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 후기

여수 - 광양 - 순천 87KM 라이딩

epician 2017. 10. 1. 13:37

9월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동네라이딩으로만 꽉꽉 채웠다. 지겹게 달천만 들락거리다 어딜 좀 가볼까 궁리하기 시작. 그 결과, 만들어진 코스가 한번도 돌아본적 없는 여수 - 광양 - 순천을 한바퀴 돌아오는 93KM의 이 코스.

지도 위에 그려진 라이딩 경로와 고도표라이딩 경로 (87KM)

최초 계획엔 궁항에서 농로길(하느재길)을 넘어서 달천으로 복귀하는 경로로 잡았는데, 요새 그 농로길이 공사중이라 어쩔 수 없이 863 지방도의 무시무시한 고갯마루를 넘어서 복귀했다. 이렇게 복귀경로가 바뀌면서 전체거리가 사전계획보다 5KM 정도 줄었다.

도로 확장 공사로 철거작업을 진행 중인 도로변 풍경덕양

날씨는 맑고 화창한 전형적인 가을 날씨. 바람만 조금 덜 불었으면 딱 좋았겠으나, 엊그게 들었던 지인의 얘기대로 바람은 항상 우리 편이 아닌거 같다. ㅎㅎㅎ 바람은 2~5m/s 급.

덕양은 도로확장공사를 하느라 철거작업이 한창이다. 이것도 이제 다시 못볼 풍경이 될테니 추억삼아 사진 한 장 남겨본다.

여수공항까지는 널널하게 농로를 타고 이동했고, 공항부터 율촌 조화리까진 선택의 여지가 없으므로 17번 국도를 탔다. 바람이 제법 불어대니 스프린트는 자제, 차분한 장거리 라이딩 모드로 계속 달린다.

율촌산단의 한산한 산업도로율촌산단 신성1교 위

드넓은 율촌산단 도로는 역시나 오늘도 한산하다. 이 근처를 자주 오긴 했으나, 대부분 순천왜성 쪽으로 빠진 탓에 이 길은 정말 오랜만에 다시 와본다.

광양읍 세풍리 해광로광양읍 세풍리

세풍산단 공사 탓에 복잡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평소와 다름 없이 한산하다. 공사차량은 다른 방향으로 다니는지 이 길에선 덤프트럭 한 대 보지 못했다. 이 구간에선 여태 적군이던 바람이 뒤에서 슬쩍쓸쩍 밀어준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ㅎㅎ

큰 나무가 우거진 강변의 보행자로용운사 앞 보행자로

차 없는 한산한 경로를 궁리하다 찾아낸 길인데, 로드뷰에도 안나오는 터라 정확히 어떤 길인지 몰랐다.
오~ 의외로 용운사 앞의 이 길이 정말 좋았다. 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든다.

호수처럼 물을 가두어 둔 광양 서천광양 서천

역시 사람은 크던 작던 강변 근처에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갖게 만드는 풍경이다.

이후, 두어 번 가봤던 840 지방도(광양공설운동장 → 순천시 서면)를 타고 순천 방향으로 향했다.
다 좋았는데, 순천 서면에 근접하니 좁은 길에 대형트럭이 꽤 많이 다닌다. 대략 3분 정도의 거리인데,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순천 동천 자전길과 연결되는 이면도로순천시 서면 선평리

점심 먹기 애매한 거리라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로 중간중간 보급을 하면서 달렸다. 틈틈히 마셔주고 먹어줬더니 크게 허기 지거나 하진 않는다. 아직은 코스 자체가 무난했던 덕도 있을테고.

순천 서면 선평리에서 자전거도로로 들어섰다. 속도를 낼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긴 하나, 속 편하게 자전거길 타는 게 최고다.

순천 동천순천 동천

순천 동천 자전거길순천 동천 자전거길

정말 가을 가을하는 소리가 들리는 멋진 풍광.

바람에 날리는 버드나무 가지순천 동천 자전거길

맞바람에 버드나무 가지가 흩날리니 그것 또한 아름다운 가을 정취가 된다. 정말 쉽게 잊기 힘든 가을 풍경이다.

순천 해룡부터 863지방도를 타고 여수로 복귀했는데, 전체 코스 중에 가장 난이도가 높은 구간이 아닌가 싶다. 소소한 오르막의 연속. 특히나 소라면 사곡리에서 복산리로 넘어가는 마지막 고갯길은 뭔가 특별한 마음이 발동하지 않는 이상, 정말 넘기 싫은 고갯길이다. 헌데, 오늘은 선택의 여지가 없구나.

낑낑대며 넘고나니 또 별거 아닌거 같은 몹쓸 자만심이 ㅎㅎㅎ

이후, 달천으로 빠질까 고민하다 덕양을 지나서 바로 집으로 가기로 결정. 덕분에 복귀길엔 고갯길을 원 없이 넘어서 집으로 간다.

아마 이 코스도 앞으로 자주 가지 않을까 싶다. 오래 기억에 남을 가을풍경을 잔뜩 담아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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