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12

계룡산 국립공원, 상신리 → 장군봉 구간 산행 (feat. 폭염경보)

가을이 올 기미가 없는 2024년 9월 하순에 계룡산으로 등산을 다녀왔다. 날씨가 좀 더 풀릴 때까지 기다리자니, 다른 일정이 잡혀 있어 시간을 못 낼 거 같고, 그래서 이 무더위 속에 미친척하고 강행했다.계룡산의 미답구간계룡산 정규 탐방로 가운데, 아직 못 가봤던 구간이 상신리와 장군봉이었다. 상신리는 들어가는 교통편이 불편해서 엄두를 못 냈었고, 장군봉은 덜 유명한 곳이라 늦게까지 가볼 생각을 못했지 싶다. 그래서, 추석 연휴 마지막날 두 구간을 묶어서 가볼까 하다가, 취소된 기차표를 못 잡아서 포기하고 연휴가 끝난 다음 날 산행에 나섰다.대전까지는 기차로 이동하고 대전유성온천역 부근에서 상신리 들어가는 342번 버스를 탔다. 대전에서 들어가는 첫 버스가 11시 35분 출발이라, 상신리 코스의 접근성..

산행 2024.09.21

"조난과 고난 사이" 주왕산국립공원 내원마을 - 가메봉 - 주봉 산행

작년에 계획해 뒀다가 못 갔던 곳을 올해 차례차례 다니는 중이다. 이번엔 그 가운데 경북 청송의 주왕산 국립공원을 다녀왔다.취침실패배낭을 꾸려두고 11시쯤 잠을 청했으나, 늦게 자는 습관 탓에 1시까지 뒤척이고 말았다. 대중교통편이 좋지 않아서 4시간 정도 직접 운전을 해야 하는데, 졸음운전을 하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든다. 피곤하면 그냥 안 가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리고, 다음에 가지 싶은 마음에 4시에 맞춰둔 알람을 꺼버렸다.그런데, 황당하게도 새벽 4시 30분에 알람도 없이 잠에서 깼다. 평소 같으면 딥 슬립에 정신이 우주 밖 어딘가를 헤매고 있을 시간인데, 이게 무슨 조화인가 싶은 생각에 잠깐 고민하다 일어나 대충 씻고 집을 나섰다.커피를 듬뿍 마신 덕인지 다행히 운전 중에 졸진 않았다.코스애초,..

산행 2024.05.26

북한산 의상능선 "사족보행" 산행

북한산 의상능선 코스는 오래전에 블로그 댓글로 추천받았던 곳인데, 작년에 계획만 해두고 못 갔던 곳이다. 마침 5월 초에 시간도 남고, 의욕도 불타올라서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산을 다녀왔다.경로진관동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를 시작점으로 해서 의상봉, 용혈봉, 나한봉, 문수봉을 찍고 대남문을 거쳐 구기계곡길로 하산했다. 구기동 탐방지원센터까지 약 8km에 6시간 소요됐다.하산길을 경치가 좋다는 비봉능선 코스로 잡을까 마지막까지 고민했는데, 초행길이라 일몰 전에 내려올 수 있을지 확실치 않아 안전하게 구기계곡길로 내려왔다.초반부들머리에서 원효봉과 그 뒤로 염초봉, 장군봉 등이 보인다. 간만에 북한산에 오른다고 생각하니 기분은 한껏 들떠 있는데, 새벽부터 고속버스를 4시간이나 타고 왔더니 몸 상태가 영 별로다...

산행 2024.05.05

고흥 팔영산 산행 "오해 풀었네"

어쩌다 보니 최근 산행지가 고흥, 광양, 고흥 그리고 다시 고흥이다. 대략 5월 초까지 산불조심기간으로 국립공원 탐방로 상당수가 출입금지된다. 어딜 갈까 찾아보던 중, 고흥 팔영산은 국립공원임에도 통제된 구간이 적다는 걸 알게 됐다. 적대봉의 여흥도 아직 남아있고 해서 팔영산을 다녀오기로 계획을 세웠다. 고백하건대... 집에서 가까운 팔영산을 아직 가본 적 없었다. 고소공포가 있어서 낭떠러지 근처엘 가는 걸 태생적으로 싫어한다. 예전에 팔영산에서 엄습한 고소공포 탓에 오도 가도 못한 사람이 본의 아니게 탐방로를 막아서 낭패를 겪었다는 무용담(?)을 들은 바 있다. 그래서일까, 곱게 죽는 게 목표라... 내 평생 팔영산 갈 일은 없을 줄 알았다. ㅎㅎ 그러나, 적대봉의 그 강렬했던 여운이 팔영산으로 날 이..

산행 2024.03.18

고흥 거금도 적대봉 산행 재도전 "서촌 → 동촌"

지난 거금도 적대봉 산행에서 예상치 못한 악천후를 만나 중간하산을 했었는데, 그 아쉬움을 풀고자 적대봉 두 번째 산행을 다녀왔다. 다행히 이번엔 맑은 날이 도와주어, 경치구경 실컷 하고 왔다. 지난 산행기는 이전 포스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고흥 거금도 적대봉 산행 작년 11월 마지막 산행을 끝으로 긴 휴식기를 가졌다. 겨울이라 야외활동이 줄어들 시기이기도 한데, 요 근래는 일하느라 바빠서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긴 작업도 마무리가 되어가니 마음의 여 epician.tistory.com 코스 지난번엔 동촌마을을 기점으로 삼았는데, 이번에 반대로 동촌마을을 종점으로 삼았다. 같은 길, 두 번 올라가면 재미없으니 이번엔 반대로. 약 14km 거리에 서촌마을 입구 주차장을 기준으로는 약 ..

산행 2024.02.19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고흥 거금도 적대봉 산행

작년 11월 마지막 산행을 끝으로 긴 휴식기를 가졌다. 겨울이라 야외활동이 줄어들 시기이기도 한데, 요 근래는 일하느라 바빠서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긴 작업도 마무리가 되어가니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긴 덕에 갑자기 꽂힌 거금도 적대봉을 다녀왔다.계획은 그럴싸했다요즘은 일하느라 늦게 자는 게 생활이 된 터라, 아침 일찍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다. 평소 3시쯤 자는데, 산행 전날은 1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습관이라는 게 어찌나 무서운 놈인지, 기어이 3시까지 뒤척이다 잠들게 만든다.알람을 맞춰둔 7시 무렵에 깨어, 비몽사몽 간 고민에 빠졌다. 너무 피곤한데 가야 하나..., 무거운 눈을 겨우 떠 일기예보를 보니 11시 무렵에 비가 조금 내린단다. 고민의 결론은 항상 비슷한데, 왜 이러나 모르겠다. ㅎ..

산행 2024.01.23

월출산 경포대 → 대동제 산행 (feat. "신상" 하늘아래첫부처길)

손꼽아 기다리던 월출산 하늘아래첫부처길이 개통했다는 소식을 듣고, 10월 9일 월출산 산행에 나섰다. 수년 전부터 미뤄지고 또 미뤄지고 얼마나 희망고문을 시켰는지;;; 이 길에 대한 소감은 끝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산행경로 대동제 구간 '하늘아래첫부처길'을 갈 생각에, 산행경로를 구상하다 보니 그간 못 가본 경포대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타쌍피의 근사한 종주경로가 만들어진다. 영암터미널에서 월남(강진군 성전면 월남리)을 경유하는 시외버스가 오전 8시 25분에 있다. 이걸 타고 경포대로 점프~ 아쉽게도 월남정류장을 경유하는 버스는 오전, 오후 한 차례 밖에 없다. 전체 경로는 약 16km에 7시간 정도 소요됐다. 이 가운데 순수 산행거리 그러니까 경포대탐방지원센터부터 대동제까지는 11km ..

산행 2023.10.11

가야산 국립공원 남산제일봉 + 소리길 산행

어딜 갈까 하다가 아직은 낮기온이 30도를 넘는터라, 그나마 한낮기온이 좀 낮은 곳을 물색했다. 그러다, 가야산 옆의 남산제일봉이 눈에 들어왔다. 가야산 국립공원으로 묶여 있는 곳이고, 지금은 매화산 남산제일봉으로 불리지만, 한때 천불산(千佛山)이라 불렸단다.경로대략 6시간 30분에서 7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일정을 느긋하게 잡았다. 너무 느긋하게 일정을 잡은 탓인지 ㅎㅎ 출발지이자 도착지로 정한 황산주차장(경남 합천군 가야면 황산리 504-9)에 도착하니 빈자리가 하나도 없다. 킁...어쩔 수 없이 마을 쪽으로 조금 들어가서 한적한 도로 한편에 주차하고 출발했다.산행경로는 황산주차장을 기점으로 청량사를 거쳐서 남산제일봉에 오른 후, 해인사 방향으로 하산하는 14km 거리에, 청량사를 구경하는 시간을 포함..

산행 2023.09.12

"거친 맛" 가야산 국립공원 산행 (합천/성주) 2/2

이전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거친 맛" 가야산 국립공원 (합천/성주) 1/2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 가운데 하나였는데, 엊그제서야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 이름값 충분히 한다 이 땅의 고대국가인 '가야'를 대표하는 산이라 '가야의 산', 가야산이라 부르나 보다. epician.tistory.com 서성재 상아덤을 거쳐서 내려오면 용기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서성재에 도착한다. 여기서 점심을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날 산행 중에 등산객을 열댓 명 정도 보았는데, 내가 올라왔던 만물상 방향으로 오르고 있던 분들은 딱 두 분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용기골 방향이나 해인사 방향에서 올라와서 만물상 방향으로 내려가는 분들이었다. 어찌 보면 너무나 합리적인 산행경로 아닌가 싶다. ㅎㅎ 저 안내판을 보고..

산행 2023.04.02

"거친 맛" 가야산 국립공원 산행 (합천/성주) 1/2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 가운데 하나였는데, 엊그제서야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 이름값 충분히 한다 이 땅의 고대국가인 '가야'를 대표하는 산이라 '가야의 산', 가야산이라 부르나 보다. 가히 그 산세는 한 나라를 대표하기에 충분할 만큼 웅장했다. 먼저 소감부터 정리해 보자. 너무 힘든 코스 탓에 다시는 안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산행 며칠 뒤 차분히 정리해 보면 거친 산이 주는 그 매력을 거부하기 어렵다. 역설적이게도 힘들어서 매력적이다. 백운동 주차장(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1805)을 출발하여 만물상을 거쳐 서성재, 칠불봉, 상왕봉을 찍고 용기골(계곡) 방향으로 하산하는 10km 코스로 약 7시간 소요됐다. 만물상 방향으로 오르는 코스는 국립공원 코스안내도에 난이도 '상'으로 ..

산행 2023.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