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여수 구봉산 - 장군산 등산

epician 2018. 2. 12. 10:27

참으로 오랜만의 산행이다.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등산은 거의 3년여 만에 처음이지 싶다.

등산 경로경로

등산 경로는 국동 귀인아파트 옆의 구봉산장을 들머리로 잡았다. 이후 구봉산 송신탑 → 한재 → 장군산 통신탑 → 장군바위 → 광무동 럭키아파트 순. 거리로는 대략 5KM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GPS 기록상으론 5.5KM 정도 찍혔으나 이건 마지막에 길을 못찾고 한참을 헤맨 결과라서 실제 거리보단 조금 더 나왔다.

구봉산

구봉산장 방향으로는 처음 와보는데, 초반부터 경사가 상당하다. 준비운동 없이 바로 시작했더니 무릎이 나갈거 같은 압박감이 든다. 마을 근처의 콘크리트 길을 벗어나면 아래와 같이 잘 정비된 등산로가 나온다.

돌계단으로 잘 정비된 등산로등산로 초입

이쪽 방향은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다.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당황스러울 때도 있긴 하지만, 여행이든 산행이든 낯선 게 좋다. 나는 그 낯선 느낌을 즐기기 위해 나서는 부류인거 같다.

구봉산 중턱에서 바라본 여수 국동 풍경국동, 경도 풍경

낯선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다 보니 뒷편으로 국동과 경도가 내려다 보인다. 이건 익숙한 풍경.

아침에 빗방울도 약간 흩날리고 해서 우산까지 챙겼건만 날씨는 야속하게도 미세먼지 가득이다.

가파른 등산로 끝에 놓인 계단오르막 종반부 쯤에 있는 계단

중반부 이후부터 가파르게 치솟던 등산로가 저 계단을 지나면서부터 정상부의 완만한 능선길로 바뀐다. 구봉산을 좀 만만하게 봤었는데, 이 코스는 경사가 제법 가파르다.

도시락을 챙길까 말까 고민하다 3시간 쯤이면 끝나겠다 싶어서 행동식으로 초코바 2개만 챙겼는데, 구봉산 정상 보기도 전에 허기가 느껴진다. 구봉산 능선길에 접어들면서 급한데로 초코바 하나 까먹으면서 걸었다. 이런 평탄한 정상부 능선길이 긴 산이 좋던데, 구봉산은 아쉽게도 너무 짧네.

정상부 능선길 숲 너머로 살짝 보이는 송신탑숲 너머로 멀리 보이는 송신탑

숲 너머로 정상부의 송신탑이 보이기 시작한다. 짧은 능선길이 거의 끝나가나보다.

작은 소나무 사이의 벤치

구봉산 정상의 송신탑을 올려다 본 모습구봉산 송신탑

송신탑을 끼고 왼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구봉산 정상이다.

해발 388M 구봉산 정상 표지석구봉산 표지석

구봉산 정상은 정말 오랜만에 와보는거 같다.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

구봉산 정상에서 여수 구도심을 조망한 파노라마 사진여수 구도심 전경

아~ 미세먼지 탓에 풍경사진은 죄다 똥망이다. 오랜만에 보는 구도심의 전경도 꽤 복잡해졌구나.

건너편으로 보이는 장군산 정상부장군산 정상부

멀리 건너편의 장군산 정상부가 보인다. 이제 구봉산을 내려가서 저 산을 오를 예정.

나이 탓인지, 안쓰던 근육들이 난리가 난 탓인지 구봉산을 내려가는 길이 꽤 힘겹다. 스틱 없이 내려가려니 무릎에도 조금 무리가 가는 느낌이고. 여튼, 한재를 거쳐서 장군산 등산로 초입에 들어서니 큰 표지판이 보인다.

장군산

장군산 둘레길 안내도안내 표지판

장군산에도 둘레길이 있나보다. 좌측이 둘레길이고 우측이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다.

장군산 등산로장군산 등산로

한재 방향에서 올라가는 장군산 등산로는 가파른 경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지그재그로 경사를 줄이는 구간도 없고 거의 일직선으로 쭈욱 직진이다. 정말 만만치가 않다.

통신탑 건물 옆으로 묘가 하나 자리잡고 있는 장군산 정상부장군산 정상부

장군산 정상부에 묘가 하나 있다. 도대체 왜 여기다 묘를 썼을까? 그 자손들은 얼마나 고생을 하고 있을지...

장군산 통신탑통신탑

처음 올라온 장군산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면서 한참을 조망했다.

여수 신도심 전경여수 신도심 전경

구봉산에선 구도심이 잘 보인 반면, 장군산에서 신도심이 잘 보인다. 언제 저렇게 많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을까 싶을 정도로 눈길 닿는 곳 마다 빼곡하게 세워진 아파트 숲이 장관이다.

장군산 정상부에서 한참 구경하다, 발걸음을 돌려 하산길로 향하던 중...

발길이 뜸해 이미 묵어버린 등산로장군사 방향 하산길

장군사 방향으로 하산길을 택했는데, 여긴 등산객이 많지 않아서 길이 묵어버렸다. 누군가 드문드문 꽂아놓은 막걸리병이 그나마 이정표가 되어주었다.

길이 잘 보이지 않는데, 낙엽마저 두껍게 깔린 가파른 내리막길은 정말 그 상태가 최악이었다. 산짐승들도 이런 길로는 안다니겠지.

그렇게 힘들게 내려와서 작은 쉼터에 도착하니, 대략 2시간 50분이 소요된 상태였다. 예상 시간에 얼추 근접했다. 쉼터에서 잠깐 앉아서 지저분해진 바짓단을 정리하고 다시 일어섰다.

장군바위장군바위

이게 장군바위인거 같은데, 얼핏봤던 다른 표지판에선 촛대바위로 적혀 있었던 거도 같다. 같은 장소에 두 명칭이 쓰이는건지, 촛대바위는 다른건지 확실치 않다.

이 옆을 돌아서 나가면 장군사 뒷편으로 나갈 수 있다고 등산지도에 나오는데, 길이 묵어버린 탓에 나가는 길을 못찾고 무려 30분을 헤맸다. 답답한 길상태를 보고나서 차라리 일찍 다른 방향으로 내려갈걸, 왜 그렇게 멍청하게 헤맸나 모르겠다. ㅎㅎ

장군바위 아래의 작은 너덜지대장군바위 아래 너덜지대

온갖 잡목이 우거진 이 너덜지대를 좌우로 샅샅히 찾아봐도 도무지 길이라고 생각되는 출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장군바위 위에서 내려다봐도 길의 흔적이 보이지가 않는다. 30분간 사방을 헤매다 결국 포기하고, 발길을 돌려 럭키아파트 뒷편으로 내려왔다.

행여라도 이 방향으로 등산계획을 잡으셨다면 럭키아파트 뒷편길을 이용하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이왕이면 아예 이쪽 방향으로는 장군산 정상으로 가지 마시라고 권해 드린다. ㅎㅎ

도심 근처의 산이라 등산로 정비가 잘 되어 있으리라는 예상을 깨고, 장군산 하산길이 꽤 어려웠다. 사고 없이 내려와서 그나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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