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익지 않으면 두 종을 서로 혼돈하기 쉽기에,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비교해봤습니다.
두 종 모두 아직 다 자라지 않은 가로 너비 15mm 내외의 치패이며, 다 자라면 두 종을 구분하기 훨씬 쉬워집니다.
자랄수록 체형의 차이가 또렷해집니다.
윗면을 보면 확실히 학습되기 전까진 헷갈리기 쉬우니 덮개가 보이도록 뒤집어 놓고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 파란선으로 패각 중심에서 끝 부분까지 이어놓은 선을 보면..
- 토종 논우렁이는 완만한 나선형으로 각도가 작습니다 (혹은 좁습니다).
- 외래종 왕우렁이는 급격한 나선형으로 각도가 큽니다. 90도 전후.
- 주황색선으로 그려놓은 체형을 보면..
- 토종 논우렁이는 패각 끝부분 또아리(나탑)가 전체 몸길이의 1/3 ~ 1/4 정도로 깁니다.
- 외래종 왕우렁이는 패각 끝부분 또아리가 전체 몸길이의 1/5 ~ 1/6 정도로 아주 짧습니다.
- 전체적인 체형은 토종 논우렁이가 쐐기형의 갸름한 모양이라면 외래종 왕우렁이는 원형에 가깝습니다.
- 패각 덮개가 토종 논우렁이에 비해 외래종 왕우렁이가 훨씬 큽니다.
- 패각 두께는 외래종 왕우렁이가 훨씬 얇아서 쉽게 부스러집니다.
단, 덜 자란 치패는 두 종 모두 쉽게 깨지는 편입니다. - 서식지 환경, 개체의 변이에 따라 색이 다를 수 있으므로 체색만 가지고 두 종을 구분하기는 힘듭니다.
- 외래종 왕우렁이는 더듬이가 가늘고 긴 편이고, 토종 우렁이는 굵고 짧습니다.
- 외래종 왕우렁이는 더듬이 외에 수면까지 길게 늘어뜨릴 수 있는 호흡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토종 우렁이는 호흡관이 없습니다. - 외래종 왕우렁이는 멀리 이동하고 싶을 때, 체내에 공기를 부풀려 패각을 닿은 채로 수면 위를 둥둥떠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반면, 토종 우렁이는 패각을 닿은 채로 수면 위에 뜨지 않습니다. - 수족관에서 관상용으로 팔리고 있는 애플 스네일이라고 부르는 우렁이 역시 농사용으로 쓰이고 있는 왕우렁이와 동일종 내지 근연종으로 추정됩니다. 형태나 식생이 왕우렁이와 아주 똑 같습니다.
식생의 차이라면
- 외래종 왕우렁이는 물 속에 있는 것이라면 돌 빼고 다 먹을 정도의 식성. 치설이 매우 발달하여 토종 논우렁이는 먹을 수 없는 물에 잠긴 잡초, 수초, 동물의 사체, 음식물 쓰레기까지 다 먹을 수 있습니다. 먹을 게 부족하면 바닥의 흙을 먹어서 그 안의 유기물을 걸러냅니다.
- 토종 논우렁이는 치설 발달이 외래종보다 못하여 주로 부드러운 이끼나 흙 속의 유기물, 물 속의 조류(플랑크톤) 등을 걸러내서 먹습니다. 물 속의 잡초나 수초도 시들어서 상하기 시작해야 먹을 수 있습니다.
- 두 종 모두 자웅이체로 암수가 구분되며, 외래종 왕우렁이는 난생으로 물 밖에 300~600여개의 선홍색 알을 낳고, 토종 논우렁이는 난태생으로 몸 속에서 알을 부화시켜 형태가 완전히 갖춰진 새끼를 20~30마리 정도 낳습니다.
- 외래종 왕우렁이는 길게 발달한 호흡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걸 수면 밖으로 늘어뜨려 공기호흡(폐호흡)을 할 수 있습니다. 수조에 넣고 관찰하다보면 호흡관을 수면 위로 올리고 몸을 움추렸다 펴는 행동(펌핑)을 반복하며 숨을 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토종 우렁이는 아가미 호흡만을 하기 때문에 물 속 용존산소량이 부족해지면 질식해서 죽고 맙니다.
- 왕우렁이 도입 초기, 열대성 동물이라 우리나라의 겨울을 나지 못하고 모두 죽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리나라 기후에 적응하여 겨울을 나고 이듬해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개체가 적지 않습니다. 겨울철 농수로에서 볼 수 있는 우렁이는 모두 왕우렁이라고 보면 됩니다. 토종 우렁이는 수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진흙 깊숙히 들어가 동면을 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쉽게 찾을 수 없습니다.
혹여, 외래종 왕우렁이 키우시다가 개천이나 저수지 등에 풀어주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외래종이 번식하기 시작하면 경쟁에서 밀린 토종이 도태됨은 물론이고 수초라는 수초는 모조리 먹어치워 건강한 하천 생태계를 파괴하는 몹쓸 역할을 합니다. 이미 외국에선 유해외래종으로 지정되어 수입/양식금지는 물론이고 박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농사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어서 유해외래종 지정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과연 왕우렁이로 짓는 농사가 친환경 농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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