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피의 업데이트가 진행되지 않은지 한참 됐습니다. 현시점에서 맵피의 사용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마이너 내비게이션 앱 2종 소개
스마트폰 세상으로 바뀌면서 자동차에 내비게이션 전용기기를 장착하지 않는 운전자도 많아졌다. 전용기기와 스마트폰 앱 사이의 장단점이 극명하나, 나는 스마트폰 앱을 선호하는 쪽이다. 일단, 조작이 편하고 불편한 점이 발견되면 다른 대체재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스마트폰 내비앱을 선호한다.
국내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 앱 (이하 '내비앱') 점유율 1, 2등은 T 맵과 카카오내비라고 알고 있다. 카카오내비는 인터페이스가 너무 불편하여 몇 번 쓰다가 적응을 못하고 포기했다. 목적지를 찾고 나서 경로를 확인하려고 지도에 손을 대는 순간 다시 목적지 설정 기능으로 바뀐다. 난 목적지를 이미 찾았는데 뭘 어쩌라는 건지. 하여간, 여러 내비앱 가운데 유독 카카오내비만 조작법이 동떨어진 느낌이다.
T 맵을 꽤 오랫동안 잘 사용했는데, 어느 시점부터 길안내가 맘에 안 들어서 다른 대체재를 찾으려고 내비앱이란 앱은 다 설치해본 것 같다. 일단, T 맵은 길찾기를 할 때, '최단거리' 옵션을 선택하면, 차량 2대가 교행이 불가능한 농로를 안내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길이 없는 경우라면 어쩔 수 없다 쳐도 고작 몇 미터 줄이자고 농로로 안내한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 싶어서 지금은 쓰지 않는다. 물론, 결정타는 따로 있었는데, 길 막힌다고 시장통 골목길로 안내하는 바람에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올라왔던 경험이 가장 크다. 초행길에 당한 그 황당함이란.
아이나비 에어, 맵피, 아틀란, 원내비 등 마이너급 내비앱 가운데, POI (명칭검색) 정보가 너무 부족하거나 UI가 맘에 들지 않았던 것들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아이나비 에어와 맵피를 요즘 주력으로 쓰고 있다. 나처럼 메이저 내비앱 외의 다른 선택지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에게 기초적인 정보를 공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이 글을 쓴다.
100점짜리 내비앱은 없다
내가 만들어 쓰지 않는 이상 100점짜리 내비앱은 없다고 본다. 어느 것이던 부족한 부분이 꼭 있으니, 내 기대에 100% 부합할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에 하지 말자. 예를 들면, 아틀란을 추천하는 사람이 많아서 아틀란을 한동안 써봤으나, 주행차선 안내 그래픽이 화면 상단에 표시되는 불편함이 너무 컸다. 지도상의 주행방향과 차선정보를 나눠서 봐야 하니 시선이 분산되는 문제에 적응을 못했다. 또, POI 정보도 부실했다.
카카오내비나 네이버 지도 내비게이션의 경우, 모의주행 기능이 없다는 문제가 있는데, 내비앱은 화면에 익숙해지는 것도 꽤 중요하다. 그렇게 익숙해지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모의주행이다. 유독 포털 쪽의 내비앱만 이 기능을 없는 것을 보면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어느 회사와 라이선스 체결이 되지 않은 듯하다. (뇌피셜이니 그냥 썰 정도로만 이해하시라.)
긴 서론을 끊고, 이제 아이나비 에어(이하 '아이나비')와 맵피를 본격 비교해보자.
UI (사용자 인터페이스)
길안내 UI는 양쪽 다 불편함 없을 정도로 시인성이 좋다. 앱 UI는 둘 다 평균 수준인데, 아이나비 쪽이 조금 더 깔끔하다. 뭐 그렇다고 감탄을 자아낼 정도는 아닌데, 거추장스러운 조작 없이 원하는 바를 깔끔하게 조작할 수 있다.
비교화면에서 좌측은 아이나비, 우측은 맵피로 고정입니다.
위 화면이 목적지를 검색한 결과인데, 결과값이 화면 하단에 집중되어 있는 아이나비 쪽의 사용성이 좋다고 생각된다. 반대로 맵피는 목적지까지의 거리, 주소 등은 화면 위쪽에, 연관된 POI는 화면 아래쪽에 양쪽으로 나뉘어 있어 직관성이 조금 떨어진다. 참고로 야간지도가 적용되어 맵피 쪽은 지도 화면이 어둡게 나왔다.
역시, 화면 집중도는 아이나비쪽이 좋다. 맵피도 하단의 경로탐색 결과를 아래에 감추거나 위로 늘릴 수 있긴 한데, 추가 조작이 필요한 점이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에 반해 아이나비는 대안경로를 선택하기도 편하고 안내시작이나 모의주행을 선택하기도 더 편한다.
둘 다 야간지도가 적용된 화면인데,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인성이 좋다. 굳이 따져보라면 안내항목의 배치는 아이나비가, 강조색의 사용은 맵피가 약간 더 낫다고 판단된다.
길안내 화면은 모의주행 기능을 사용하여 캡춰했는데, 모의주행 기능은 아이나비가 더 낫다. 주행속도 조정범위도 더 넓고, 다음 안내지점으로 바로 건너뛸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주행차선 안내
길안내 화면 하단에 보면 다음 교차로에서 진행해야 할 차선이 안내된다. 아이나비, 맵피 모두 화면 하단에 표시되고, 시인성도 좋다. 일부 내비앱은 이 정보가 화면 상단에 표시되어 지도상의 진행방향과 차선정보를 따로따로 읽어야 하는데, 이렇게 시선이 분산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이건 개인적인 취향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다.
두 내비앱이 약간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주행차선이 안내되는 시점이다. 시내도로를 기준으로 아이나비는 교차로 전방 1Km부터 안내가 시작되고, 맵피는 800m 전방에서 시작된다. 둘 다, 안내시점이 빠른 편이라 막히는 도로나 초행길에선 굉장히 유용하다. 참고로 티맵은 이 안내가 300m 전방부터 시작되는데, 요즘 도로사정을 감안하면 짧은 편이라 쓸모 없을 때가 많다.
길찾기 품질
내가 아는 길에 대한 길찾기 결과는 양쪽 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 다만, 맵피가 넓은 길을 약간 더 선호하여 넓은 길 위주의 안내가 잦다. 그래서, 맵피는 길찾기 기본옵션으로 나오는 '추천경로'와 '최소시간' 경로 사이의 차이가 크지 않다. 반대로 아이나비는 추천경로와 대안경로 사이의 차이가 유의미한 경우가 많아서 대안경로를 선택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길찾기 품질에 대해서는 둘 다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갈림길 안내
맵피, 원내비 등이 갈림길이나 교차로 등에서 별도 그래픽(분기모식도)으로 진행방향 안내가 잘 되는 편이다. 맵피의 경우, 갈림길, 지하도, 고가도로, 고속도로 진출입 등 중요한 지점을 아래 화면처럼 별도 그래픽으로 안내한다.
위 화면을 보면 수도권 주요도로는 리얼뷰라고 해당 위치의 실제 사진까지 올려서 안내한다. 일반도로도 다른 내비앱에 비하면 분기시점을 별도로 안내하는 등 나름 신경 쓴 모습이다. 그렇다고, 이와 같은 분기모식도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실제 도로선형을 100% 반영한 것이 아니라 오류가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분명히 눈에 보이는 도로는 양갈래로 나뉘는 길인데, 분기 모식도는 직진하는 도로에 우측으로 크게 회전하여 빠지는 진출로가 붙어 있는 것처럼 나타나서 오히려 운전자를 헷갈리게 할 때도 있다.
아이나비는 일반도로에 대한 별도 그래픽 안내가 거의 없다. 고속도로나 수도권 주요도로 위주로만 안내가 되는 것 같은데, 그나마도 진출입로 안내가 안되는 고속도로도 자주 보이는 편이다.
그나마 아이나비가 맵피에 비해 나은 점이라면, 분기되는 도로에 유도선이 있는 경우엔 분홍색 유도선을 따라가라던지 초록색 유도선을 따라가라던지, 이런 유도선 안내가 된다.
지도, 과속단속카메라 업데이트
둘 다, 티맵의 업데이트에 비하면 한참 느린 편이나, 다른 내비앱과 놓고 보자면 평균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도를 미리 저장해서 스마트폰의 데이터 사용을 아낄 수 있는데, 맵피는 여기 심각한 단점이 하나 있다.
지도가 업데이트 되어도 맵피는 이걸 알려주질 않는다. 설정에 찾아들어가서 혹시 업데이트되지 않았나 하고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
과속단속카메라 업데이트는 티맵에 비하면 둘 다 느린편이다. 특히, 요즘 많이 깔리는 소형 박스형 과속단속 카메라는 옮겨 다니는 주기가 아주 짧아서 업데이트가 이를 따라가질 못하는 느낌이다. 이건 현재와 같은 방식(정기 업데이트)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안내음성
아이나비가 압도적으로 좋다. 안내하는 내용은 맵피가 더 좋다고 생각되나, 맵피는 성우 더빙 없이 전체 음성을 TTS로 처리하다 보니 퀄리티에 문제가 좀 있다.
예를 들면, "잠시 후 '잠실' 방향으로 좌회전입니다."라는 안내가 나온다고 할 때, 아이나비는 '잠실'이라는 지명만 TTS로 합성하고 나머지는 성우의 녹음된 목소리가 나온다. 대부분의 내비게이션이 이런 방식이다.
그에 반해 맵피는 전체 안내가 TTS로 합성되는데, 퀄리티가 좋지 못하여 듣기 거북할 때가 많다. 가끔은 울먹이는 건가 싶을 때도 있으니;;;
음성인식
우열을 따질 필요도 없이, (부족하긴 하지만) 맵피의 완승!
아이나비의 음성인식은 안드로이드 OS 기능에 의존하고, 티맵처럼 음성인식형 비서 기능이 없다. "아리야~" 하고 불러서 "어디로 길안내해줘" 이런 게 불가능하다.
맵피는 음성인식형 비서 기능이 있는데, 경쟁제품에 비해 음성인식률이 흡족하지 못하다. 심지어 애타게 불러도 비서님이 호출되지 않을 때도 많다.
대답 없는 그대 이름은 "헬로우 맵피~"
안전운행
목적지를 설정하지 않고, 지도만 띄워놓고 주행하면 전방의 과속단속 카메라나 안전운행 정보를 안내하는 기능이 모든 내비게이션에 있다. 맵피와 아이나비 역시 이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아이나비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아이나비는 안전운행 기능 사용 중에 전방에 있는 과속방지턱이 안내되지 않는다. 앱 스토어의 댓글에서도 이 기능의 부재를 지적하는 것을 꽤 여러 번 본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피드백
티맵과 비교하면 둘 다 안 좋다.
아이나비는 피드백을 남기면 내가 남긴 피드백을 앱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다. 도착한 답변은 팝업창으로 뜨는데, 닫고 나면 끝이다. 다시 열어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맵피는 좀 낫나? 아니다. 대동소이하다.
남긴 피드백에 대해 100% 회신이 오는 것도 아니다. 길안내 오류를 신고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는 경우도 있고 그렇다. ㅎㅎ
안드로이드 오토
조작이 불편해서 잘 쓰지는 않지만, 아이나비는 몇 달간의 베타테스트를 거쳐 안드로이드 오토를 정식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맵피는 아직 소식이 없다. 맵피는 애플 카플레이도 여태 안 되는 걸 보면 아예 이런 기능은 지원할 생각이 없나 보다.
기타 단점
아이나비는 옛날사람(?)의 기획력이 좀 들어간 느낌적인 느낌이다. 내비앱에 '오늘의 운세' 기능이 있는 충격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또, 사용자 등록을 할 때, 자동차번호를 입력하지 않으면 더 이상 진행이 안된다. 그렇다면 사용자 등록 없이 사용할 수 없느냐? 그건 또 아니다. 익명으로 쓸 수 있는데도 사용자 등록을 할 때, 내 자동차번호를 꼭 등록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마케팅용이라면 사용자에게 거부할 권리도 줘야 하지 않나 싶다. (자동차 번호를 입력하고 싶지 않으면, 형식에 맞게 아무 번호나 넣어서 건너띄시라.)
앱에 어떤 기능이 들어간다는 건 언젠가는 이에 대한 유지보수가 필요하다는 예상이 쉽게 나오는데, '오늘의 운세' 보다는 도착지 주변 주차장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앱 본연의 목적에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아이나비 에어에 있던 '오늘의 운세' 기능은 최근 업데이트에서 제거되었다.
맵피는 전반적으로 편의성이 부족한데, 길안내에서도 그렇다. 예를 들면, 다른 내비앱은 다들 '박스형' 과속단속 카메라라고 부르건만, 유독 맵피만 '고정형 이동식' 카메라라고 부른다. 첨엔 이게 뭔 소린가 했는데,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쉽게 이해되는 단어도 아니다.
그리고, 구간단속지점을 안내할 때도 다른 내비앱들은 과속단속 시작지점에 들어가기 전부터 저기가 구간단속지점이라는 것을 안내하는데, 유독 맵피만 구간단속에 대한 안내가 없다. 시작지점의 카메라를 지나쳐야 그제야 구간단속 중이라는 것을 안내한다. 또, 구간단속은 평균속도로 단속하는 것임에도 순간속도가 단속치를 넘기면 속도를 줄이라고 계속 경고하는 불편함도 있다. 맵피는 여러모로 사용자 편의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앱의 자잘한 버그는 맵피 쪽이 더 많은 느낌이다. 예를 들면, 주행방향이 아닌 곳의 과속단속 카메라를 경고한다던지, 고속도로에서 길이 잠시 갈라졌다가 합류하는 곳에서 그냥 직진하면 될 것을 굳이 갈라지는 길로 안내했다가 다시 본선으로 합류하라고 안내하는 경우도 있었다. 덕분에 헷갈려서 엉뚱한 톨게이트로 빠졌다가 다시 돌아왔었다는...
그래서 결론은
"마이너 내비앱들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라고 아름답게 마무리 짓자. ㅎㅎ
내 경우, 시내도로 운전은 아이나비가, 장거리 고속도로 운전은 맵피가 낫다고 생각한다. 굳이 한 가지 앱 고집할 필요 없이 몇 가지 앱에 익숙해졌다가 필요에 따라, 상황에 따라 번갈아 쓰는 게 최선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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