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순천 낙안 금전산 (낙안민속자연휴양림 → 성북마을) 산행

epician 2019. 3. 1. 04:01

일주일 전의 산행이었는데, 이제서야 글로 정리를 해본다.

두번째 산행

순천 금전산은 작년 봄에 한번 갔다온 적이 있는데, 이번엔 코스를 조금 달리하여 두 번째 산행을 했다.

2018/04/26 - 순천 금전산 등산 + 낙안읍성 1/3

산행경로

지난 번은 낙안 불재에서 출발해서 돌탑봉을 넘고, 궁굴재를 거쳐서 금전산 정상엘 올랐는데, 이번엔 낙안민속자연휴양림을 들머리로 삼았다. 거리는 약 7.8KM 이고, 휴식시간 포함해서 총 3시간 20분 남짓 소요됐다.

낙안민속자연휴양림

금전산 등산 안내도

오늘 출발점은 '현위치'라고 표시된 지점이 아니고, 바로 옆의 '휴양림'이라고 표시된 지점이다. 안내도에 따르면 능선길을 따라 금강암으로 가는 길도 있는 듯한데, 아직 가보진 못했다.

낙안민속자연휴양림

일요일 오전이었고, 늦겨울의 쌀쌀함 탓인지 조용했다. 큰 길을 따라 쭈욱 올라가다 잠깐 뒤돌아서서 남긴 사진이다. 이 큰 길을 따라 직진하다보면 콘크리트로 포장된 등산로 들머리가 나온다.

자연휴양림 내부도로

멀리, 은색 구조물 방향으로 직진하면 등산로 들머리가 나타난다.

자갈이 깔린 너른 길의 등산로 초입등산로 초입

너른 길은 딱 여기까지만이다. 이 길의 끝엔 사방댐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이후로는 전형적인 좁은 등산로다.

정갈한 오솔길잘 정돈된 등산로

오늘 올랐던 이 구간은 대부분 이러한 흙길이다. 돌로 다져진 구간은 거의 없고, 낙엽이 두텁게 쌓인 구간이 많아서 조금 미끄러웠다.

낙엽 탓에 꽤 미끄러웠던 등산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상당한 비탈길이 대부분이다. 특히, 궁굴재 바로 아래에선 길이 지그재그로 돌아나갈 정도로 경사가 심란하다. 낙안불재 방향에서 오르는 길에 비하면 얌전한 편이나, 그리 높지 않는 산치곤 코스가 제법 난해하다.

특히나, 눈비 내린 후에 여기 왔다간 낭패를 겪기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경사가 제법 가팔라서 마른 낙엽만 밟아도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궁굴재

어떤 안내도에는 '궁굴재'로 표기되어 있고, 또 어떤 안내도에는 '궁금재'로 표기되어 있다.
대략, 궁굴재가 정확하지 않나 싶긴 한데, 확실치는 않다.

지난 번에 여길 왔을 땐, 이름도 모르고 지나갔었는데, 이번엔 안내판을 훑어본 덕에 이 고개의 이름을 기억하게 됐다.

여기까지 오르는 동안 마주친 사람은 딱 한명. 여기까진 조용하게 등산하기 정말 좋았는데, 여기 이후론 조금 낭패였다. 그 얘긴 잠시 후에.

궁금재에서 정상 방향으로 향하는 길

익숙한 길이 눈에 들어왔다. 한번 왔었다고, 그새 눈에 익었나 보다.

큰 바위가 많은 산인데, 등산로엔 의외로 돌이 별로 없다. 이 산은 자잘한 돌은 없고 굵직 굵직한 바위만 있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ㅎㅎ

밑둥이 몇번 잘린 소나무

등산로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밑둥이 몇 번 잘린 듯한 소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 참 가혹하다.

밑둥이 잘렸던 소나무

그 가혹함에 맞서 가지를 저렇게 뻣어 살아 남았나 보다. 저 모습에 뭔지 모를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금전산 줄기

기암괴석이 늘어선 금전산 줄기금전산 줄기

멀리 금전산 줄기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간만에 다시 봐도 멋지다. 여길 처음 왔을 땐, 이 낮은 산에서 저런 멋진 모습을 보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조금 더 걷다보면 멀리 금전상 정상이 보이는데, 그 먼 거리에서도 시끌시끌한 사람 소리가 넘어온다.

금전산 정상부

사실, 올라오기 전에 산악회 버스 서너대를 봤던 터라 오늘 망했구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여기서 맥이 빠져서 잠깐 휴식.

낙안읍성 주차장

벤치에 앉아 잠깐 쉬었는데, 여기도 산 아래로 조망이 제법 좋다.

금전산 정상을 찍고 급하산~

금전산 정상 표지석

오늘은 정상에 도착해서 인증샷이고 뭐고 없다. 그냥 표지석 사진 하나 남기고 하산 결정.
비좁은 정상부가 사람으로 바글바글. 정말 시장통 분위기다. 나처럼 조용하게 혼자 산행하는 걸 즐기는 사람은 정말 적응이 안되는 분위기다.

금강암 옆 큰 바위에서 바라 본 풍경

날을 정말 제대로 잘못 잡았다. 하산길도 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관광버스 서너대가 풀어놓은 사람이 이렇게 많은가 싶어서 깜짝 놀랬다. 그 와중에도 볼 건 봐야겠기에 금강암 옆의 큰 바위 위에 올라 잠깐 풍경을 둘러봤다.

금전산 금강암 부근

금강암을 내려오는 길에 그 근처를 올려다 본 풍경이다. 이 바위들도 분명 이름이 있을 법한데..

성북마을 방향 하산길

하산길 이정표

지난 번엔 낙안온천 방향으로 내려갔었으나, 이번엔 성북마을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성북마을 방향 하산길 등산로

여기도 제법 비탈진 구간이 많고, 두텁게 쌓인 낙엽 탓에 미끄러운 구간이 많았다. 높지 않은 산인데, 전 구간 경사도가 제법 매섭다. 낙안읍성에 관광 왔다가, 해발 668미터라고 우습게 보고 대충 올랐다간 멘탈이 탈탈 털리기 십상이지 싶다. ㅎㅎ

낙안읍성

하산길에 낙안읍성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작년에 구경했으니 오늘은 그냥 지나칠 생각이다.

낙엽이 수북한 등산로

낙엽이 이렇게 수북하게 쌓인 곳은 길이 어딘가 싶어서 잠깐 멈춰서 사방을 훑어보기 바빳다. 다행인건, 아주 잠깐만 둘러보면 길의 윤곽이 쉽게 그려진다.

하산

등산로가 끝나는 지점에 임도 같은 너른 길이 보이는데, 그 길과 교차되는 오솔길로 바로 내려가면 된다. 위 안내도는 그 근처에 있던 것이다. 안내도를 보면 여기가 성북마을 바로 뒷편이다.

돌담길

햐~ 정말 오랜만에 돌담길을 본다. 조금 길었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짧다.

성북마을 돌담길

정말 오랜만에 이런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걸어본다. 옛날 외갓집 생각도 나고.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도 나고. 옛 생각이 하나씩 하나씩 꺼내지다보니, 머리가 복잡해지는 하산길이 되고 말았다.

매화

근처에 제법 활짝 핀 매화가 많았는데, 이 나무는 이제 막 피기 시작했다. 이렇게 또 지루했던 겨울이 가고 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