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서울 북한산 (우이동 → 백운대 → 원효봉) 등산

epician 2018. 4. 5. 14:13

코스

고도 그래프가 포함된 산행 경로경로

우이동에서 출발하여 하루재, 백운산장, 위문, 백운대(북한산 정상), 대동사, 원효봉, 북한천(계곡탐방로)에 이르는 약 12KM 코스이며, 전체 산행에 6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계기

올 겨울, 서울에 갔다가 길거리를 지나며 우연히 멋진 산을 보게 됐다. 저 산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이 '북한산'. 보자마자 요샛말로 저 산은 꼭 한번 가봐야 할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확 쏟아졌다.

그렇게 시작되어 날 풀리자마자 북한산 산행을 감행했다.
원래는 수요일에 산행을 하려고 준비했었으나, 수~목요일에 비가 온다는 우울한 소식에 화요일로 하루 당겼다.

북한산

상가건물이 즐비한 북한산 초입우이동 부근 북한산 초입

오가는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산 아래에도 상점이 빼곡하다.

산 꼭대기에 조마조마하게 얹혀진 커다란 바위코끼리 바위

북한산 초입에서 멀리 보이는 바위를 사진에 담았는데, 돌아와서 지도를 확인해보니 '코끼리바위'인듯 하다.

북한산국립공원 표지판

진입로는 폐타이어를 깔아서 만든 푹신한 보행로였는데, 3일 전 등산의 피로가 덜 풀린 탓에 초반부터 다리가 좀 무겁다는 생각이 든다.

가파른 경사의 북한산 등산로북한산 등산로

평소보다 사진이 많이 생략됐다. 원래는 혼자 다니는 걸 즐기는데, 이번 산행은 사촌동생이 동행해서 거기에 좀 맞춰주다보니 사진 찍자고 자주 멈추기 어려웠다. 역시 나는 맘 편하게 혼자 돌아다녀야 하는 체질인가 보다.

인수봉인수봉

보자마자 저게 인수봉이구나 싶었다. 생김새가 남 다르긴 하다.

인수봉 귀바위인수봉 귀바위

오리 대가리 같기도 하고, 독일군 철모 같기도 한 저걸 '귀바위'라고 부르나 보다.

인수봉을 오르는 클라이머들인수봉 클라이머

멀리서 누군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길래 자세히 보니, 인수봉 아래로 클라이머들이 여럿 보인다. 괜찮다고 다독이는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 ㅎㅎ 고소공포증이 약간 있는 나는 저런 건 돈 받고도 못할 듯 하다.

긴 계단의 북한산 등산로북한산 등산로

다른 곳에서 이런 계단길을 봤으면 싫었을텐데, 북한산은 산세가 제법 험한 터라 난간이라도 잡고 올라 갈 수 있는 계단길이 오히려 반갑다.

위문북한산 위문

백운산장에서 10여분 쉬었다가 위문에 도착했다. 위문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북한산 정상 '백운대'이다.

위문을 지나서 백운대를 코 앞에 두고나니 배가 슬슬 아파오기 시작한다. ㅠ.ㅠ
근처에 화장실도 없는데, 정말 난감했다. 배가 아파서 백운대 못보고 그냥 내려가야 하는건가 싶었는데, 다행히 가지고 다니는 상비약을 먹고나니 잠잠해진다.

도심이 내려다 보이는 해발 830m 근처의 북한산 백운대북한산 백운대

비 안오는게 어디냐 싶기도 한데, 여튼 날이 흐려서 사진은 죄다 이렇게 망했다.

북한산 백운대에서 바라본 경치북한산 백운대에서 바라본 경치

북한산 백운대에서 바라본 경치북한산 백운대에서 바라본 경치

백운대 근처 암봉에 홀로 앉아 커피 한잔 하고 계시는 저 분, 너무 용감하시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아찔했었다.

사실, 북한산 산행기를 찾아보니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백운대에 못 올라갔다는 글이 제법 보여 걱정했다. 나도 산에 가서 뾰족한 암봉 끝에 서면 땅바닥에 울렁거리는 고소공포증이 조금 있거든. 그래서, 백운대에 못올라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고소공포증이 덮칠 정도는 아니었다.

거센 바람에 나부끼는 태극기북한산 백운대 정상 태극기

북한산 백운대 인증샷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산을 오르는 사람이 제법 많았다. 휴일에 왔으면 시간에 쫓겨 인증샷도 못찍고 내려가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백운대에서 바라본 인수봉북한산 인수봉

백운대에서 보이는 조금 낮은 저 봉우리가 인수봉인가 보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던 모습과는 영 딴판이라 긴가민가 하다.

원효봉

백운대를 내려와서 이제 반대편 원효봉으로 향했다.

염초봉, 백운대 등을 배경 삼고 있는 작은 사찰대동사

대동사라는 작은 사찰을 지나서 원효봉으로 올랐다. 이 절의 배경도 나름 장관이다. 뒷편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염초봉, 장군봉, 백운대, 만경대 등인가 보다.

북문터북한산성 북문

문루는 없어지고 석재벽만 남아 있는 북한산성 북문이다. 원효봉으로 오르는 길의 끝자락 즈음에 위치해 있다.

북문 안내판북문 안내판

원효봉 근처에서 바라본 북한산원효봉 근처에서 바라본 북한산

원효봉으로 오르던 중에 본 절경. 과연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만하다.

북한산성 성벽북한산성 성벽

경사면을 따라 성벽을 쌓은 탓에 안쪽에서 보는 높이는 낮지만, 바깥쪽에서 보는 높이는 거의 수직 절벽에 가까운 구조다.  근처에 흩어진 돌로 미뤄 짐작하건데, 무너졌던 성벽을 다시 쌓은 듯 하다.

원효봉의 비경원효봉의 비경

원효봉을 오르니 북한산이 병풍처럼 둘러진 모습 또한 장관이다. 날이 좋지 못해 도심쪽 시야는 거의 나오질 않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도당할 만한 이 경치가 너무 좋았다.

원효봉에서 경치를 실컷 즐기고 내려오는 길엔 다리가 꽤 피곤하다. 한발 한발 더디게 북한천 계곡탐방로를 거쳐서 내려왔다.

산책로가 잘 조성된 북한천 계곡탐방로북한천 계곡탐방로

여긴 비온 뒤에 오면 너무 멋질 것 같다. 비온 뒤에 산책 한번 해보고 싶으나 아쉽게도 그러기엔 너무 멀다.

북한산을 언제 다시 갈지 알 수 없으나, 분명 한 번으로 끝내기엔 뭔가 아쉽다.
다음을 기약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