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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낮시간은 초여름 날씨라 등산 끝내고 땡볕에 저길 구경하기가 조금 망설여졌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데, 기회될 때 봐두자 싶어서 나가는 길에 낙안읍성을 들렀다.
낙안읍성
사극을 좋아해서 그런지, 이상하게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난 초가집을 익숙하게 보고자란 세대는 아니다. 어릴적 시골에나 가야 어렵게 볼 수 있던 게 초가지붕이었다. 이미 그 때도 초가집은 다 사라진 후라 정말 어렵게 볼 수 있었다.
낙안읍성
집보다도 인상적인 건 구불구불한 골목길이었다. 길의 끝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그 골목길. 어릴 땐,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뻗은 골목길이 항상 근처에 있었던거 같은데, 요샌 골목길 찾아보기도 참 어렵다. 언제부턴가 자동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길은 길이 아닌 것으로 변해간다.
낙안읍성 중심로
이 중심로를 기준으로 북쪽은 동헌과 낙민루, 객사 같은 큼직한 건물이 있고, 남쪽으론 초가집의 민가가 있다. 그 옛날에도 도시계획은 확실했었구나 ㅎㅎ
낙민루
광한루(남원), 연자루(순천)와 더불어 호남 3대 명루로 꼽는단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건 6.25 전쟁 중에 소실되었다가 최근에 재건된 건물이다.
낙민루 안내문
낙안읍성 동헌
낙민루 뒷편으로 관아 (동헌 + 내아)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마네킹으로 그 시대상을 재현해 놓고 있는데, 사람이 워낙 붐벼서 사진 찍을 타이밍 잡기가 어렵다. 대충 되는대로 막 찍어댔다.
국악공연
남쪽의 민가 건물을 구경하려고 발길을 돌리던 중에 음악소리에 이끌려 낙안객사 건물로 가게 됐다.
뭔가 싶어서 잠깐 앉아 있으니 리허설 중인가 보다.
리허설 끝나고 본 공연이 바로 시작된다고 하니, 기다렸다가 공연이나 보고 가기로 급결정.
국악 연주
머리 위로 차광막이 있긴 해도 초여름같은 날씨에 꽤 더웠다. 저기서 공연하는 사람들을 오죽했을까.
태평무 공연
그러고 보니, 국악도 정말 오랜만에 들어본다. 예전엔 KBS 1FM 켜놓고 잠들면 새벽녘 일어날 무렵의 방송이 국악방송이라 비몽사몽간에라도 가끔 들었었는데, 요샌 라디오보다는 팟캐스트 듣다가 잠드는 경우가 많다.
국악 공연
구경할까 말까 망설이다 왔던 참인데, 구경은 정말 알차게 했다. 그 중, 이 공연이 핵심이었던 듯 싶다. 주말과 공휴일에만 이 공연을 하는 듯 한데, 혹시 구경가는 분들은 놓치지 말고 보고 오시라.
골목길
민가 거리
나오는 길에 민가쪽 거리를 둘러봤다. 저 초가집들이 대부분 민박집으로 운영되고 있더라. 이런 한옥에서 하룻밤도 나름 괜찮은 경험같긴 하다.
연못
취미 생활 중 하나가 물고기 키우는거라, 연못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유심히 들여다 봤다. 잉어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버들치 말곤 눈에 띄는 물고기가 없다. 연못에 버들치라, 조금 안어울리긴 하다.
마무리
금전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임에도 경치를 즐기기에 더 없이 좋았다. 풍경은 근처 조계산보다 오히려 나았다. 불재방향에서 올라가는게 고되서 그렇지, 그것만 빼면 다 좋았다.
가끔 생각날 때마다 다시 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첫 느낌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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