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여수 고락산 둘레길

epician 2017. 10. 15. 10:30

간만의 산행

장거리 라이딩을 가려고 코스도 짜두고, 기차표도 예매해놨는데, 당일 아침에 몸상태가 너무 안좋다.
요 며칠 알레르기 비염이 극성이더니, 그 여파로 열까지 살짝 오른다. 아무래도 멀리 라이딩을 가긴 어려워 보인다. 고민 끝에 라이딩 계획은 취소하고 말았다.

동네 라이딩으로 대체할까, 가볍게 산책이나 할까 궁리하다 예전부터 한번 가봐야지 했던 고락산 둘레길을 가보기로 했다. 등산은 커녕 산책도 잘 안하고 사는 중이라 살짝 걱정은 된다.

고락산 둘레길 노선안내도

여수 고락산 둘레길 노선안내도고락산 둘레길 노선안내도

집에서 가장 가까운 중앙하이츠와 한려주공 아파트 사이를 진입지점으로 삼았는데, 돌면서 보니 중간중간 안내도에 표시 안된 진입로가 꽤 많다.

운동 경로운동 경로

OSM 지도에 올릴 데이터를 수집하려고 핸드폰으로 로깅을 했는데, 생각을 잘못했나 보다. 지금 쓰는 핸드폰으로는 GPS 로깅을 처음 해봤는데, 개활지에서의 위치정확도가 예상보다 더 안좋다. 아무래도 다음에 GPS 로그 따러 한번 더 갔다와야 될 것 같다.

안내도 상엔 둘레길 구간이 6.7KM인데, 이 날 둘레길 구간이 7.2KM 정도 찍혔다. 왜냐면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서... ㅎㅎ
어쩐지 둘레길치곤 경사가 제법 심각한 구간이 나와서 조금 이상하다 싶었다.

정확한 둘레길 노선은 부영 9차 음수대에서 서쪽, 그러니까 망마경기장 방향으로 빠져야 하는데, 나는 북쪽으로 잘못 돌았다. 이번에도 이정표만 보고 따라가는 건 또 실패다. ㅎㅎ

출발

아파트 단지 뒷편으로 보이는 고락산중앙하이츠 뒷편으로 보이는 고락산

무심히 지나칠 땐 몰랐는데, 막상 가려고보니 의외에 높아 뵌다. 너무 오랜만의 산책이라 그런가? ㅎㅎ 쫄지마~~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대는 가을 날씨인데, 햇살은 아직 여름의 끝자락을 놓지 못하는 듯 따갑다. 그덕에 제법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에도 아직 춥다는 생각까진 들지 않으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지.

급경사의 계단아파트 사이의 급경사 계단

중앙하이츠와 한려주공아파트 사이에 있는 진입로인데, 경사가 참 살벌하다. 이런 계단도 오랜 만에 올라보네.

등산안내도와 이정표가 놓인 등산로 초입둘레길 시작지점

여기가 계단을 올라와서 만난 둘레길의 시작지점. 올라왔던 계단길이 몸풀기는 제대로 시켜준다.

그러고보니 요 며칠, 찬바람이 조금 불었다고 벌레가 없어서 너무 좋다. 등산 중에 땀 흘리면 귀찮게 달라붙기 시작하는 쉬파리가 한마리도 보이질 않는다. 땡큐 ㅠ.ㅠ

둘레길 풍경

편백나무 사이의 작은 오솔길

새로 만든 길은 대체로 1~2명 다닐 너비의 오솔길이 많고, 기존에 있던 구간인 문수동 ↔ 시전동 사이는 임도 1/2 에서 2/3 정도 되는 너른 길도 있다.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비탈진 오솔길

이렇게 예쁜 비탈길도 중간 중간 보이고.

산 아래로 도심지가 내려다 보이는 풍경

한참 걷다보니 예전에 살던 동네가 내려다 보인다. 이 동네서도 한 10년 살았는데, 아쉽게도 예전에 살던 집은 수풀에 가려 보이질 않네.

밭 옆으로 크게 자란 감나무

밭 옆으로 크게 자란 감나무엔 감이 드문드문 열려 빨갛게 익어간다. 여유로운 풍경이다.

문수동부터 시전동 사이는 예전에 몇 번 가봤던 터라 사진을 안남겼다. 실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 찍을 타이밍 잡기도 애매하고...

여유럽게 걷다보니 부영9차 뒷편의 음수대에 도착했다. 여기서 방향을 잘못 잡아서 계단이 작렬하는 짧은 고갯마루를 넘고나니 망마체육관이 보인다.

망마체육관 스타디움망마체육관 스타디움

다녀온 뒤에 알았지만 여긴 둘레길이 아니고 기존에 있던 등산로다. 이번에도 이정표만 보고 둘레길 돌기는 또 실패했다. 구봉산의 그 갑갑함보단 덜했지만, 여기도 이정표 구성이 좀 부실하다.

우수로 옆의 오솔길국궁장 옆의 오솔길

여기서도 잠깐 방황. 이 길 옆으로 이정표가 있긴 한데, 어디로 가란건지 무척 헷갈렸다. 직진했다가 동네로 내려가는 길이구나 싶어서 다시 유턴. 그리고 나서, 다행히 앞서가는 사람을 발견하고 따라 들어갔다. 결론은, 우측에 보이는 표지판 방향으로 들어가야 했다.

조망 포인트

둘레길 아래로 큰 도로가 내려다 보이는 풍경둘레길 아래로 보이는 맨드래미재

고락산 둘레길 자체는 조망 포인트라고 할 만한 곳이 별로 없다. 나무에 가려진 오솔길이 대부분이라 시야가 산 밖으로 뻗질 못한다. 그렇게 한참 걷다보니 발 아래로 맨드래미재가 보인다.

오솔길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큰 도로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맨드래미재

내가 저 길을 발 아래로 내려다보게 될 줄이야. 기분 참 색다르다.

숲 너머로 보이는 도심지둘레길 너머로 보이는 신기동 방향

좁은 오솔길을 오르락 내리락 걷다보니 어느 새 한려주공아파트가 보인다.

아파트 뒷편을 지나는 둘레길한려주공아파트 뒷편

저 아파트가 보인다는건 다왔다는 얘기.

불량 불량한 내 고관절

사실 2/3쯤 돌았을 때부터 고관절에 통증이 조금 오기 시작해서 걷기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다른 곳은 다 멀쩡한데 말이지. 선천적으로 고관절이 안좋다는건 중학교때 처음 알았다. 정말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어느날 갑자기 걸을 때 고관절 쪽에 통증을 느껴 병원엘 갔더니 그저 단순염증이란다. 운동은 커녕 아무것도 안했는데, 염증이라니???

한참 뒤에 알게된 게, 어머니가 관절쪽이 약하시고 내가 그 기질을 유전 받았다는 사실. 어쩌겠나 팔자려니 해야지 ㅎㅎ

집까진 버스로 2~3 정거장 거리인데, 다리가 불편해서 더 못걷겠다 싶어서 복귀는 버스로 마무리했다.

뒷날 일어나니 안쓰던 근육을 오랜만에 썼다고 완전 난리다. 자전거 탈 때 쓰는 근육하고 걷는 근육하곤 차이가 조금 있는터라, 어느 것이던 오래 쉬면 이렇게 꼭 티를 낸다.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천 조계산 (송광사 → 천자암 → 선암사) 등산  (0) 2018.02.18
여수 구봉산 - 장군산 등산  (0) 2018.02.12
여수 호랑산 둘레길  (0) 2013.09.11
순천 조계산 산행  (0) 2013.07.01
금오도 비렁길 트레킹  (0) 2013.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