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생활

줄새우의 동종포식

epician 2013. 9. 22. 13:17

얼마 전 벌초하면서 근처 저수지에서 1년치 줄새우를 모셔왔습니다.
작년에 모셔왔던 줄새우는 모두 소비되고, 딱 1마리 남은 채로 메인수조를 두어달간 홀로 지키고 계셨지요.

올해는 유난히 무덥고 비가 내리지 않아 그런지 예년에 비해 개체수도 턱 없이 적고, 태어난지 얼마 안된 어린 개체만 드문드문 보입니다. 한 30분 쪼그려 앉아 뜰채질을 열심히 한 결과, 내년까지 1년은 버틸 수 있을 만큼 잡았습니다.

크기별로 나눠서 큰 녀석은 버들붕어가 살고 있는 메인수조로 직행, 덜 자란 녀석은 좌측 새우보관용 수조에 넣고, 태어난지 얼마 안된 치비급 녀석들은 비어 있는 우측 치어육성용 수조에 넣었습니다. 오래 비워둔 치어수조는 처치곤란한 조개물벼룩이 새까맣게 번성을 했었는데, 줄새우 넣고 딱 하루만에 물벼룩 전멸입니다. ㅎㅎ

줄새우는 덩치가 차이나면 큰 녀석이 작은 녀석을 잡아먹습니다. 특히, 탈피할 때 걸리면 100%.

병 걸린 줄새우

현장에서 병 걸린 (체색이 하얗게 변색된) 개체를 많이 걸러내긴 했는데, 그래도 몇 마리 딸려왔습니다. 새우 보관용 수조에 넣어둔 개체들은 가능하면 오래 생존시켜야 하기에 보이는 대로 골라내서 메인수조에 넣어버립니다. 메인수조에 사는 줄새우는 뭐 어차피 잔반제거가 제 역할이고 가끔 재수 없이 걸리면 버들붕어의 영양간식 신세가 됩니다.

청소용으로 딱 적당한 크기의 줄새우

체색이 백화되는 병에 걸린 어린 줄새우를 몇 마리 골라내서 메인수조에 넣었습니다. 비실비실하면 버들붕어 녀석들이 알아서 잡아먹겠지 싶었는데, 엉뚱하게도 큰 줄새우가 잡아먹고 있습니다.

줄새우의 동종포식

냄새를 맡은 버들붕어가 빼았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지만, 포식성 강한 줄새우도 요리조리 잘 도망다니면서 먹어치웁니다.

최근 키우고 있는 버들붕어 녀석들은 사냥능력이 시원치 않네요. NO.1 살아계실 적에는 저 보다 덩치 큰 줄새우도 허리를 반토막 냈었는데...

동종포식 중인 줄새우

줄새우의 동종포식이 진행되는 동안, 냄새로 인해 흥분한 버들붕어가 작은 줄새우를 집요하게 쫓아다닙니다.
버들붕어를 피해 잘못 튀어오른 줄새우는 수조 벽에 붙었다가 한참 만에 물속으로 겨우 다시 내려오네요. 못 내려오면 그대로 붙어서 새우깡 되는 겁니다. ㅎㅎ

수조 벽에 붙었다가 겨우 다시 입수 중...

동종포식 중인 줄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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