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산책스런" 지리산 정령치 → 만복대 → 성삼재 산행

epician 2021. 10. 6. 22:29

지리산 정령치 휴게소(남원)를 출발하여 만복대와 작은 고리봉 등을 거쳐 성삼재 휴게소(구례)에 도착하는 코스인데, 이번이 두 번째다. 작년에 한번 왔었는데, 그땐 너무 바빠서 글로 정리하지 못했다. 작년의 기억도 나고 하여 지인과 동행하여, 같은 코스로 두 번째 산행을 했다.

지리산의 여러 코스 가운데, 난이도가 가장 낮은 곳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정말 산책하는 기분으로 나서기 좋다. 작년엔 9월 초에 다녀왔었다. 그땐, 여름의 끝자락이라 들꽃도 제법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엔 10월초 산행이라 정말 어중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들꽃도 없고 그렇다고 단풍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어중간한 시기임은 분명했다.

그래서, 이번 포스트는 작년과 올해의 기억을 합치고 ㅎㅎ 사진은 작년 9월 초의 것을 주로 사용했다.

정령치 순환버스

정령치 순환버스 내부

남원시에서 운영하는 버스로 노선번호를 달고 있긴 하나, 정규 시내버스 노선은 아니다. 따라서, 모든 버스정류장에서 승하차할 수 있는 건 아니니 주의해야 한다. 승하차 가능한 정류장에는 원형의 '정령치 순환버스 정류장'이라는 스티커가 붙어있으니 기다리기 전에 꼭 확인하자.

2개의 노선이 운영 중이고, 아래에 시간표가 있다. 요금은 1,000원이고 교통카드 사용 가능하다.

정령치 순환버스 시간표 (2022년 4월 1일 기준)

위 이미지에 잘 설명되어 있듯이 11월 중순부터는 결빙되는 구간들은 제외하고 단축운행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정규노선이 아니라 지나가는 길목에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정류장에 정차하지는 않는다. 위 시간표에 나오는 정류장에서만 승하차 가능하고, 시간은 ±10분 정도 감안하고 여유 있게 기다려야 한다.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을 기준으로 정류장에서의 실시간 버스정보(도착시간 안내)도 제공되지 않는다.

정령치까지 가는 버스는 1코스가 50분 정도 소요되어 짧긴 한데, 기차시간과 맞지 않아서 남원역에서 8시 30분의 2코스 버스를 타고 1시간 20분 만에 정령치에 도착했다.

정령치 휴게소

정령치 휴게소에 도착한 순환버스
정령치 휴게소에서 하행 운행을 대기중인 순환버스

순환버스를 타고 편안히 정령치 휴게소에 도착하면 생태터널 위쪽의 올라가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정령치 생태터널
신선했던 첫 이정표

생태터널 위쪽에서 처음 본 이정표인데, '백두산'이라는 지명이 참 신선했다. 근처에 같은 이름의 산이 있는 줄 알았건만, 숫자를 자세히 보니 1,363km 다. ㅎㅎㅎ '백두대간'이라는 단어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산행시작

산행 경로

정령치 휴게소를 출발하여 성삼재 휴게소까지 대략 8km이며, 사진 열심히 찍고 유유자적 걸었을 때 5시간 정도 소요됐고, 동행한 사람의 템포에 맞추느라고 사진 좀 덜 찍고 열심히 걸었을 땐 3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어차피 빨리 가봐야 성삼재 휴게소에서 구례로 내려가는 버스 시간도 안 맞으니, 5시간 정도 예상하고 주변 풍경 실컷 즐기며 느긋하게 걷는 것을 추천한다.

위 코스도에서 보이 듯이 초반 2km 정도는 만복대까지의 거리로 완만한 오르막이다. 그 후, 능선길을 따라 낮은 경사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성삼재 휴게소까지 간다.

대부분의 등산로는 한 명 지나가면 딱 맞을 정도로 폭이 협소하다. 풀도 많은 곳이라 긴팔에 긴바지는 필수며, 고산지대로 언제 비가 올지 모르니 비닐우의도 준비해서 가는 게 좋다.

등산로 상태

9월 초의 들꽃

이 구간을 걸으며 구경했던 9월 초의 들꽃 사진이다.

목이버섯

형태는 목이버섯인데, 색이 왜 저러나 했더니, 저걸 따서 말리면 우리가 아는 그 검은빛이 돌게 된단다.

10월 초의 단풍

9월의 그 기억을 가지고 올 10월 초에 다시 갔더니, 꽃은 다 떨어지고 없었다. 그렇다고 단풍이 예쁘지도 않은 그런 풍경. 아마 여긴 여름철 산행코스로 제격인 듯하다.

지리산 풍경 I

지리산이 워낙 넓다 보니 풍경도 정말 다양하다. 이 구간을 걷다 보면 아주 멀리 천왕봉이나 조금 더 가까운 반야봉, 노고단 등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지리산의 3봉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9월 초의 등산로
10월 초의 등산로

한 달 사이인데 정말 풍경은 엄청난 차이다. 10월 초는 대부분의 나무들이 잎을 떨궈내고 있는 중이었다.

만복대 부근

작년 9월 초의 만복대 부근의 풍경인데, 아래쪽에서 올라온 구름이 만복대를 넘어가는 중이다. 스산한 구름 속을 걷던 그 느낌이 아직도 기억난다.

만복대

만복대 정상석

만복대는 해발 1,433m로 수목한계선을 넘어선 지점이라, 주변에 키 큰 나무가 없는 초원지대다.

만복대 초원을 넘어가고 있는 구름

만복대 부근부터 햇볕에 잘 달궈진 바위마다 엄청난 양의 날벌레가 날아다니고 있어서 뭔가 했는데, 혼인비행에 나선 숫개미였다. 사방에서 달려드는 개미 때문에 사진 찍기가 꽤 힘들었다.

바위에 앉은 날개달린 숫개미들

지리산 풍경 II

이렇게 정원 같은 예쁜 길도 지나고.

저 끝에서 누군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계단길도 오른다.

웅장한 모양새의 소나무
노고단

묘봉치를 지나 작은 고리봉 근처에 도착하면 멀리 노고단이 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로는 반야봉도 보이는데, 이 날은 구름에 휘감겨 있었다.

구름에 둘러 쌓인 반야봉

작은 고리봉

지리산에는 고리봉이라고 이름이 붙은 곳이 두 곳이 있는데, 성삼재 부근이 '작은 고리봉'이고, 반대편의 정령치 부근에 있는 곳을 '큰 고리봉'이라고 부른다.

작은 고리봉 부근의 이정표

고리봉에서 보면 코 앞에 성삼재가 보이는 것 같은데, 거리상으론 1.5km나 된단다. 시각적인 거리와 매칭이 잘 안되는데, 걸어서 내려가 보면 1.5km가 맞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ㅎㅎ

고리봉 부근에서 내려다 본 성삼재 휴게소
고리봉 정상석
아무르 장지뱀

고리봉 근처에서 장지뱀을 마주쳤는데, 이 겁 없는 녀석이 도망가지도 않고 사진 찍으라고 눈까지 맞춰준다.

주변 구경을 실컷하고 고리봉을 조심히 내려가면 산행의 종점인 성삼재 휴게소가 나온다.

산행종점인 만복대 탐방로 입구

성삼재 휴게소 교통편

성삼재 휴게소에서 화엄사를 경유하여 구례공영버스터미널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있는데, 시간표는 아래와 같다.

구례발 갈때 올때 종점 종점발
3:40 화엄사-천은사 천은사-화엄사 노고단 4:10
8:20 화엄사-천은사 천은사-화엄사 노고단 9:20
10:20 화엄사-천은사 천은사-화엄사 노고단 11:20
14:20 화엄사-천은사 천은사-화엄사 노고단 15:20
16:20 화엄사-천은사 천은사-화엄사 노고단 17:30

내 기억으론 작년엔 요금이 4,500원이었던 거 같은데, 올해는 5,000원으로 인상됐다.
이 버스 역시 결빙기에는 (11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에는 운행하지 않으니 일정을 잡기 전에 확인하는 편이 좋다.

구례공영버스터미널까지는 40분 정도 걸리며, 구례공영버스터미널에서 구례구역까지 갈 수 있는 군내버스 시간표는 아래와 같다. 요금은 1,000원이며 교통카드 사용가능하다.

구례발 갈때 올때 종점 경유
6:30     구룡  
7:00 칠안 계산 본황 계산
7:40 계산 칠안 압록 칠안
8:00 비촌 계산 압록 계산
9:00 칠안 칠안 상한 칠안
9:40     구룡  
10:10 계산 칠안 본황 압록
10:50 비촌 계산 압록 계산
12:20 칠안 칠안 압록 칠안
13:00 계산 칠안 본황 압록
13:40 비촌 계산 압록 계산
14:10 칠안 계산 상한 계산
15:00     구룡  
16:10 비촌 계산 압록 계산
17:00     구룡  
17:40 계산 칠안 본황 압록
18:10 비촌 계산 압록 계산
18:50 계산 칠안 본황 압록
19:30     칠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