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 후기

산 넘어 화양면 일주

epician 2017. 6. 5. 14:09

대타

2주 연속 장거리 라이딩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로드 싸이클 타이어에 문제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코스 변경.

크랙이 발생한 로드 타이어크랙이 발생한 로드 타이어

지난 장거리 라이딩 후, 자전거가 거지꼴이길래 청소하다가 뒷타이어의 크랙을 발견했습니다. 이 상태로 장거리 라이딩을 가긴 불가능해 보이네요. 하는 수 없이 오랜만에 MTB를 꺼내타고, 그간 가본 적 없는 화양면 간도산, 서이산, 안양산 임도를 한꺼번에 넘어보기로 합니다.

경로

전체 경로전체 경로

라이딩 경로는 소호동 -> 화양면 나진리 -> 화동리 -> 간도산 -> 고봉산 -> 이목리 -> 서이산 -> 이천리 -> 소라면 복산리 -> 덕양리 약 60KM.

아래는 산악구간 경로만 확대한 것.

산악구간 경로산악구간 경로

화양면 새 도로

임시 개통한 화양면 새 도로임시 개통한 화양면 새 도로

공사 중인 화양면 새 도로가 일부 구간을 임시개통했네요. 나진리에서 화동리(화양고)로 넘어가는 언덕인데, 새 도로로 우회하도록 일부구간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화양면 새 도로화양면 새 도로

옛날 도로는 중간에 경사가 너무 급한 곳이 있었는데, 새 도로는 평탄화 작업을 해서 급경사 구간은 없네요. 훨씬 수월하게 올라왔습니다. MTB를 타고 올라온 거라 로드 싸이클로 다시 오면 느낌이 조금 다를 수도 있겠네요. 언덕길은 기어비 널널한 MTB가 갑! ㅎㅎ

임도가 아닌가?

비포장 산간도로화동리를 지나서 진입한 산간도로

화양면 고봉산 - 봉화산에 올라가는 길은 보통 화동저수지와 산전마을을 지나는 경로인데, 제가 선택한 코스는 안포리 근처에서 간도산 기슭을 타고 올라가는 길입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은 콘크리트 포장된 구간이 많고, 평탄한 곳은 대부분 비포장이네요. 딱 좋아하는 구성인데, 조금 이상한 게 임도라고 하기엔 도로폭이 협소한 곳도 있고, 경사도가 너무 심각한 구간이 많습니다.

임도인가 방화선인가 많이 헷갈립니다.

솜털 같은 씨앗을 품은 풀

멀리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산간도로

하필 제일 더운 시간대에 오르막을 오르려니 딱 죽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치는 죽여주네요.

수풀이 우거진 산간도로수풀이 우거진 구간

이런 길을 보면 딱 방화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도라고 하기엔 폭이 너무 협소해요.

급경사의 산간도로급경사 구간

중간 중간 경사도 20%를 우습게 넘기는 구간이 있습니다. 미쳐버리는 줄..

급경사의 산간도로급경사 구간

여기가 구간경사 25% 이상 됐던거 같아요. 보자마자 입에서 욕이 ㅋㅋ 올라가는 내내 앞바퀴가 들썩 들썩, 엉덩이 근육까지 뻐근해집니다. 이 무식한 경사도의 언덕길을 넘고나서 체력 고갈. ㅠㅠ

고봉산 관통도로에서 내려다 본 바다가 보이는 풍경고봉산 관통도로에서 내려다 본 풍경

피똥 싸면서 올라온 고봉산 관통도로에서 내려다 본 풍경입니다. 이때가 오후 4시 무렵, 언덕길에 지치고 더위에 지치고.

이목리 산 중턱에서 내려다본 풍경이목리 산 중턱의 풍경

고봉산 관통도로를 내려와서 농로길을 타고 화양면 이목리로 넘어갔습니다. 시계가 좋아서 건너편 고흥반도가 또렷하게 보입니다. 처음 와보는 곳이라 외지여행하는 것처럼 풍경이 낯서네요.

모내기를 마친 계단식 논계단식 논

넓은 옥수수밭 아래로 바다가 보이는 풍경옥수수밭 아래로 보이는 바다

우왕~ 그려놓은거 같은 풍경이 정말 예술입니다.

바다 건너 멀리 보이는 팔영대교바다 건너 멀리 보이는 팔영대교

어지간한 산간도로를 능가하는 경사도의 서이마을길을 따라 서이산 임도에 진입했습니다.

콘크리트 포장의 서이산 임도 초입부서이산 임도 초입부

여기선 정말 지쳐서 더 못가겠더군요. 엉덩이 깔고 앉아서 한 20분 쉬었습니다. 임도 초입까지 오는 마을길(서우개길)도 아주 꼼꼼하게 오르막이 장난 아닙니다. 오늘 오르막길 원 없이 타고 가네요. ㅠ.ㅠ

서이산 임도는 산책하는 기분으로 넘을 수 있는 경사도인데, 분위기가 영 안좋네요.

산 중간에 기도원이 하나 있던데, 분위기가 너무 음산하고, 왠 개들을 그렇게 많이 묶어놨는지, 개들이 사납게 짖어대는 통에 기분이 영 께름칙합니다.

서이산을 넘고나면 안양산을 넘을 계획이었는데, 너무 지쳐서 안양산을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 산은 다음에 가기로 하고 패쓰~ 그 뜨거운 한낮에 간도산 넘어오면서 방전이 너무 심하게 됐어요 ㅠ.ㅠ

흙먼지 뒤집어 쓴 신발흙먼지 뒤집어 쓴 신발

간만에 산악 라이딩을 했더니 신발이 흙먼지로 뒤덮혀서 장난 아니네요. 정말 끌바 안한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힘든 라이딩이었네요. 제일 더운 낮시간에 이 미친짓을 했으니 ㅎㅎ

그간 화양면 방향과는 별로 연이 없어서 이쪽에 못 가본 산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2개를 한꺼번에 찍고 왔으니, 이제 여수 시내권에서 가보지 못한 산은 화양면 안양산 딱 하나만 남았네요. 여긴 다음에 기회되면 가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