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키우다보면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생명체가 여럿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수초에 딸려서 들어오는 물달팽이 종류 아닐까 싶습니다.
또, 멋 모르고 넣었다가 수초를 갉아먹는 통에 잡아내도 잡아내도 끝 없이 다시 나타나는 다슬기 종류도 있겠습니다.
이런 불청객을 없애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가 약국에서 젤콤 현탁액을 사서 2자 수조를 기준으로 1/4 정도(약 4~5ml)를 물에 풀어버리는 겁니다. 이러면 척추 동물, 갑각류 등을 제외하곤 거의 괴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단, 물달팽이처럼 알로 번식하는 경우엔 이미 낳아놓은 알에서 새로 부화하는 개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2~3주 후에 1회 더 투약하시면 완전히 박멸됩니다.
젤콤 현탁액을 구하기 힘든 경우, 알약으로 된 젤콤이나 알콤 등의 플루벤다졸 구충제 1/4알을 소량의 알콜(에탄올)에 녹여서 수조에 풀어넣으셔도 됩니다. 플루벤다졸은 물에 바로 녹지 않기 때문에 용매를 써서 용해해야 하는데, 이 용매가 구하기 쉽지 않은 화학약품이라 대신 알콜을 써서 미립화 시킬 수 있습니다. 미립화된 구충제를 무척추 동물이 먹게 되면 일주일 정도면 모두 죽습니다.
비슷한 광범위 구충제인 알벤다졸 계열의 경우, 새우류가 영향을 받아 죽는다는 경험담이 많은 것으로 보아 플루벤다졸 계열의 구충제가 수조에 사용하기 더 적합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플루벤다졸 또한 작은 새우류 (생이, 체리, CRS 등)에게 100%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없으니 유의하여 사용하셔야 합니다.
물고기 같은 척추동물이나 새우 같은 갑각류는 구충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데, 무척추 동물 그러니까 복족류(물달팽이, 우렁이, 애플스네일, 삿갓조개 등등)와 이매패(펄조개, 말조개, 제첩 등등), 물지렁이, 거머리, 플라나리아 등의 무척추 동물은 대부분 사멸합니다.
구충제는 수조를 엎지 않고 물달팽이 따위를 구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긴 한데, 이 방법에도 몇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사멸한 생물이 부패하기 시작하면 유막이 심하게 생기기도 하고, 물 상태도 많이 안좋아 집니다.
따라서, 마지막으로 투약하고 1주일 후부터 싸이펀으로 바닥재 청소를 겸해서 자주 물갈이를 해줘야 합니다. 제 경우, 주 1회씩 4~5회 정도 타이트하게 청소겸 물갈이를 진행하고 나서야 유막이 많이 제거됐습니다.
그리고, 한번 약을 풀었던 수조엔 우렁이, 달팽이, 애플스네일 등등 구충제의 영향을 받는 생물은 한동안 키울 수 없습니다. 구충제의 영향이 완전히 없어지기까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시 이런 생물을 넣어야겠다면 바닥재까지 빡빡 씻어내는 대청소를 하고 넣어야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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