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다 추석 연휴에 산행을 감행했다.
코스
등산 경로 (중인동 → 금산사 12KM)
해발 793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 능선길을 따라 코스를 길게 잡았다. 중인동에서 출발하여 정상부를 찍고, 금산사로 내려오는 12KM 정도의 코스.
난이도는 능선길에 진입하는 초반 2KM 정도가 경사가 제법 있고, 나머지 구간은 평범하다.
내려오는 길을 일부러 약간 우회하는 경로로 잡았는데, 여기가 제법 비탈지다. 바로 내려오는 길은 거의 목재데크로 만든 계단길인듯 한데, 혹여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그 계단길로도 내려와봐야겠다.
초입
모악산 중인동 기점 표지석
산 모양새를 빗댄 듯, 둥글둥글한 표지석이 참 예쁘다.
사람들 따라서 아무 생각 없이 걷다보니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이 번뜩 든다. 난 청하서원 옆을 돌아서 능선길을 탈 계획이라. 다시 돌아나와서 핸드폰 꺼내들고 청하서원 방향으로 길을 다시 잡았다.
초입부 등산로 상태
유명한 산 답게 등산로는 정비가 잘되어 있는 편이다. 여름철엔 반바지로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길이 넓은 구간이 많았다.
능선길
초행이라 능선길에서 햇볕을 바로 맞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숲이 울창해서 햇볕이 바로 내려 쪼이는 구간은 별로 없었다. 능선길까지 올라오는 초반의 비탈진 구간만 지나면 이후로는 걷기 좋은 능선길이 자주 나타난다.
산불감시초소
산불감시초소까지만 올라와도 탁 트인 시야가 제법 좋았다. 여기가 대략 해발 400미터 부근이 아닌가 싶다.
바위 위로 길을 낸 구간
너른 곳, 곳곳에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고, 이렇게 비탈진 바윗길은 계단을 만들어놔서 위험한 구간은 전혀 없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
근처에 높은 산이 없다보니 시야가 멀리까지 탁 트인다. 하늘이 제법 청명한 덕에 풍경을 즐기는 맛이 제법 좋았다.
매봉
매봉 이정표
지도 상에서 매봉을 확인했었는데, 막상 지날 때보니 이정표 말곤 뭐가 없다. 봉우리 하나 정도는 지날 줄 알았는데.
능선길 중간중간 숲 너머로 정상부(KBS 송신소)가 보였는데, 매봉을 지나서부터는 더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모악산 정상부의 KBS 송신소
이 넓은 산이 금산사 소유라는 것도 놀라웠고, 이 좁은 산봉우리에 송신소를 세웠다는 것도 놀라웠다. 정상부를 밟아보면 알겠지만, 정말 비탈지고 좁은 곳인데 전부 다 KBS 송신소 건물이 차지하고 있다.
모악산 정상 (KBS 송신소)
모악산 정상부
모악산 정상을 KBS 건물이 차지하고 있다보니 다른 산들과는 정상에 올랐을 때의 느낌이 사뭇 다르다. 힘들게 밟은 산 정상에 건물이라, 그 느낌이 좀 묘하긴 하더라. 건물 옆으로 만들어진 그늘에선 밥 먹는 사람들도 제법 많고.
다행히 KBS 송신소 건물 옥상을 개방하고 있는데, 그 곳에 올라가 보면 좁은 통로만 이동할 수 있게 철제 난간을 만들어놨다. 안전 문제 때문인가? 관리상의 이유인가? 한방에 추론하기 어렵다. 여튼,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안쪽으론 들어갈 수 없는 KBS 옥상
KBS 송신소 옥상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시야가 확 트여서 경치는 참 좋다.
모악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금산사 방향)
시야에 걸리는 송신탑이 조금 색다르기는 하다.
모악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전주 방향)
하산길
보통은 송신소에서 금산사 방향으로 바로 내려가던데, 난 남쪽으로 약간 더 우회하는 경로로 잡았다. 약간 비탈지고 흙이 쓸려내려간 길이 많아서 조금 미끄러웠다.
하산길에 찍은 KBS 송신소 모습
하산길에 들어서니 KBS 송신소와 거의 비슷한 높이에 전망대가 하나 있다. 거기서 남긴 KBS 송신소의 전체 모습이다.
좁고 비탈진 하산길
여긴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은지, 좁고 비탈진 구간이 많았다. 뭐 기어다닐 수준은 아니라서 어렵진 않았으나, 한발 한발 조심하다보니 내려오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계곡
하산길에 처음으로 계곡을 만났다. 금산천 상류가 되는 계곡인가 보다. 맑은 물에 세수 한번 하고나니 하산길의 피곤함이 싹 가신다.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면 뭔가 싶은 건물이 하나 나오는데, KBS 송신소를 오가는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건물이다. 물론, 일반인은 탈 수 없는 케이블카다.
그 건물을 지나면서부터는 포장된 임도가 나오는데, 여기 풍경도 나름 괜찮았다.
금산사 뒷편 임도
계곡을 끼고 있는 모양이 예전에 자주가던 여수 흥국사 뒷편 임도와 많이 닮았다. 요샌 산악자전거를 통 안타다 보니 이런 풍경도 꽤 오랜만에 본다.
금산사
백제시대에 지어진 절인데, 정유재란 때 소실되고 다시 지었다고 한다. 넓은 부지와 3층 형태의 미륵전이 꽤 인상적이었다.
천왕문
매표소부터 올라오면 금강문을 지나서 천왕문을 보게 되는데, 산에서 내려오는 길이라 천왕문 방향으로 바로 들어갔다.
보제루
그러고보니 명칭도 그렇고, 절 건물의 구성이 대략 다 비슷한 느낌이다. 금강문 지나서 천왕문, 천왕문 지나서 보제루. 화엄사하고 구성이 똑 같다. 원래 절은 건물을 다 이렇게 배치하는건가? 이런데서 절알못의 티가 나는구나 ㅎㅎ
금산사 대적광전
대웅전격인 대적광전의 모습인데, 옆의 미륵전이 워낙 화려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단아하게 보인다.
금산사 미륵전
화려한 3층 목재건물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사진을 찍다보니 내부 채광이 참 절묘해 보인다.
미륵전 내부 채광
자연광으로 저런 채광을 만들어냈다니 옛날 사람들의 지혜도 참 대단하다.
금산사에 올려다 보이는 모악산 정상
금산사 대적광전 단청
풍남문
전주 풍남문
등산을 마치고 오는 길에 남부시장을 구경하고나니 풍남문 너머로 노을이 지기 시작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맛 없는 식당만 골라 갔던거 빼곤 다 좋았다. 전주 음식이 원래 싱거운 편인가? 갔던 식당마다 간이 안맞아서 음식들이 영 별로 였다.
보름달
엄청 밝게 뜬 추석 보름달을 구경하면서 집으로~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걷기 좋은 조계산 (접치재 → 천자암봉 → 송광사) 산행 (0) | 2019.01.16 |
---|---|
대전 계룡산 관음봉 (0) | 2018.12.20 |
8월의 지리산 (화엄사 → 노고단) feat. 숲모기 100마리 (0) | 2018.08.19 |
지리산 성삼재 → 노고단 → 반야봉 → 삼도봉 → 피아골 산행 2/2 (0) | 2018.06.11 |
지리산 성삼재 → 노고단 → 반야봉 → 삼도봉 → 피아골 산행 1/2 (0) | 2018.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