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순천 금전산 등산 + 낙안읍성 2/3

epician 2018. 4. 27. 22:30

지난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금전산 정상부로 향하는 능선길

돌탑봉을 내려오는 길은 올라오던 길에 비하면 비단길이다.

이정표가 설치된 등산로 삼거리낙안휴양림 방향의 등산로와 합쳐지는 삼거리

낙안휴양림 방향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합쳐지는 삼거리이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등산객은 커녕 다람쥐 한마리 못 마주쳤다. 사람 많은 유명한 산보다는 차라리 이렇게 조용하고 한적한 산이 내 체질엔 맞는거 같다.

능선길 너머로 보이는 금전산 정상금전상 정상부

삼거리에서 오르막길을 조금 걸으니 능선길 너머로 금전산 정상이 보인다. 멀리보니 정상에 봉수대가 놓여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정상에 올라가서 보니 봉수대가 아니고 큰 돌탑이더라.

배경과 어울리는 보호색의 야생조 두 마리야생조 두 마리

아마 이 녀석들이 날벌레를 제외하곤, 금전산에서 처음 본 야생동물 아닌가 싶다. 돌아와서 찾아보니 노랑턱멧새인듯 싶다. 배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보호색이 예술이다. 진화의 위대함을 새삼 다시 느낀다.

뒷모습만 보여주는 야생조야생조 뒷모습

찌르레기 종류인거 같은데, 정확한 이름은 찾아보기 귀찮아서 패쓰~
끝까지 정면은 안보여주던 매정한 녀석 ㅎㅎ

금전산 정상

큰 돌탑 2개와 작은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금전산 정상부금전상 정상부

언제갈까 싶던, 꽤 멀어보이던 금전산 정상에 금새 올랐다. 불재에서 올라오던 길이 워낙 험했던터라 상대적으로 빠르게 올라온 것처럼 느껴지나 보다.

멀리서 봤을 때, 봉수대처럼 보였던 게 바로 저 돌탑이다. 하나는 내 키보다 높더라.
저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바램이 담겨 있을까.

고생하시는 김에 내 것도 하나 들어주시라고, 돌 하나 슬쩍 올려놓고 왔다.

금전산 표지석표지석

해발 668m의 금전산 정상. 높이는 얼마 안되는데, 올라오는 길이 나름 고됐던터라 정상부가 제법 반갑다.

금전산 정상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챙겨먹고, 오고가는 새들을 구경하며 잠깐 쉬었다.

높지 않은 산들이 겹겹이 둘러쌓인 풍경금전상 정상 부근에서 바라본 풍경

고만고만한 산들이 장벽을 이루고 있다. 미세먼지는 심하지 않았는데, 오전 내내 옅은 안개 탓에 시야는 조금 답답하다.

하산길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붉은 꽃무리산 아래로 보이는 붉은 꽃무리

하산길에 산 아래로 저렇게 붉은 꽃무리가 보인다. 저게 영산홍인가? 꽃알못이라 색깔말곤 아무 것도 모르겠다.

목책이 둘러진 좁고 비탈진 등산로낙안온천 방향 하산길 등산로

하산길의 등산로 상태도 제법 난해하다. 불재 방향보다는 덜하지만, 여기도 제법 비탈지다.

큰 바위 뒷편으로 보이는 낙안읍성 전경큰 바위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낙안읍성

이름 하나쯤 있을거 같은 근사한 바위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 너머로는 낙안읍성도 보이고.

산 아래가 내려다 보이는 곳의 큰 바위금강암 근처의 큰 바위

금강암 근처의 너른 바위인데, 여기도 이름 하나는 있지 않을까 싶다. 저 바위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이 참 볼만 했다.

큰 바위 아래에 자리 잡은 산신상큰 바위 아래에 자리 잡은 산신상

돌담이 쳐져 있길래, 지도상에 보이던 약수터인줄 알고 들어갔더니 저런 멋진 바위 아래에 산신상이 세워져 있었다. 용암이 식은 듯한 바위의 질감이 인상적이다.

무리지어 피어있는 하얀꽃

위에서 내려다봤던 큰 바위 위에 올라갈까 말까 망설이다 올라갔는데, 조망이 이렇게 멋지다. 그냥 지나쳤으면 크게 후회했을 듯 싶다.

장엄하게 솟은 기암괴석

높지 않은 산 치곤 즐길 수 있는 풍경이 꽤 근사하다.

좁디 좁은 낭떠러지 길잠깐 헤맸던 길

금강암을 지나서 내려오는 길에 잠깐 헤맸다. 저 표지판 뒤의 길이 영락 없이 등산로처럼 보이길래 바짝 긴장하며 들어갔더니, 어라 길이 끊겨 있네? 순간 멘붕 ㅎㅎ

금강암으로 이어지는 계단길내려왔던 계단길

내려왔던 계단길을 돌아보니 분명 여기가 내려가는 길은 맞는거 같은데...

큰 바위 아래의 구멍으로 놓여진 길바위 아래의 구멍으로 놓여진 등산로

낭떠리지 옆으로 웬 밧줄이 묶여 있다. 여기로 내려가라는건가 싶어서 유심히 둘러보니 바위 아래로 길이 있다. 낭떠러지라 유심히 보지 않았던 탓에 설마 여기가 길일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다람쥐 한마리 안보이던 숲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요란스레 난다.

이 녀석도 찌르레기 종류 같다. 아까 뒷모습만 보여주던 그 새와 비슷해 보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멀리서 줌을 당겨서 찍었더니 사람을 의식하는 듯 마는 듯, 먹이 찾기에 열심이다.

U자를 그리며 자라는 소나무양 갈래로 자라는 소나무

그 소나무 참 희안하게 자란다 싶어서 사진으로 남겼는데, 가까이 가서보니 밑둥이 한번 잘렸던 흔적이 있다. 잘렸던 나무에서 새순이 저렇게 올라오면서 다시 자랐나보다. 경이로운 생명력이다. 저걸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포기하는 놈이 지는 놈이다"

좁은 바위틈에 꽃을 피운 진달래진달래

좁은 바위틈에서도 꽃을 피운 진달래, 흙 몇 줌 안되는 바위틈이면 어떠리. 그래도 진달래임에는 변함이 없다.

다음 포스트에서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