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남해 금산 산행 "국립공원은 실패없다!" 2/2

epician 2023. 2. 23.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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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 "국립공원은 실패없다!" 1/2

긴 겨울잠 2022년 11월 '남해 응봉산'을 끝으로 한 동안 등산은 커녕 동네 산책도 제대로 못하고 지냈다. 사정이 생겨 타던 자동차를 바꿔야 했는데, 손해를 조금이라도 덜 보려니 모든 것을 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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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바위

헬리포트

부소암을 지나면 곧 헬기장이 나타나는데, 여기 세워진 이정표를 보고 상사바위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헬리포트 이정표
상사바위로 향하는 길

여기에 들어서니 유난히 따뜻하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봄이 왔다는 생각이 든다.

쓰러진 나무의 밑둥

바위 위에 얹혀 자라던 나무인지 뿌리가 옆으로만 어지럽게 뻗쳤다. 저 어지러운 모습을 보니 사소한 나무 한 그루가 어느 것에겐 커다란 우주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따지고 보면 무엇이든 생각하기 나름인데, 내가 사는 건 왜 여전히 퍽퍽한지 의문이다.

보리암

상사바위를 향해 걷다 보면 건너편 보리암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상사바위 부근에서 바라본 풍경 (여수 방향)

상사바위 부근에 도착하니 여길 꼭 보고 가라고 댓글을 남겨주셨던 분의 의도를 알 것 같다. 바다를 끼고 있는 산은 어느 곳이던 다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정말 손에 꼽을 만한 조망이다.

상사바위에서의 조망

상주해수욕장을 배경으로 펼쳐진 수평선이 정말 장관이다.

상주 해수욕장 전경

 

상사바위 안내판

잠깐 헷갈려서 사진과 같은 모습이 어딘가 찾아봤다. ㅎㅎ
지금 상사바위 위에 올라와 있으니 이 모습이 보일리 없다. 저 모습은 반대편인 보리암으로 건너가야 보인다.

상사바위에서 반대편 보리암 조망

상사바위에서 보면 건너편으로 금산 정상부(봉수대)와 기암괴석 틈새에 얹혀있는 보리암이 보인다. 그 옛날에 저 자리에 어떻게 암자를 지었을까 싶을 정도로 비좁아 보인다.

상사바위에서의 조망 (여수 돌산도 방향)
제트운

파란 하늘에 제트기가 날아다니며 남긴 궤적이 선명하다. 근처에 공군비행장이 있는 탓에 제트기 날아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상사바위 구경을 마치고 왔던 길을 돌아 나오면 금산 정상으로 향하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금산 정상으로 향하는 갈림길

이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빠지면 금산 정상, 오른쪽으로 빠지면 화엄봉(보리암) 방향이다.

철탑 (통신탑)

금산 정상으로 오르던 길에 아까 봤던 철탑이 보였다. 추측대로 철탑이 있는 곳이 정상부가 맞았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
정상으로 향하는 길
금산 정상부

금산 정상부에 도착하니 커다란 바위틈으로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정상부는 커다란 바위만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흙이 제법 있다. 그리고, 봉수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인증사진 찍는 사람들로 한가득이다. 여기서 다들 그렇게 하길래 나도 인증샷 하나 남겨본다.

금산 봉수대

비좁은 곳에 사람이 많으니 오래 둘러보긴 어렵고, 경치구경 실컷 하려면 상사바위가 제격이지 싶다.

금산 정상석

고도가 지워진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사진 하나 남기고 보리암으로 향해 내려갔다.

보리암

보리암의 첫 모습

금산 정상에서 보리암으로 내려가면 보이는 첫 모습이다. 기이한 모습의 바위 밑으로 작은 전각이 놓여 있다.

동전이 얹혀진 바위

예전에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봤던 광경이다. 저걸 붙이면서 무슨 소원들을 빌었을까.

보리암
보리암에서 내려다 본 풍경

비탈진 경사면에 암자를 짓다 보니 각 건물 사이는 계단으로 이어지고, 난간 밖은 바로 절벽이다.

보리암 산신각에서의 조망

극락전과 산신각을 둘러보고, 해수관음상에서 쌍홍문 방향으로 내려갔다.

상사바위

보리암 부근에서 본 상사바위. 이 모습이 아까 그 안내판에 나온 모습이다.

쌍홍문

쌍홍문 부근 이정표

금산입구 방향으로 내려가면 쌍홍문이 나온다.

쌍홍문으로 내려가는 길

커다란 바위틈으로 길을 만들었다. 그러고 보면 여러모로 낙안 금전산과 비슷하다.

쌍홍문 내부
쌍홍문

커다란 바위에 큰 구멍이 두 개 뚫려 있다. 위아래로 사진 4장을 찍어 합성하다 보니 위쪽은 왜곡이 조금 있다. 사진이 실제보다 더 넓어 보이니 참고하시라. 오래전에 여기서 어떤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들었는데, 그 소원의 종류가 무엇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산

신나게 내려왔던 쌍홍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 상사바위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쌍홍문에서 상사바위 방향으로 가는 길
이름 모를 굴

무언가 열심히 드나들었던 흔적이 있는 비좁은 굴도 보이고, 머리 위로 위태롭게 선 큰 바위도 보인다. 아마 저 바위가 일월봉 아닌가 싶긴 하다.

일월봉 (추정)
까마귀

관광객이 많은 탓인지 금산 정상엔 유난히 까마귀가 많다.

쌍홍문에서 상사바위 방향으로 가는 길

짧은 오르막 길을 오르려니 몇 달간 맥없이 풀려 있던 다리 근육들이 슬슬 힘들어한다.

부소암 안내판

내려가는 길에 부소암에 대한 다른 안내판을 봤다. 여기서 아까 의문을 가졌던 부소암(암자)과 부소대(지명)에 대해 정리가 됐다. 처음 봤던 그 안내판도 이렇게 바꿔야 하지 않나 싶다.

부소대로 건너가는 다리

여전히 적응 안 되는 저 다리를 건너 하산을 계속한다.

부소대에서 내려가는 나선형 계단

올라왔던 길을 그대로 다시 내려가야 하니 이 철계단도 다시 지나고.

한참을 내려가다가, 올라오는 길에 사진을 남기지 않고 지나쳤던 양아리 석각에 도착했다.

양아리 석각 설명
양아리 석각

새겨진 부위만 자세히 보면 이렇다.

양아리 석각

분명 요즘 한자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뭘까 참 궁금하긴 하다.

산행 끝

등산을 시작했던 입구

두모주차장과 연결되는 출입구가 보이면서 이번 산행이 무사히 끝났다. 5시간에 걸친 적당한 산행이라 크게 피곤하지 않았다. 다녀온 소감으로는 부담 없이, 큰 준비 없이 편안히 오를 만한 코스가 아닌가 싶다. 올라가는 난이도에 비하면 정상부에 펼쳐진 풍경이 지나치게 훌륭하다.

아쉬운 점이라면 근처 대중교통 연계가 쉽지 않다. 정상에서 금산주차장으로 내려가면 두모주차장까지 2km 정도를 비좁은 1차선 도로의 갓길을 따라 걸어야 하고, 버스를 타려 해도 마을 쪽으로 1~2km를 더 내려가야 한다. 금산주차장 정도면 버스 정류장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 버스 정류장이 안 보인다. 여하튼, 대중교통 연계가 쉽지 않은 점은 큰 단점이라 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