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남해 충렬사

epician 2020. 3. 9. 09:16

남해 충렬사 입구

자주 지나는 길목에 있는데도 한 번도 둘러보지 못했던 남해 충렬사에 일요일을 맞아 잠깐 바람 쐬러 다녀왔다.
남해 충렬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시는 여러 사당 중 하나다. 위키백과에서 퍼온 설명을 덧붙이자면...

남해 충렬사

남해 충렬사는 왜란이 끝나던 해 정유재란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충무공 이순신의 충의와 넋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사당으로 노량 충렬사라고도 한다.

통영의 충렬사와 함께 '충열'이란 현판을 처음부터 같이 사용해 왔으며 인조 때 지어졌다. 충무공이 전사한 후 그의 시신이 한 때 이곳에 모셔졌는데 인조 10년(1632) 유림들이 옛 터에 작은 집을 짓고 제사를 지냈던 것이 최초의 사당이다.

충무공이 순국한지 60년이 되던 효종 9년(1658)에 좁고 초라한 옛집을 헐고 새집을 지었다. 그 후 현종 4년(1663)에 통영 충렬사와 함께 임금이 내려준 현판을 받게 되었다. 이런 사실들을 기록한 충무이공묘비가 사당 곁에 있으며, 비문은 현종 2년(1661)에 송시열이 썼고, 1663년에 박경지 등이 세운 것이다.

옛날에는 이 사당 곁에 호충암이란 암자가 있었는데, 화방사의 승려 10명과 승장 1명이 번갈아 와서 사당을 지켰다고 한다. 또한 공이 죽은 후 자운이란 승려가 공을 사모하여 쌀 수 백섬을 싣고 와서 공을 위해서 제사를 지낸 것으로도 유명한데 자운은 원래 충무공의 밑에 있던 승병이었다. 충렬사는 충무공의 노량 앞바다를 지키고 있는 수호신의 사당이라 할 수 있다.

경내에는 비각·내삼문·외삼문·관리사 등이 있고 사당 뒤의 정원에는 충무공의 시신을 임시 묻었던 자리에 묘가 남아 있으며, 1948년 정인보가 쓴 충열사비가 있다.

출처: 남해 충렬사 (위키백과)

안내도

돌아온 후에 찍어두었던 안내도를 보고 문득 7번 건물을 빼먹고 나왔나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결론은 안내도가 잘못 그려졌다. 7번 건물은 청해루인데, 6번 외삼문 바로 옆에 있다. 한참 걸어 들어가야 하는 위치가 아니라.

외삼문

충렬사 외삼문

외삼문을 향하는 계단을 오르면...

충렬사 외삼문과 충렬사비 (정인보, 1948년)

외삼문 바로 옆으로 1948년 세운 충렬사비가 있고 그 옆으로 청해루가 있다.

충렬사 청해루

청해루는 이순신 장군의 5대손인 이태상이 진주병마사로 재직 중이던 영조 36년(서기 1760년)에 충렬사를 참배하고 청해루를 세웠다고 한다.

비교적 최근에 세워진 충렬사비의 내용은 이렇다.

충렬사비 (1948년, 정인보)

노량바다는 이충무공 전사하신 데라 여기에 충렬사를 세우니라

외삼문 너머로 충렬사 안쪽의 첫 모습은 이렇다.

충렬사 외삼문 너머

끝이 보이지 않게 만들어둔 단아한 한옥의 건축미를 여기에서 다시 느낀다.

내삼문

충렬사 내삼문

외삼문과 작은 마당을 지나면 우측으로 내삼문이 보인다. 들어서는 것조차도 격식을 갖추고자 한 설계 같은데,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내삼문을 들어서면 충무이공묘비 비각이 나타난다.

충렬사 충무이공묘비

1663년 세워진 비석인데, 하단부의 훼손이 제법 진행된 상태였다.

충렬사 충무이공묘비

사당

비각 뒷편으로 자그마한 충렬사 사당이 있다.

충렬사 사당
충렬사 사당
충렬사 사당

아쉽게도 사당 내부에 영정이나 위패는 없었다.
잠깐 묵념하면서 마음속으로 최근 자중하지 못하는 왜구들의 준동을 다스려 주십사 기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나라 안팎의 사정도 빨리 좋아졌으면 싶고...

후원

사당 뒷편에 작은 후원이 있는데, 여기에 이순신 장군의 가묘가 있다. 노량해전에서 전사하신 후에 잠시 여기에 안치됐던 것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순신 장군 가묘
이순신 장군 가묘 안내문

노량

충렬사에서 조망한 노량의 바다

충렬사에서 내려다 보이는 잔잔한 노량 바다의 감흥은 필요 이상으로 설치된 CCTV 카메라가 한방에 깨부순다.

봄이 막 시작된 3월의 충렬사 풍경은 겨울꽃과 봄꽃이 교차하고 있었다.

흰동백꽃
동백꽃

대표적인 겨울꽃인 동백은 그 기운을 다하고 시들고 있었고, 봄꽃 중에서 선두를 다투는 산수유가 만개했다.

산수유

꽃알못이라 산수유라고 적어놓고도 맞나 싶은 스스로 대한 의심이 살짝 든다. ㅎㅎ

짝을 찾는 딱새

비석 갓 위에서 끊임없이 지저귀는 저 수컷 딱새를 보니, 저 녀석도 오랜만에 다시 맞은 봄기운에 많이 설레나 보다.

노량 바다 풍경

잔잔한 노량 바다를 가로지르는 노량대교와 남해대교를 보고 있으니 문득 이곳 야경도 궁금해진다. 잊지 않으면 언젠가 이곳 야경을 볼 기회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