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러 나갈까 하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 등산을 하기로 급~ 결정했다.
고락산 정상은 몇 번 갔었는데, 정작 고락산성 보루를 제대로 둘러보질 못했다. 그래서, 고락산성 보루도 둘러볼 겸, 가본 적 없는 바로 옆의 호암산도 가볼 겸 그렇게 마음먹고 나섰다.
경로는 중앙하이츠 아파트 → 고락산 정상 → 문수동 주택단지 → 기찻길 폐선부지 → 호암산 정상 → 충무고등학교 순으로, 총 9KM 정도 걸었는데, 그중 산행구간은 6KM 정도였다.
진달래
불과 며칠 사이에 사방이 온통 봄꽃이다. 올 봄은 늦게까지 겨울추위가 매서웠던 탓인지, 온갖 봄꽃이 다투 듯 한꺼번에 피어나서 장관이다. 목련, 진달래, 개나리, 벚꽃까지 정말 며칠 사이에 활짝 폈다.
벚꽃
건너편 대학 캠퍼스는 벚꽃이 만개했다. 정말 이렇게 봄꽃이 한꺼번에 피었던 때가 있었던가 싶다.
둔덕재 오르막길
고락산 중턱에서 내려다보는 둔덕재 오르막길의 뷰도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고락산 등산로
도심 가운데 위치한 산이다보니 등산로 상태는 훌륭했다. 굳이 등산바지 안입어도 될 정도로 길도 넓고, 걸리적 거리는 풀도 없다. 오르막 경사도 무난한 수준이다.
멀리 보이는 신월동, 소호동의 바다
중간 중간 바다와 도심이 내려다 보이는 뷰도 나름 나쁘지 않다.
진달래
보통 소나무 숲 아래에선 다른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데, 진달래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붉은 꽃을 피웠다. 소나무 뿌리와 낙엽에선 다른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물질이 분비된다. 자신의 서식지를 지켜려는 일종의 투쟁인 셈인데, 진달래는 그 마저도 이겨내고 자란다.
고락산 표지석
산이 낮다보니 금새 올라왔다. 표지석엔 해발 350m로 새겨져 있는데, 실제 고락산 정상은 고락산성 보루가 있는 곳이 가장 높은 곳으로 해발 335m 정도다.
고락산 정상에서 본 도심 풍경
고락산 자락이 쭈욱 뻣어서 망마산까지 이르는 것이 한 눈에 보인다. 여긴 처음 올라오는 것이라 풍경이 나름 새롭다.
진달래
어딜가나 진달래는 흐드러지게 피었다. 가까이서 보는 진달래는 이렇게 뭉쳐 피는 것 보단, 드문 드문 외로이 피어야 더 붉고 예쁘게 보이는 듯 하다.
고락산 정상부 통신탑
표지석이 있던 곳에서 잠깐 쉬었다 다시 출발했다. 동쪽으로 조금 더 가니 정상부 통신탑과 고락산성 보루가 보인다.
고락산성 보루
예전에 이 근처에 살 땐, 등산은 커녕 운동 자체에 별 관심이 없었다. 여긴 키우던 개를 데리고 개 운동시키러 몇 번 올라왔었는데, 올 때마다 사람이 많았던 터라 정작 이 성터를 자세히 둘러보질 못했다.
고락산성 보루 전경
한때는 여기가 고락산성인 줄 알았으나 여긴 고락산성 보루이고, 진짜 고락산성은 조금 더 아래쪽에 있다.
고락산성 안내판
고락산을 기역산이라고도 부르나 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표지판에 저렇게 낙서를 해놓으면 어쩌나! 조금 몰지각하시다.
우물터
바닥에 약간 물기가 보기긴 했으나 우물로 보이진 않았다. 쓰지 않아 메워진 탓이겠지.
산 꼭대기에 우물이 있다는 게 신기하긴 하다.
구경을 마치고 10여분 정도 내려오면 진짜 고락산성이 나타난다.
고락산성
지금은 서쪽벽만 남아 있는 상태인데, 성터는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넓은 터를 보니 소풍나오기 좋겠다는 생각도 잠깐 들었으나, 여기가 해발 200미터 쯤은 될거라는 생각에 소풍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ㅎㅎ
소나무
아직은 소나무가 조금 작아서 풍경을 압도할 정도의 그림은 안나온다. 한 100년쯤 뒤엔 더 멋지겠지?
고락산성 안내판
고락산성에서 바라본 풍경
고락산성에선 미평동 방향이 한눈에 들어왔다. 도심 뒷편으로 가장 왼쪽이 호랑산, 가운데가 저당산, 그 오른쪽이 봉화산 그리고 오른쪽 끝으로 반만 보이는 산이 호암산이다.
미평동 풍경과 그 동쪽의 호암산
곧 올라갈 예정인 건너편 호암산은 여기서 보니 바가지를 엎어놓은 것 마냥 둥글둥글하게 생겼다.
고락산성 터
고락산성을 구경하고, 내려가는 길은 문수동 주택단지 방향으로 잡았다. 여긴 다니는 사람이 드문지, 등산로가 여태 지나왔던 길보다 좁다.
고락산 등산로, 문수동 주택단지 방향
묵은 길까진 아니지만, 등산로가 비좁긴 하다. 머리 위로 나뭇가지도 자꾸 걸리적 거리고, 오전 내내 여길 지났던 사람이 없었던지, 새벽에 쳐놓은 거미줄이 들러붙어 성가셨다.
큰 도로를 건너서 호암산 들머리를 찾아들어갔다. 근처 폐선부지 공원길을 지나면서 저기가 등산로 들머리겠거니 생각은 했었는데, 막상 가본 것은 처음이라 조심스럽게 들어섰다.
호암산 등산로 들머리 (평지철길)
예상보다 등산로가 꽤 넓다. 그리고, 불이 한번 났었는지 잡목도 별로 없고 꽤 휑한 느낌이다.
등산로 이정표
사전정보 없이 그냥 무작정 오르는 길이라 어디가 정상인지 감이 오질 않는다. 멀리 표지판이 보이길래 다 올라온건가 싶었는데, 아직 1KM 남았단다. 오르는 길 내내 넓은 능선길이라 그늘이 하나도 없다. 여름에 여길 올라오면 타 죽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호암산 정상
지나오다 보니 운동기구가 설치된 공터도 있고, 거길 조금 더 지나니 산불감시 초소가 보인다. 여기가 정상부인가 보다.
호암상 정상
동네 뒷산이라 한 200미터 되나 싶었는데, 예상보다는 높다. 어쩐지 오르막길이 끝날 때가 됐는데, 됐는데 하며 한참 올라오더라니.
호암산 정상부 조망점
이 자리의 벤치는 정말 신의 한수가 아닌가 싶다. 만성리 방향의 바다가 내려다보니는 조망이 예술이다. 이런데서 진한 커피 한잔 해야 하는데, 아쉽게도 커피가 없네.
호암산 정상부 조망점
처음 가는 호암산 하산길엔 커다란 바위 탓에 길이 잘 안보여 잠시 당황했다. 설마 바위 위로 올라가는건 아니겠지 싶어 좌측을 둘러보니 좁은 길의 흔적이 보였다.
미평 저수지
하산길에 미평저수지가 내려다 보인다. 바다가 보이는 만큼은 아니지만 하산길 풍경도 나쁘지 않았다.
내려오고 보니 뭔가 좀 아쉬워서 미평 산림욕장이 있는 저당산을 넘어서 집으로 갈까 싶었는데, 잠깐 생각만 하고 말았다. 오늘만 날이 아닌데, 괜히 무리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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