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유도제 2종 사용기 "쿨드림 vs 아론정"

epician 2024. 8. 6. 19:42

평소 늦게 자는 습관 탓에 오전 일찍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난감하다. 혼자 움직일 때는 커피와 핫식스 같은 고카페인 음료를 때려 부으며 운전하곤 했는데, 지난달에 부모님을 모시고 왕복 6시간 정도를 운전할 일이 생겼었다.

졸음운전이라도 했다간 "일가족 참변..." 이라는 뉴스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싶어, 일정을 앞두고 1주일 전부터 수면 패턴 조정에 나섰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 1시간씩 일찍 자려고 일찍 누운들 습관 탓에 쉽사리 잠들지 않는다. 매번 실패했던 걸 알면서도 미련을 버리지도 못하고 ㅎㅎ

수면유도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인 '수면제'와는 다른 것이다. 알레르기를 억제하는 용도로 먹는 항히스타민제를 활용한 것이 수면유도제다. 항히스타민의 대표적인 부작용이 졸음, 피로, 입마름 등인데, 이 부작용을 역으로 이용한 셈이다.

현재 수면유도제 용도로 나오는 항히스타민 약물은 디펜히드라민염산염과 독시라민숙산염 2종이다. 둘 모두,  1세대 항히스타민제로 졸음유발 효과가 쌘 편이다.

수면유도제 2종

독시라민숙신산염 (아론정)

처음 구입하여 복용했던 약이 아론정이고, 주성분은 독시라민숙신산염 25mg이다. 동네 약국에서 2,000원 주고 어렵지 않게 구입했다.

수면 30분 전에 1알 복용하라고 안내되어 있는데, 첫날 1알을 복용했다. 자려고 불 끄고 누워서 대략 20~30분 정도 되니 졸음이 쏟아져 어렵지 않게 잠에 들었으나, 수면 패턴 탓인지 중간중간 잠깐씩 깼다. 아주 잠깐 깨었다가도 쉽게 다시 잠들었으니 효과는 확실하다.

아론정의 단점

수면유도효과는 확실하나, 반대로 뒷날 너무 피곤하다는 단점이 있다. 대략 오후 시간까지도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운전할 때, 집중이 안 돼서 멍한 상태가 나타나기도 했으니, 운전을 할 일이 있거나 위험한 작업을 해야 한다면 이 약은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개인차는 있겠으나, 평소 항히스타민제 부작용을 크게 느껴본 적 있다면 아론정 역시 불편할 소지가 있겠다. 뒷날 너무 피곤한 탓에 반알을 쪼개서 먹어보기도 했으나, 복용량이 작아도 뒷날의 피곤함은 여전했다.

또, 이 약을 먹고 나면 감각계가 많이 무뎌지는 느낌이다. 시야가 약간 좁아진 느낌이 들 때도 있고, 형광등이 미세하게 깜빡이는 것 마냥 시각정보가 둔감하게 들어온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도 있었다.

디펜히드라민염산염 (쿨드림)

아론정의 단점을 체험하고 나니, 이건 운전용으로 부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여러 약국을 돌아다닌 끝에 '쿨드림'을 다시 구입했다. 가격은 3,000원. 이 약을 구입하려면 동네 약국보다는 번화가의 대형약국으로 바로 가는 것이 낫지 싶다.

쿨드림은 디펜히드라민염산염 50mg이 주성분으로 취침 전 복용하라고 안내되어 있다. 먹어보니 약효는 아론정보다 약하지만, 수면유도 효과는 확실했다.

뒷날 일어난 직후엔 조금 피곤하지만, 찌뿌둥한 느낌은 1~2시간 이내에 모두 사라졌다. 확실히 약이 작용하는 시간이 아론정보다는 훨씬 짧았고, 멍하게 집중을 못하는 증상 또한 나타나지 않았다.

쿨드림 단점

약의 형태가 액상 연질캡슐이라 쪼개서 반을 먹을 수 없다. 같은 성분으로 나오는 '슬리펠'이라는 알약도 있다고 하니, 이 성분이 몸에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면 저용량 복용이 가능한 슬리펠을 먼저 구입해 보는 게 낫지 싶다.

장기복용은 비추~

내성 걱정이 없는 약이라곤 하나, 수면유도제의 근본이 히스타민 수용체를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라 장기복용은 좋지 않을 듯하다. 무슨 약이던 오래 복용하면 몸이 거기에 적응을 하게 된다. 항히스타민제 또한 장기복용하면 우리 몸이 히스타민을 적게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적응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어긋난 수면패턴을 바로 잡아야 할 때만 잠깐씩 복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