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홈베이킹 결과물 (feat. 우리밀 통밀빵)

epician 2018. 3. 11. 12:46

일전의 단팥빵 포스팅에 이어 그간의 홈베이킹 결과물들을 정리해봤다.

우유식빵

이게 내가 만들었던 두 번째 빵. 첫 번째는 파운드 케이크였는데, 그건 사진을 못남겼다. 어차피 그 빵은 살짝 망삘이라 사진이 있었어도 비공개 ㅎㅎ

이 빵을 만들면서 손반죽의 고통을 알았다. 30여분을 죽어라 반죽을 치댄 덕에 빵은 나름 성공적으로 나왔다. 오븐에서 나오자마자 해체 당해서 흔적 없이 사라졌다는...

그 후, 카스테라도 한번 구웠는데, 그것 역시 오븐에 나오자마자 해체 당해서 사라졌다는...
내가 구웠나 싶을 정도로 모양은 잘 나왔었는데, 안타깝게도 사진이 없다. ㅠ.ㅠ

단팥빵도 처음 구웠던 것이 모양이 영 맘에 안들어 한번 더 도전했다. 두 번째 것은 모양은 아주 만족스럽게 나왔으나, 집에 손님이 오는 바람에 사진찍기도 뻘줌하고 해서 ㅎㅎ 그냥 먹어치우고 말았다.

슈크림빵 I

빵반죽은 단팥빵과 동일하다. 이런 간식류의 빵을 단과자빵이라고 부르나 보던데, 기본 반죽은 거의 비슷하다. 식빵에서 설탕이 더 들어가는 유형이다.

슈크림은 이런 저런 레시피를 찾아서 만들었고, 마무리할 때, 레몬즙은 약간 넣었다. 레몬즙 덕에 느끼함은 확실히 덜했는데, 크림 자체는 슈크림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취향을 좀 타지 않을까 싶다.

단팥빵 때도 그런 느낌이 약간 있었는데, 이 빵을 굽고나서 굽는 온도와 시간, 혹은 반죽 하여간 뭔가 하나 확실히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빵이 식고나면 부드러움은 급격히 사라지고, 마치 슈퍼마켓에 파는 천원짜리 빵의 식감이 나왔다.

슈크림빵 II

앞서 언급한 문제의 원인을 찾아보려고 반죽부터 정말 세심하게 했다.

일단 반죽을 끝내고 발효시간을 조금 오래 잡았다. 살짝 과발효된 탓인지 빵 표면이 약간 울퉁불퉁하다. 또, 이번엔 윗면에 아무 것도 안발랐다. 하여간 차이를 줄 수 있는 부분은 일단 다 줘보기로...

반죽은 트레이 2개에 나눠담고, 하나는 190도 10분, 다른 하나는 180도 15분 정도로 차이를 두고 구워봤다.
그렇게 해서 찾은 결론은 190도 10분. 발효는 예전처럼 스팀오븐에서 40도 35~40분 정도가 딱 좋은 듯 싶다.

우리밀 통밀빵

모양만 보면 장족의 발전 같으나... 사실, 성형은 어느 빵보다 쉬웠다. 정말 대충 해도 저 정도는 그냥 나오는 듯 싶다.

통밀빵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우리밀 통밀가루를 몇 가지 주문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한참 쳐박아놨다가 주말에 급히 만들었다. 사용한 밀가루는 토종 '앉은뱅이밀'이다. 이건 박력분 계열인데, 밀 자체의 맛이 워낙 좋다고 하니, 모양보다는 맛이 어떨까 궁금하여 먼저 사용했다. 함께 샀던 강력분 계열인 '조경밀'은 아직 사용 전이다.

굽고난 뒤 모양새나 쫄깃한 식감은 확실히 떨어진다. 어차피 박력분 계열이라 글루텐이 빨리 잡힐거 같지도 않아, 반죽도 다른 빵에 비하면 반정도만 하다 말았다. 맛은 확실히 수입 밀가루에 비해 고소한 뒷맛이 강하다.

물론, 아직 이런 빵에 적응이 안되어 있다는 게 함정이긴 하다.
우리나라 빵은 대부분 일본을 통해 전래된 간식류의 달달한 빵이 대부분이다. 헌데, 이 통밀빵엔 설탕이 거의 안들어간다. 조금 넣긴 하는데, 그건 맛을 위한 게 아니고, 이스트의 먹이로 첨가하는 것이라 빵의 단맛을 내진 못한다.

식빵도 그냥 먹긴 뭔가 아쉬운데, 이 빵은 그것보다 단맛이 덜하니 적응이 안되는 건 당연하다.

스팀오픈에서 200도 20분을 구웠는데, 결과물은 빵껍질이 약간 두꺼운 느낌이다. 바게트 빵보다 두꺼워서 다음엔 온도를 더 올리고 시간을 줄여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