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49

장성 백암산 산행 "능선길 좋아하시나요?"

사소한 부상으로 한 동안 등산을 못했다. 지난달 중순 경, 속리산을 가려고 계획했다가 준비운동 겸 순천 금전산으로 가볍게 나섰었다. 금전산에서 내려오던 길에 미끄러져 무릎을 살짝 다쳤다. 스텝이 꼬이면서 요상한 자세로 미끄러졌더니, 인대에 무리가 왔나 보다. 하여, 요 근래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릎은 안녕하신가 점검하는 일이었다. 앉았다 일어설 때 통증은 없는지, 체중을 실어 비틀면 통증은 없는지 매일 아침 그것부터 확인하는 게 일상이었다. 넉넉히 20여일 운동을 안 하고 쉬었더니, 무릎도 나은 듯하고 속리산행 날짜만 잡으면 되는 순간이었는데... 갑작스러운 스케줄 요 근래 광주 동생집에 갈 일이 잦았다. 이번엔 갔다가 그냥 오기 뭣해서 등산이나 하고 올까 싶어 근처에서 못 가본 산을 ..

산행 2023.06.05

"거친 맛" 가야산 국립공원 산행 (합천/성주) 2/2

이전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거친 맛" 가야산 국립공원 (합천/성주) 1/2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 가운데 하나였는데, 엊그제서야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 이름값 충분히 한다 이 땅의 고대국가인 '가야'를 대표하는 산이라 '가야의 산', 가야산이라 부르나 보다. epician.tistory.com 서성재 상아덤을 거쳐서 내려오면 용기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서성재에 도착한다. 여기서 점심을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날 산행 중에 등산객을 열댓 명 정도 보았는데, 내가 올라왔던 만물상 방향으로 오르고 있던 분들은 딱 두 분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용기골 방향이나 해인사 방향에서 올라와서 만물상 방향으로 내려가는 분들이었다. 어찌 보면 너무나 합리적인 산행경로 아닌가 싶다. ㅎㅎ 저 안내판을 보고..

산행 2023.04.02

"거친 맛" 가야산 국립공원 산행 (합천/성주) 1/2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 가운데 하나였는데, 엊그제서야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 이름값 충분히 한다 이 땅의 고대국가인 '가야'를 대표하는 산이라 '가야의 산', 가야산이라 부르나 보다. 가히 그 산세는 한 나라를 대표하기에 충분할 만큼 웅장했다. 먼저 소감부터 정리해 보자. 너무 힘든 코스 탓에 다시는 안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산행 며칠 뒤 차분히 정리해 보면 거친 산이 주는 그 매력을 거부하기 어렵다. 역설적이게도 힘들어서 매력적이다. 백운동 주차장(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1805)을 출발하여 만물상을 거쳐 서성재, 칠불봉, 상왕봉을 찍고 용기골(계곡) 방향으로 하산하는 10km 코스로 약 7시간 소요됐다. 만물상 방향으로 오르는 코스는 국립공원 코스안내도에 난이도 '상'으로 ..

산행 2023.04.02

남해 금산 산행 "국립공원은 실패없다!" 2/2

이전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https://epician.tistory.com/359 남해 금산 "국립공원은 실패없다!" 1/2 긴 겨울잠 2022년 11월 '남해 응봉산'을 끝으로 한 동안 등산은 커녕 동네 산책도 제대로 못하고 지냈다. 사정이 생겨 타던 자동차를 바꿔야 했는데, 손해를 조금이라도 덜 보려니 모든 것을 내 손 epician.tistory.com 상사바위 부소암을 지나면 곧 헬기장이 나타나는데, 여기 세워진 이정표를 보고 상사바위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여기에 들어서니 유난히 따뜻하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봄이 왔다는 생각이 든다. 바위 위에 얹혀 자라던 나무인지 뿌리가 옆으로만 어지럽게 뻗쳤다. 저 어지러운 모습을 보니 사소한 나무 한 그루가 어느 것에겐 커다란 우주가 아니었을까..

산행 2023.02.23

남해 금산 산행 "국립공원은 실패없다!" 1/2

긴 겨울잠 2022년 11월 '남해 응봉산'을 끝으로 한 동안 등산은 커녕 동네 산책도 제대로 못하고 지냈다. 사정이 생겨 타던 자동차를 바꿔야 했는데, 손해를 조금이라도 덜 보려니 모든 것을 내 손으로 처리해야만 했다. 남는 시간을 자동차 바꾸는 일에 다 쓰다 보니 바깥 활동하기가 쉽지 않았다. 묵혀둔 숙제를 꺼내서 남해 응봉산에서 탄력을 받고나서 곧장 금산을 갈 줄 알았건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사실, 이번 금산 산행도 급하게 결정하고 하루저녁 사이에 후다닥 계획하고, 정신없이 다녀왔던 것이라 제대로 둘러본 건지 확실치 않다. 코스 두모주차장 (남해군 상주면 양아리 4-21)을 출발해서 부소대, 상사바위, 정상(봉수대), 보리암, 쌍홍문 경유하여 다시 두모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왕복 코스다. 약 ..

산행 2023.02.23

"역대급 반전" 남해 응봉산 - 설흘산 산행

최근 자동차가 말썽이라 서비스센터 쫓아다니며 갑질 아닌 갑질을 당하는 불상사를 겪었다. 결국, 엔진 교체를 받고 증상이 말끔히 없어지긴 했는데, 교체받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운행하며 스트레스 잔뜩 받고. 기아 서비스센터에서 당한 갑질을 생각하면 아직도 부화가 치밀어 오른다. 안 그래도 요즘 일이 잘 안풀려 우울하던 중, 저런 문제까지 겹치니 등산 다닐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지난 계룡산 산행 이후 다시 산행을 재개하기까지 근 두 달이나 지났다. 어느 산악인의 추천 아는 형님이 등산 동호회 활동을 오래 하셨다길래, 괜찮은 곳을 여쭈었고, 그렇게 추천받은 곳 가운데 하나가 '남해 설흘산'이었다. 사실, '남해'라서 별 기대를 안 했다. 남해군은 아버지의 고향이자, 할아버..

산행 2022.11.18

계룡산 종주 산행 II, 신원사 → 고왕암 → 자연성릉 → 동학사 주차장

며칠 전, 두 번째 계룡산 종주를 했다. 지난 산행에서 남았던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한 산행이었다. 이번 산행은 일행이 있어서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사진이나 코스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필요한 분은 지난 산행기를 보는 게 나을 듯하다. 사진을 많이 남기지 못해서 아쉽지만, 최적의 종주코스를 추려냈다는 소득도 있었다. https://epician.tistory.com/342 계룡산 종주, 신원사 → 자연성릉 → 동학사 더 추워지기 전에 어딜 한번 갔다와야겠는데 하고 고민하다가 전에 생각해뒀던 계룡산 종주에 나섰다. 들머리는 신원사로 잡았고, 연천봉, 자연성릉, 삼불봉, 남매탑을 경유하여 동학사로 하산 epician.tistory.com 지난 산행의 코스에서 약간의 변화를 줬는데, 신원사에서 연천봉까지 오..

산행 2022.09.28

지리산 삼신봉 산행

넓디넓은 지리산의 남쪽 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삼신봉을 다녀왔다. 지난 산행 이후, 근 한 달간 바깥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가끔가다 이렇게 꼼짝하기 싫어질 때가 있다. 지리산 천왕봉엘 가고 싶었는데, 휴식기간이 제법 길었던 터라 몸풀기 겸해서 삼신봉을 우선 다녀오기로 했다. 산행경로 삼신봉 코스는 지리산 청학동에서 출발하여 갓걸이재, 삼신봉, 내삼신봉, 상불재를 경유하여 삼성궁 주차장 부근으로 하산하는 11.5km 정도의 코스다. 국립공원 홈페이지에는 8.3km 거리에 5시간 소요된다고 안내되어 있으나, 실제로 걸어보니 탐방로도 일부 바뀌어 있고, 주차했던 곳까지 돌아가는 시간까지 더하니 11.5km에 6시간 걸린다. 코스를 계획할 때, 국립공원 홈페이지와 오픈스트릿맵..

산행 2022.05.22

여수 미평 봉화산 둘레길 걷기

둘레길 아님 그러나 경치는 흡족 꽤 오래전에 미평 봉화산에 둘레길이 있다는 얘길 누군가로부터 들었다. 등산을 하면서 대충 둘레길의 들머리로 짐작되는 곳은 발견했으나 가보진 않았다. 그러다, 엊그제 집 뒤의 호랑산에 오랜만에 올랐는데, 호랑산 정상에서 봉화산을 바라보다 잊고 지냈던 '봉화산 둘레길'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며칠 후, 생수 한 병과 초코바 2개 챙겨서 둘레길을 찾아 나섰다. 이렇게 준비가 부실하다는 것은 여길 참 만만하게 봤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ㅎㅎ 결론부터 말하자면, 누군가의 오해로부터 시작된 둘레길 아닌가 싶다. 여수시청 홈페이지에서 찾아봐도 여긴 둘레길이 아니라 '봉화산 등산로 9구간' 으로 명시되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9구간이 해발 320m부터 400m 부근에 걸..

산행 2022.04.05

통영 미륵산 산행

오래전에 산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미륵산 산행 장면을 봤는데, 그 풍광이 꽤 멋져서 기회 되면 가봐야지 생각했었다. 미루고 미루다 보니, To-do 리스트에서 밀리고 밀려 그 끝자락 어딘가 쯤에 걸리게 되었다. 엊그제 거제를 다녀와야 할 일이 갑자기 생겨서 돌아오는 길에 기억에서 한참 멀어졌던 미륵산 산행을 즐기고 왔다. 산행 경로 봉평동 해안가에서 시작해서 도솔암, 미륵산 정상을 거쳐 용화사 방향으로 내려오는 대략 7KM 정도의 코스이다. 중간에 전화받느라 멈춰 있었던 30분, 길을 잘못 들어서 헤맨 시간 10분 정도를 빼면 대략 2시간 20분 정도 소요된 듯하다. 너무 오래전에 계획했던 산행이라 당시에 만들어둔 GPX 파일을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걸 참고해서 산행하다가 길이 안..

산행 2022.03.15