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생활

줄새우 예찬

epician 2012. 3. 14. 03:17

줄새우를 직접 키우기(?) 전엔 몇 가지 편견을 가지고 있었으나, 막상 반년 넘게 키워보니 청소생물로서의 역할이 제법 크다.
생긴 건 글쎄, 개인에 따로 호불호가 갈리겠으나 혐오스럽진 않다.

일단, 먹성이 대단한지라 바닥에 떨어진 사료찌꺼기를 먹어치움은 물론이고 물고기 배설물까지 잘게 부셔놓는다. 배설물을 좋아라 먹진 않지만 일단 집게에 잡히면 입에 넣어보는 먹성이라, 어쨌든 배설물 분해에 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항간에는 수초를 뜯어먹는다는 얘기가 있던데, 관찰결과 상태 안좋은 모스류는 터프한 집게질에 조금씩 떨어져 나가긴 하나 모스 자체를 먹거나 취미삼아 뜯어대진 않는다. 잎이 훨씬 부드러운 검정말도 안먹는거보면 수초를 직접 먹진 않다게 확실하다.

단, 이끼를 뜯으면서 줄기가 굵은 수초의 밑둥을 갉아놓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렇게 밑둥을 갉아버린 수초는 잘라내서 다시 심어줘야 하는데,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 크게 번거롭진 않다.

물론, 떨어져서 부패가 시작된 수초 잔재도 먹어치운다. 청소생물로서의 역할이 나름 훌륭하다.

Updated

'어부'님께서 댓글로 알려주신 내용입니다. 헤어글라스(쇠털골)는 먹는다고 합니다.
비슷한 종류의 아주 부드러운 수초는 먹어치울 수도 있으니, 비슷한 수초를 키우는 수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끼류는 갈색이끼는 그럭저럭 먹기도 하는데, 그것도 바닥에 떨어진 사료 따위를 다 먹어치운 후에나 가끔.
녹색이끼류는 안먹는다고 보는 게 옳다. 곧 굶어죽을 상태라야지 조금 먹긴 하는데, 먹은 자리는 티도 안나는 수준.

중간에 줄새우가 전멸하여 (버들붕어들이 다 잡아먹음) 두어달 줄새우 없는 상태로 수조가 유지된 적이 있었는데,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빈 자리가 확실히 느껴졌었다. 수조에서 잔반처리를 해주는 녀석들이 없어졌기에 부영양화에 따른 이끼의 범람. 1~2주에 한번씩 부분환수를 해줘도 줄새우가 있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끼가 늘어나는 게 눈에 보인다. 미력하나마 직접적으로 이끼를 먹어주는 효과도 있었으니 그 차이는 하늘과 땅.

아무튼 오늘도 고마운 줄새우 녀석들이 수조 안에서 한시도 쉬지 않고 바쁘게 움직여주고 계신다.


▲ 떨어진 수초잎 먹는 중.


▲ 모스 위에서 떨어진 사료, 이끼 먹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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