리고 인산염이 많이 축적되면 발생하는 붓이끼 등은 새우와 같은 생물병기로는 처리가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낮은 조명에서 잘 생기는 갈색이끼, 검은이끼, 솜털이끼 종류는 생물병기로 쉽게 제거되는 편입니다.

2일차

2일차

약간의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최근에 새로 올라온 잎을 제외하곤 아예 새까맣게 이끼가 뒤덮힌 상태였는데, 곳곳에 이끼가 뜯겨나간 구멍이 보입니다.

3일차

3일차

헉! 윗쪽에 있던 잎 하나는 깔끔하진 않아도 거의 다 떨어져 나갔습니다. 체리새우님들이 일으키신 기적에 감탄 ㅋㅋ

4일차

4일차

대부분의 나나잎이 제 색깔을 찾았습니다. 물론 그 위쪽에 있는 자와모스도 굉장히 깨끗하게 세탁 ㅋㅋ

5일차

5일차

4일째에 마무리하고 빼낼까 했는데, 다른 일 때문에 바빠서 그냥 더 쳐박아놨습니다. 하루 더 넣어뒀더니 한결 더 깨끗해졌습니다. 체리새우님들이 대역사를 일으키셨네요 ㅠ.ㅠ

본수조로 리턴~

5일째에 꺼내서 본수조로 옮기고, 덤으로 번식시킨 2개월령 치새우 20여마리도 이주시켰습니다. 체리새우들이 얼른 안정권에 접어들었으면 좋겠는데, 코리도라스한테 치이고 감당 안되게 번식을 해대는 구피들 탓에 수질관리가 쉽지 않네요. 진짜 구피는 키우는 것보다 새끼 못낳게 막는 게 더 힘든 듯 싶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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